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성매매왕국’ 만든 성매매특별법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이동 윤락에서 그룹섹스 야유회까지,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

  • 이남훈 자유기고가 freehook@hanmail.net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2/4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성특법 시행 이후에는 질펀한 술자리 대신 간단하게 마시고 성매매로 직행하는 2차 클럽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2차 클럽은 ‘술은 적당히, 2차는 확실하게’라는 콘셉트를 표방하는 만큼 나름의 마니아층도 형성하고 있다. 2차 클럽을 이용해봤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나처럼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는 경우에는 긴 술자리가 지겹다. 하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장안동에 가면 적당히 술을 마시고 바로 자리를 옮길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했다.

성특법 시행 이후 성매매가 집중단속과 처벌의 대상이 됐는데 장안동 업주들은 어떻게 이처럼 노골적으로 ‘2차’를 선전할 수 있을까.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속반이 떴을 때를 대비해 건물 외벽에 CCTV를 설치, 거리의 오가는 차량은 물론 인도까지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또한 비밀통로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해놓았을 뿐 아니라 일단 단속이 시작되면 ‘퇴각 시간’을 벌기 위해 안에서 철문을 완전히 잠가버린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것은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다는 것. 업주들은 한결같이 “뭐 그 정도야 다 나름대로 미리 준비를…” 하며 말꼬리를 흐렸지만 사전에 단속에 대비하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딸방’에서 진화한 ‘하드방’

최근 안마시술소는 이른바 ‘럭셔리 안마’라는 이름으로 점차 고급화하는 경향이다. 인테리어에만 수십억원을 쏟아붓는가 하면 각종 서비스에서도 최고급을 추구한다.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음날 갈아 신을 양말을 제공하고, 와이셔츠도 다림질해주는 등 한마디로 남성을 위한 ‘최고의 성매매·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소가 많이 생겨나다 보니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소위 ‘이벤트’라고 해서 남자 1명에 여자 2명, 혹은 여자 3명이 동시에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비용은 좀 올라가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욕구가 언제든 충족될 수 있는 곳이 이런 안마업소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삐끼(호객꾼)’를 고용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장안동 거리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솔직히 지금 성특법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정도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안마시술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안마 시스템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동식 안마’다. 승합차 내부를 개조해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현장에서 바로 성매매가 이뤄진다. 승합차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서울 도심 한복판을 운행한다.

강남에서 출발해 명동과 종로, 그리고 다시 강남으로 돌아오는 동안 승합차 안은 ‘별천지’가 된다. 물론 차량 유리는 진하게 선팅이 되어 있다. 성매수자는 섹스를 하면서 동시에 서울 도심 풍경과 사람들을 감상하는 ‘섹스&시티 투어’를 즐기는 셈이다. 이동 안마 서비스를 받아본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평소에 아는 안마시술소 실장의 소개를 받아 호기심에 한번 이용해봤다. 차를 타고 가면서 섹스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대딸방’이라고 하는 변태 업소도 진화하고 있다. 대딸방은 ‘대신 딸딸이(자위)를 해준다’는 의미다. 이런 부류의 업소가 영업을 시작한 지는 약 2년이 넘는다. 하지만 성특법이 발효된 이후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딸방은 직접적인 성기 접촉이 없기 때문에 사법부도 처벌에 대해 혼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대딸방 주인에 대해 ‘손을 사용한 유사 성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같은 해 12월 수원지법은 ‘형사처벌에 의해 금지해야 할 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처럼 사법부가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 대딸방은 더욱 늘어났고 최근에는 일명 ‘하드방’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딸방이 손으로 자위를 해주는 데 그친 데 비해 하드방은 손으로 애무를 한 뒤 여성의 얼굴이나 입에 사정을 하게 하는 것. 3류 포르노물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유사 성행위 업소는 주로 강남역 인근 뱅뱅사거리 근처에 몰려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업소는 W, E, J 업소 등이다. 이곳도 심야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남성이 찾고 있다.

원룸에서 마사지+性 서비스

집창촌에서 빠져나온 일부 여성들이 나름의 영업전략을 갖고 ‘프리랜서 윤락’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충격적인 것은 일명 ‘윤락 야유회’. 과거 집창촌을 운영하던 업주들이 알음알음 손님을 모아 성매매 여성들과의 1박2일 야유회를 알선하는 것이다. 비용은 각종 경비를 제외하고 1인당 40만∼50만원.

2/4
이남훈 자유기고가 freehook@hanmail.net
목록 닫기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댓글 창 닫기

2023/04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