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간범의 유형은 가지각색이다.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이 여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발전하고, 엄한 아버지에 눌려 살다 어린이 성폭행을 탈출구로 삼는다.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성장해 성폭행범이 되고, 사창가를 드나들던 고교생이 훗날 할머니만 추행하는 파렴치범으로 전락한다. 낯 뜨겁다고 모른 체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우리 이웃이고, 친척이고, 가족이다.
“요즘 성폭행 처벌법을 놓고 논란이 뜨겁더군요. 국회 법사위에 7세 미만 성폭행은 7년 이상 징역, 13세 미만 성폭행은 5년 이상 징역을 선고하고 재범은 처벌 수위를 더 높이자는 법안이 올라와 있죠? 저는 이런 법안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없다고 봅니다. 어떤 성 폭행범이 ‘이 아이는 7세 미만이니까 7년형을 받을 수 있다, 건드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할 것이며, ‘이 아이는 13세 미만이니까 5년형을 받겠지, 다른 여성을 찾아보자’ 하겠습니까. 범죄자에겐 당장의 성욕이 먼저입니다. 병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저는 전자팔찌 부착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왜 이럴까요?”
숱한 강간범, 성추행범을 만나보고 느낀 것은 한국은 ‘성을 권하는 사회’라는 사실이다. 시골이든 도시든 우후죽순처럼 늘어선 러브호텔을 보라. ‘러브’ 하는 곳이지 잠자는 곳이 아니다. 상업화한 성적 유혹은 또 얼마나 넘쳐나는가. 언론마저 성을 상품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요즘 TV에 나오는 미인의 기준은 단연 섹시함이다.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이 가장 아름답다고 추앙받는다. 이런 사회에 성범죄가 만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뿐인가. 부모의 과잉보호로 자녀들은 욕구를 절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이들은 성장해도 쾌락의 원칙만을 따른다. 성 중독증에 허우적댄다. 그러나 이들을 누가 욕할 수 있을까. 이들의 행동은 우리가 만든 환경에서 비롯됐다. 편지를 쓴 재소자가 주장한 것처럼 성범죄자를 가둬놓고, 팔찌를 채우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여기엔 우리의 책임도 있다. 이 사실을 간과하면 범죄자는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성범죄자의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이유도 다르고, 행태도 다르다. 30대 초반의 강간 피의자 W. 이 사람의 특징은 술만 마시면 강간을 한다는 점이다.
“제가 도대체 왜 이럴까요? 폭음을 하면 꼭 강간을 저지르는 제 자신이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진지하게 물었다. 술만 들어가면 잠자던 무의식이 분출하는 것이다.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가 이혼한 이력이 눈에 띄었다. 어린아이에게 어머니는 절대적인 존재다. 어머니가 필요할 때 없으면 아이는 상실감을 느끼고, 심하면 마음에 배신감마저 생긴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던 그는 5학년 때 가출해 어머니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그후 줄곧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나 어린 시절 받은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상실감과 배신감은 어른이 된 후 여성에 대한 복수로 표출됐고, 결국 그를 나락으로 몰았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사람이 달라졌다. 길가는 여자를 따라가서 길에서든, 여자의 방에서든 거리낌 없이 강간했다. 결국 감방신세를 졌지만, 출감한 뒤에도 강간 이력은 여전했다. 스스로도 한심하다고 생각했는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심리학 서적도 뒤적였고,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멀쩡해 보이는 그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는 의사는 없었다. 직장생활하는 데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자주 면회를 오냐고 묻자 뜻밖의 대답을 했다. 어머니를 볼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죄송스러워야 할 면전에서 기분이 좋다니…. 그는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에게 보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필요할 때 없었던 어머니에게 보란 듯 감옥살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어린이는 남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기적이다. 어머니와 헤어져 산 기간은 2년에 불과하지만, 그 기간이 어린 그에겐 수십년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없는 어린이를 보라. 기가 죽어 있다. 아버지가 없는 집안의 아이는 그렇게 기가 죽지 않는다. 어머니가 기를 세워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빈 자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라는 사실은 참으로 걱정스럽다.
왜소하고 내성적인 성범죄자들
어린이 성추행 피의자인 고교생 H. 그는 수업만 끝나면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혼자 놀고 있거나 걸어가는 아이를 건드렸다. 한 번 두 번, 성추행이 반복됐다. 하루는 한 아이를 추행하려고 지하실로 데리고 가다가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아이의 목을 졸랐다.
성추행은 종종 살인으로 이어진다. 성폭행범은 이미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여서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기미가 보이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르곤 한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흥분하기 때문이다.
H는 살인을 저지른 뒤에도 어린이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수감된 지 꽤 오래 지났는데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 은근히 그가 걱정스러웠다. 이대로 두면 그는 언젠가는 또 성폭행을 저지를 것이다. 감옥에 가둬둔들 원인이 치료되지 않으면 나가서 재범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엄한 집안에서 자랐다. 특히 아버지가 매우 엄했다. 그 나이에 걸맞은 자유분방한 태도는 용납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밤 11시까지 집으로 오라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와야 했다. 약속을 어기면 사정없이 맞았다. 아버지의 언어폭력도 심각했다. 한창 사춘기 때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를 당한 것이다. 또래의 친구들과 비교하면 그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 같았다. 철저하게 통제된 분위기에서 자란 탓인지 그의 첫인상은 마치 갓 입대한 신병 같았다.
그의 삶에 긴장은 있었지만 이완은 없었다. 적당한 이완이 없던 탓에 그는 나름의 탈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살기 위해 탈출구를 찾는다. 그에겐 어린이를 성추행하는 것이 탈출구였다. 그래서 그는 뉘우치지 않는 것 같다.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질렀다는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덮은 듯했다. 아버지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는 친구들이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시간에만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곤 태연히 11시까지 집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보면 그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정이 그랬다기로 그는 왜 성추행을 긴장의 탈출구로 택했을까. 그와 대화하면서 그가 유달리 성적 에너지가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는 남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강했다. 아버지에게 억압당하고 지배당한 결과였다. 그래서 자신이 손쉽게 지배할 수 있는 어린이를 택한 것이다.
어린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약하다. 그중에서도 강간범이 가장 심적으로 나약한 존재들이다. 수많은 범죄자, 피의자를 만나지만 강간범들은 대부분 인상이 비슷했다. 체구가 왜소하고, 극단적으로 내성적이며, 한심해 보일 만큼 유약하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 여자들 앞에선 말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피의자이자 피해자
강간범으로 구속된 G도 억눌린 자신을 해방시키고 남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친구도 거의 없는 외톨이 G는 겉보기엔 점잖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갈등을 풀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며, 좀체 남에게 자기 의견을 드러내지 못했다. 늘 남에게 꼼짝 못하는 자신이 미웠다. 이런 사람의 경우 자신이 틀렸어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고집이 세고, 목적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 의심도 많다.
어렸을 때 그는 부모에게 좋은 아들로 보였을 것이다. 말썽도 피우지 않고 조용하니까 그냥 내버려뒀을 것이다. 부모는 아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합리적으로 욕구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아이는 커서 자신보다 유약하게 보이는 여성이나 아이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수법도 잔인했다. 얌전한 외양과는 딴판으로 범행을 저지를 때는 가학적인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에게 강간은 성적 쾌락이 아니라 지배욕구를 푸는 방법이었다.
좀 오래된 사건으로 기억하는데, 여중생을 강간, 살인한 30대 후반의 Y도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키도 작고 말도 어눌했다. 워낙 말수가 적어 친구가 없었고, 사람들과 떨어져 고립된 채 살았다. 평소 사람들이 자신을 따돌린다고 생각한 그는 어린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일삼았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온갖 변태적인 체위를 강요했다. 마치 노예를 부리듯 ‘권력’의 맛을 마음껏 향유한 것이다.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사건의 피해자 허모 양의 장례식에서 사촌오빠가 영정을 들고 있다.
M은 처음에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데 주저했다. 그가 머뭇거리자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말을 하는 순간부터 갈등은 치유되기 시작한다”고 설득했다. 들어주는 상대가 위로해주면 그것이 큰 힘이 되어 상처를 잊을 수 있다. 그에게 “과거에 당한 성폭행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은 피의자이지만 피해자다”라고 했더니 굳은 인상이 조금씩 풀어졌다.
‘소아 기호증’ 늘어나는 이유
성폭행을 당했을 무렵 어린 M은 여러 가지 행동 변화를 보였을 것이다. 밝은 성격에서 어두운 성격으로 변했다든지, 이유 없이 신경질을 낸다든지, 아예 말을 하지 않기도 했을 것이다. 추측건대 그의 부모는 아들의 이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을 듯싶다. 알았다면 방치하진 않았을 테니까. 이런 점에서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자녀의 변화를 예민하게 살필 의무가 있다. 이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면 예비 범죄자를 키우게 된다.
성폭행범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소아 기호증(嗜好症)’만큼 독특한 것도 없다. 글자 그대로 아이를 좋아하는 것인데, 지나치면 소아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다. 기질적인 장애로도 볼 수 있다. 아이들만 보면 성적으로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한 경우 아이를 안기만 해도 사정(射精)을 한다.
어린이만 성추행한 A. 그는 아이만 보면 ‘성적 극치감’을 느낀다고 했다. 성장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았다. 이런 사람의 경우는 생리적인 문제를 갖고 있기에 수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의사의 치료가 병행돼야 했다. 그는 너무도 진솔하게 자신의 문제를 털어놨다. 자기도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인 줄 알면서도 아이를 보면 끌어안고 싶다고 말했다. 증세가 심각했다.
이런 유형이 특히 위험한 것은, 부모들이 보기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만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나본 소아기호증 피의자는 피아노학원 원장, 아파트 경비, 문방구 주인 등 다양했다. 공통점은 대부분 노인이었다는 것. 이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부인이 없어 성욕을 풀지 못하는 노인과, 부인은 있지만 발기불능인 노인이다. 또 대개 ‘아이들을 성 추행하면 젊은 기를 흡수할 수 있다’는 속설을 믿는다. 이런 이유로 아이를 성추행한 노인들에겐 죄의식이 없었다.
소아 성폭행 피의자 중에는 노인뿐 아니라 10대도 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나머지 또래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10대가 범죄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 욕구를 풀지 못하자 제압하기 쉬운 어린이를 상대로 범죄를 자행하는 것이다.
이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 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은 억압할수록 튀어나온다. 역사적으로 성범죄가 성행한 대표적인 시대가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 때다. 남편과 사별한 후 16년 동안 혼자 산 여왕은 전 국민을 성적으로 억압했다. 그 때문에 성범죄가 폭발적으로 일어난 것.
요즘 TV에선 온갖 성적 프로그램이 여과없이 방송된다. 10대들이 즐겨 시청하는 가요 프로그램에조차 대부분 성적인 코드가 숨어 있다. 이렇듯 욕망은 조장해놓고, 행위는 금지하니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욕망이 표출된다. 채팅해서 만난 사람과 바로 여관 가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풍속이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모두 범죄혐의가 있는 피의자들이어서 극히 일부의 얘기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을 통해 듣는 학교생활은 그렇지 않다. ‘아직 죄를 짓기 전’일 뿐, 누구라도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할머니를 기다리다
대졸 출신의 30대 직장인 Q는 섹스 중독자였다. 평소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혹은 분노가 생길 때 여기에서 도피하는 방법으로 강간을 택했다. Q는 주기적으로 강간 충동을 느꼈는데, 그럴 때마다 이를 억제하려고 한겨울에도 찬물로 목욕을 했다. 충동이 생길 때마다 몸에서 열이 나기 때문이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주최한 성폭력 근절 시위 관경.
20대 초반의 강간 피의자 R은 할머니만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어린 시절을 탐문한 결과, 중학교 때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창가에서 나이 많은 여자와 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경험이 커서 늙은 여자를 찾게 한 원인이었다. 또래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잠자리는 피했다고 한다. 그가 노리는 대상은 나이 든 아주머니나 할머니였다. 그는 범행대상을 찾기 위해 공중화장실에서 숨어 할머니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피해자들은 모두 50대 말∼60대 초반이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중화장실에선 범행이 발각되기도 쉬웠을 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만큼 욕구를 자제하지 못했던 것이다.
R의 경우처럼 어렸을 때 성관계를 누구와 맺었는지, 어떤 형태로 맺었는지에 따라 성인이 된 후에도 거기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 T는 고교생 때 처음으로 한 섹스가 동네 여학생 강간이었다. 나이가 어려 입건되지는 않았다. 그는 강간범으로 체포되기 전 10여 명의 여성을 강간했는데, 당시 그는 아내와 아이 둘을 둔 가장이었다. 아내가 있어도 강간을 해야 직성이 풀렸던 것이다.
T는 길을 걷다가 생머리의 날씬한 여성이 눈에 띄면 쫓아갔다. 마음에 들면 따라가 폭행했다. 내가 죄의식을 느끼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재미있었다”고 태연하게 답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놀랄 만치 둔감하다. 또한 하나같이 여성에 대해 삐뚤어진 관념을 갖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대책은 미미
특히 어릴 때 성폭행당한 사람은 커서도 치유하기 힘들다. 최근 성폭행범의 형량을 늘리고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피해자를 도울 방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몇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피해자에 대한 치료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피해를 당할 경우 대부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영구적인 정신적 장애를 입어 죽을 때까지 공포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여성은 다중 인격자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돼야 전에 당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병적 행동이다. 때로는 이유 없이 가출해 가족을 잊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기도 한다. 때로는 살인자로 돌변한다.
강간범만큼은 나도 입에 담기 싫을 정도로 지저분하고 혐오스럽게 여긴다.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심정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분명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이들 역시 우리가 만들어낸 피의자들이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사례에 공감하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정확한 모습부터 알아야 고치기가 한결 수월하다. 추악하다고 눈 가리고 귀 막을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