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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연 100조원, 살인적 주둔비용에 세계 최강국도 휘청

  •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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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라빈스 육군 대변인의 말처럼 “군대 조직에서 탈영이야 항상 있는 일”이라고 미 군부는 애써 태연한 척한다. 그러나 탈영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미군에는 강제 징집된 젊은이가 없다. 모두 지원병이다. 탈영병은 베트남전쟁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때는 징병제가 엄격하게 시행되던 시기였다. 이라크전은 ‘미국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이란 생각이 미군 장병들 사이에 퍼지면서 탈영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눈덩이 전쟁비용

미국이 부담하는 전쟁비용은 늘어만 간다. 오는 9월30일로 끝나는 미국의 2006 회계연도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비용은 1176억달러에 달할 참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이라크전쟁에 소요된 비용이다. 이라크에서의 비용이 아프간보다 6배 많다.

2005 회계연도의 998억달러에 비해 2006 회계연도 군사비용이 18%나 증가했다. 펜타곤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엔 인적 비용은 26억달러로 2005년에 비해 14% 줄어들었지만 새로운 군사장비 구입비가 257억달러로 크게 늘어난다(2005년 188억달러). 또한 미 육군의 작전활동 및 유지비용도 465억달러에서 653억달러로 급증했다.

그래서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조차 “미군이 베트남전 때에 비해 돈을 훨씬 더 많이 쓰는 전쟁기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에선 “펜타곤이 다른 용도의 예산도 ‘긴급 예산’이라는 이름 아래 이라크 전쟁비용으로 전용(轉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일어난 사마라 소재 아스카리야 사원 폭발사고 뒤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이라크가 내전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걱정한다. 내전은 ‘석유의 안정적 수급’을 크게 위협하는 일이다. 이라크의 친미 정치지도자들, 이를테면 쿠르드족 출신의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나 시아파 출신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는 “사마라 공격은 반미 저항세력의 계획적 음모”라고 주장한다. 잘마이 칼리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와 조지 케이시 미 주둔군 사령관도 이에 동조한다.

그렇지만 누가 이 사원을 폭파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대립되는 설이 있다. 하나는 실제로 반미 저항세력이 저질렀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밀공작팀이 주도했다는 설이다. 이른바 음모론이다.

미군 당국은 ‘알 카에다의 이라크 지부장’으로 일컬어지는 아부 무사부 알 자르카위 측이 주도했다고 믿는다. 알 자르카위는 수니파 요르단인으로 이라크 시이파를 ‘교활한 적(敵)’으로 여겨왔다. 2년 전 미 정보당국이 입수한 알 자르카위의 편지에는 이라크 시아파를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며 숨어 있는 뱀이다. 교활하고 심술궂은 전갈과 같다”고 평가한 구절이 있다.

‘오사마 빈 라덴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소개된 이 편지에서 알 자르카위는 자신이 이라크에서 두 종류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공개적인 전투다. 그 대상은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교도들이다. 다른 하나는 ‘아군 복장을 한 교활한 적’과의 전투다. 이는 다름 아닌 시아파와의 전투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 비밀 공작팀 배후설’은 이라크의 혼란이 미국의 이라크 주둔을 합리화하며, 이스라엘에 이득이 된다는 논리에 근거를 둔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보팀은 쿠르드족을 고용해 이라크에서 특수공작팀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3만회 테러, 內戰 직전

미국은 이라크 내전으로 미군 희생자가 늘어날 것에 대해 우려한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3월9일 미 상원 예산위에 출석해 “만일 이라크에 전면적인 내전이 벌어진다면, 이라크 보안병력(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내전의 불을 끄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우선 정책은 이라크 내전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내전 확산 쪽으로 번진다 해도 미군이 직접 이라크 내전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럼스펠드 장관은 “지금의 종파간 갈등을 내전으로 보지 않으며,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과 이라크 보안병력이 이라크를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펜타곤 고위관리들은 내전 위기설이 언론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럼스펠드 장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 등이 이러한 주장을 편다. 럼스펠드는 기자회견장에서 “언론매체들이 최근 이라크 사태의 심각성을 실제보다 과장 보도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럼스펠드는 이라크에서 내전 발발 가능성이 잠복해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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