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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지사 출마 접은 이범관 전 고검장의 울분

“대표가 약속한 걸 특정 계파가 뒤집다니, 이게 공당입니까”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경기지사 출마 접은 이범관 전 고검장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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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직후 그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그의 입당 또는 경기지사 후보 경선 참여에 반대하고 나선 것. 경기지사 예비후보이자 이 변호사의 고향 여주가 지역구인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신이 왜 들어오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번 입당은 경기지사 후보 결정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그의 입당이 갖는 의미를 축소했다. 일부 당직자는 언론을 통해 그의 공안검사 경력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리고 당내에 그의 입당을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흘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사전에 아무런 조율 없이 입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저에게 경기지사 출마를 권유한 당의 원로급 인사들이 사전에 당 지도부와 접촉해 제 입당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박근혜 대표를 만나 경선 참여도 보장받았고요. 박 대표는 경기지사 후보 경선 활성화 차원에서 저의 출마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해요. 게다가 그동안 한나라당은 외부의 참신한 인사를 영입하겠다고 공언해왔거든요. 외부 인사도 입당과 동시에 공천을 신청할 수 있게 하겠다며. 그래놓고는 공당(公黨)의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는 추한 행태를 보인 겁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만 확인했어도…

3월8일 한나라당 경기도당은 이 변호사의 입당 보류를 발표했다.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 경기도당이 이 변호사에게 보낸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결과 통보’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이 전 고검장이 과거 한나라당을 탄압한 전력에 대해 논란이 있어 입당 불가도 검토됐으나, 도지사 후보로 중앙당에 공천을 신청해 접수되었고 전력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다수의견에 따라 입당 보류로 의결되었음을 통보합니다.”



이에 따라 이 변호사는 경기도당의 최종 심사를 기다리거나 중앙당에 다시 입당원서를 내고 중앙당의 입당 심사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경기지사 경선에 관련된 일부 계파가 문전에서 막은 겁니다. 당내 계파 갈등의 산물이었죠. 김문수·전재희·김영선·이규택 의원으로 굳어진 경선구도에 변화가 생길 듯싶으니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일을 꾸며 저를 주저앉히려 한 겁니다.”

논란이 된 ‘한나라당 탄압 전력’이란 그가 대검 공안부장이던 2000년 10월 한나라당 의원 15명이 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일이다. 당시 민주당 의원은 9명이 기소됐다. 그중 한나라당 의원 8명과 민주당 의원 3명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를 두고 그는 “기소 숫자로 보면 한나라당에 해당(害黨) 행위를 한 것이고 기소유예 숫자로 보면 애당(愛黨) 행위를 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어이가 없었죠. 당시 검찰은 법대로 수사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검찰 조직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 엉터리 같은 주장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대검은 구속기준 지침만 정할 뿐이고 수사와 기소는 각 지검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든요. 당시 대검 공안부는 각 지검의 선거법위반 수사 실적을 취합해 발표만 했을 뿐 수사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가 당시 선거법위반 수사와 관련, 한나라당에 의해 고발당했다는 출처불명의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공천심사 자료에도 이 같은 사실이 언급돼 있었다.

심사위원회에서 그가 고발당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사건은 서울지검 2000형제140124호 사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한나라당이 고발한 사건이 아니라 윤모씨가 판·검사 및 변호사 175명을 선거와 무관한 개인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로 고소한 것이다. 바로 그 175명의 고소 대상자 중에 이범관 대검 공안부장이 포함됐던 것이다. 당시 그와 함께 고소당한 사람들 중에는 전·현직 대법원장, 현직 대법관, 전직 헌법재판관, 현 국정원장, 현 한나라당 의원 등이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2000년 12월29일 각하 처분했다. 따라서 그가 한나라당에 의해 고발당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인 셈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표의 경선 참여 보장 약속은 공수표였다는 얘기인가.

“박 대표가 일본에 가 있는 동안 경기지사 선거에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 계파에서 일을 꾸민 거예요. 박 대표가 귀국한 후 저의 후원자들이 박 대표를 면담해 ‘이게 무슨 짓거리냐’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박 대표가 ‘신속히 시정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당에선 시간을 질질 끌더라고요.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박 대표의 당 장악력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표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서 대표의 뜻에 어긋나는 일을 벌인 것이라면 당내 질서가 엉망이라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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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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