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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2009년 2월호 별책부록 Brand New|Hangang/Dialogue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경과 오세훈 서울시장

CHAPTER _ 1 디자인, 公共, 그리고 한강의 르네상스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경과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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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경과 오세훈 서울시장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들 수 있는 게 ‘디자인의 힘’”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 흔히 퐁피두센터라고 하는 프랑스 파리의 이 방대한 건축물이 현대 건축사에 남긴 의미는 간단치 않다. 에펠탑, 개선문을 넘어 20세기 현대도시 파리를 상징하는 이 센터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한꺼번에 아우르기 위해 고민하는 유서 깊은 도시가 어떤 도시공간 전략을 선택할 수 있는지 보여준 명확한 사례였다. 거대한 철골 트러스 외관에 대담한 이미지와 자유로운 내부 변경이 가능한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도시의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았다.

1970년대 이탈리아의 렌초 피아노와 함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영국 출신의 리처드 로저스(76) ‘로저스 스터크 하버&파트너스’ 회장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도시설계 분야의 세계적 거장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건축가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흔한 수식은 2007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바 있다. 런던 도심의 현대성을 새롭게 해석한 로이즈 보험사 건물,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 등으로 20세기말 건축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그는 1991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경’이 됐고, 1998년에는 종신작위를 받았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이 거창하고도 까다로운 도시공간 재편의 기본 콘셉트는 과연 서울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파리와 런던, 마드리드 같은 역사도시에 현대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건축을 일궈온 로저스 경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그가 영국 정부를 위해 수행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콤팩트 시티’라는 아이디어는 과연 서울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2008년 10월29일 서울국제경제자문단 총회(SIBAC)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로저스 회장과 초청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직면한 갖가지 문제와 이를 돌파하기 위한 서울시의 각종 프로젝트가 주제에 올랐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관록의 거장과 젊은 시장의 대화는 시종일관 부드러웠지만, 때로 날카로운 시각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세훈 요즘 제가 자주 사용하는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원래 이 말은 스웨덴의 한 교수가 만든 마케팅 용어입니다. 다국적 기업이 외국에서 신상품을 론칭, 마케팅할 때 먼저 해당 도시의 문화를 정확히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었죠. 저는 올해 초부터 이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의미를 조금 변형시켜봤습니다. 문화예술을 원천으로 도시에 고부가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컬처노믹스로 부르고자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문화예술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고백하건대 제가 이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에는 나름대로 변명의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사실 도시는 문화가 중심이 되어야 할 텐데,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문화를 지나치게 강조하니까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있더군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무슨 문화 얘기냐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문화를 경제로 풀어 얘기해야 설득력이 있겠다는 판단이 서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화를 경제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만, 21세기 도시 경쟁력은 문화로부터 만들어지는 측면이 분명이 있다, 이제 문화가 돈이고 경제다, 그러한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이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저스 한국은 분명 주요한 산업국가 중 하나이고, 서울은 모든 종류의 건물을 찾을 수 있는 도시입니다. 그 가운데 제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한 것은 청계천 같은 경험입니다. 이로 인해 도시의 풍경이 전혀 달라졌고, 또 시장님이 말씀하신 경제와 문화를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고리의 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청계천이 복원된 이후 주변 땅값도 올랐다고 하니 문화적인 공간이 경제적인 부로 연결되는 좋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서울시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문화적으로도 아주 중요하지만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인 가치를 창조해내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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