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한 백사장 위에서 비치발리볼에 열중하고 있는 수영복 차림의 젊은 남녀들, 가벼운 복장으로 달리기를 하는 조깅족, 얕은 물가에서 첨벙거리는 아이들, 하얀 돛을 단 요트와 물보라 날리는 제트스키어들…. 미국 마이애미비치나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의 풍경이 아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한 축을 차지하는 스포츠·위락 중심단지 잠실 워터프런트의 미래 모습이다.
과거 이름 그대로 뽕나무밭이었던 잠실은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 개폐회식을 치른 잠실종합운동장이 있는 스포츠 역사의 산실이자 올림픽공원까지 자리한 ‘올림픽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다. 인근에 코엑스, 롯데월드 등 종합위락시설이 밀집해 있어 스포츠와 어뮤즈먼트가 결합된 워터프런트 타운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잠실 한강시민공원은 또한 비교적 상류 지역에 위치한 데다 둔치가 높아 침수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강변에 스포츠와 문화시설이 들어설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잠실 한강공원의 입지여건과 잠재력을 감안한 서울시의 잠실 워터프런트 마스터플랜은 기존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이 지역을 한강을 대표하는 복합 스포츠·문화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30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는 잠실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공기업의 이전, 방대한 규모의 잠실종합운동장 리노베이션 계획과 맞물려 있어 여느 워터프런트 사업보다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잠실 워터프런트 사업의 기본구상은 다음과 같은 뼈대를 갖추고 있다.

잠실 워터프런트 종합구상도와 현재 위성사진(오른쪽).
둘째, 탄천 둔치와 서울의료원 부지를 연결해 마리나 시설, 복합 수상지원시설을 갖춤으로써 수상스포츠 타운의 역할을 강화하고, 잠실 한강공원에는 스포츠 시설을 다양화해 강변을 대표하는 복합 스포츠공원으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셋째, 기존의 잠실 선착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광역터미널을 설치함으로써 도심공항터미널과 연계해 항공교통과 수상교통이 이어지는 새로운 교통축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잠실 워터프런트 기본구상은 잠실 한강공원에서부터 잠실운동장, 공공기관 이전부지, 코엑스까지를 스포츠와 문화의 한 축으로 연계하는 민간사업제안서를 기초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노후한 잠실종합운동장 내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야구장 시설을 개선하고 수영장과 농구장 등 일부 스포츠 시설을 헐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산하 경쟁력강화본부를 통해 민간사업자의 제안을 받아 민간·공공 합동개발 형태의 프로젝트금융(Project Financing·PF) 사업을 타진하고 있다. 12개 디벨로퍼 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민간사업자는 2008년 6월 용역을 발주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2008년 12월 이를 한국개발연구원(KDI)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제출해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심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규정상 KDI는 6개월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어서 실제로는 심사를 마치는 데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잠실 워터프런트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민간사업자는 한호건설을 대표로 하고 있으며, 각종 리노베이션과 이전부지 개발을 포함한 전체 예산규모를 4조95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KDI에서 심사를 마치면 사업계획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예산규모가 정해지고 개발자와 개발방식, 단계별 사업구상 등도 구체화된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사업계획의 세부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