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해서 경성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지난 11년간 성형의 메카인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이저 성형외과 중 하나인 드림성형외과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2만여 명의 여성을 만나 상담했고, 1만여 명의 얼굴을 성형했다.
최근 ‘외모가 곧 권력’임을 입증할 연구자료가 발표되었다. 20대 초중반 남녀 484명을 대상으로 학력과 이력 등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전혀 다른 인물사진 18장을 제시했다. 설문 대상자는 사진만 보고 그 사람의 외모점수를 우선 매긴 뒤, 이어지는 143개 문항의 설문을 통해 성격과 재테크 실력, 가정 충실도, 대인관계 등을 따져보도록 했다. 질문 중에는 그 사람의 외모만 보고선 ‘미래 경제에 대한 전망이 정확할 것 같다’ ‘투자에 대한 판단이 정확할 것 같다’ 등을 가늠하는 문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외모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똑똑하고 인간관계가 폭넓으며 직업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특기할 점은 미남이 미녀보다 경제 사회 정치 등 공적생활과 관련해 더욱 좋은 인상을 얻었다는 사실. 또한 미인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가정충실도와 재테크 실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경기침체로 취업의 문턱이 점점 높아지자 관상학적으로 복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비대칭 턱이라든지, 꺼진 이마를 고쳐 인상을 좋게 만들려는 젊은이가 부쩍 많아졌다. 이른바 취업성형이다. 고집스럽게 보일 수 있는 매부리코를 고치거나, 박복한 인상을 줄 수 있는 튀어나온 광대뼈를 부드럽게 깎아내고, 차갑고 날카롭게 보일 수 있는 올라간 눈초리를 부드럽게 바로잡는 시술이 바로 대표적인 취업성형 사례다.
회사 측이 응시자의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면접 때 첫인상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에 취업준비생들은 면접에 호감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성형수술을 하겠다는 태도다. 최근 인터넷에 연재되고 있는 허영만의 ‘꼴’이란 관상만화가 20만권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이런 세태를 반영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번은 허영만의 ‘꼴’에서 ‘광대뼈가 둥글게 생기지 않고 튀어나오면 괴로움을 겪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날 하루 강남의 성형외과 상담실에는 광대뼈 깎는 수술을 하겠다는 상담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내과나 소아과처럼 성형외과도 우리 사회에서 대중적인 진료과목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원판 불변의 법칙
기자가 만난 박양수(46) 원장은 국내에서 성형수술 잘하기로 정평이 난 의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어느 곳이든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면 ‘특히 코를 표 나지 않게 고치기로 유명하다’라는 평가를 접할 수 있다.
강남은 성형수술에 관한 한 메카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1200여 명의 성형외과 의사 중에 600여 명이 강남에서 개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박 원장은 강남에서 몇 안 되는 스타급 의사에 속한다.
지난 17년간 그의 손을 거쳐 얼굴을 고친 여성은 무려 1만여 명. 몇 년 전, 방송국 출입기자들이 ‘성형수술 후 더욱 예뻐진 연예인’을 뽑았는데, 1위에 오른 핑클의 옥주현을 비롯해 2, 3위의 연예인이 모두 박 원장한테 시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성형수술 의혹만으로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 비해 성형에 관대해진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스타들은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하고 달라진 외모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 옥주현씨뿐 아니라 김정은 김남주씨 모두 성형수술 받았음을 당당히 고백하고 이미지를 한층 더 올린 경우인데, 네티즌들이 과거 사진을 전(前)과 후(後)로 놓고 정말 말이 많아요. 한편에서는 성형수술만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성형수술을 자꾸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