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과의 골프에서 분위기를 살리려면 그때그때 상황에 필수적인 영어표현을 익혀두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어려운 해저드에서 무사히 나왔을 때에는 ‘Good shot’ 대신 ‘Good shot from there’라 하고, 우리가 보통‘기브 드립니다’로 표현하는 컨시드의 경우에도 ‘It's okay by me’ 또는‘You can have it’이라고 하면 좋다.
4월1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요즘은 국내외에서 외국인들과 골프를 함께 하는 경우가 흔하다. 골프를 함께 하면 금세 친해지는 것은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5시간가량 필드에서 함께 보내다보면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를 끝내고 식사를 하면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과 골프를 하면서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룰과 에티켓이다. 아무리 골프실력이 뛰어나도 룰을 지키지 않으면 인품을 의심받게 되고 에티켓이 부족하면 이미지도 깎이게 된다.
평생 직업 외교관으로 살아오면서 유엔 차석대사, 주(駐) 헝가리대사를 역임한 서대원 현대로템 상임고문은 외국인과 골프를 할 때 지켜야 할 4가지를 강조한다. 오랜 실전 경험에서 나온 필수 유의사항이라서 공감이 간다.
첫째, 공을 옮기지 마라.
가장 기본이 되는 골프 룰은 공이 놓인 그 자리에서 옮기지 않고 치는 것이다. 디봇에 들어간 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옮겨놓고 치면 외국인들은 곧바로 “He′s not playing golf!”라고 말한다. 물론 로컬 룰에 따라 ‘수리지’에서 옮기거나 겨울철에 ‘Winter rule’로 공을 움직이는 것은 괜찮다. 공을 건드려서 70대 타를 치는 것보다 룰을 지키면서 90대 타를 치는 것이 사교에는 더 큰 도움이 된다.
둘째, 해저드에서는 지면에 클럽을 대지 마라.
샌드 벙커에서는 클럽으로 모래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이 규칙은 대체로 잘 지킨다. 그러나 골프코스를 벗어난 숲에서 해저드 지역이라면 지면에 클럽을 대면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이 룰을 알고 있지만 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주변 땅바닥 풀을 벌초하듯이 정리정돈하고 공을 치는 사람도 있다. 이쯤 되면 외국인들은 심각한 표정을 짓게 된다.
셋째, 규정에 맞게 카트를 이용하라.
외국 골프장에서는 대개 캐디 대신 스스로 카트를 운전하는데 이때 카트 길로만 다니라는 ‘Cart Path Only’, 카트로 골프장 어디든 갈 수 있는 ‘Unrestricted’를 잘 지켜야 한다. 특히 카트 길에서 페어웨이로 들어갈 때 90도로만 들어가라는 규칙인 ‘Ninety Degree’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잔디가 망가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한 룰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한다.
넷째, 문제가 생기면 마셜(Marshall)을 불러라.
외국 골프장에는 대개 코스 진행을 돕기 위해 감독관인 마셜이 코스를 돌고 있다. 특정 홀에서 진행이 막히거나 환자가 생기거나 다른 팀과 시비가 붙을 때도 마셜이 해결해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때로는 의외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마셜을 불러야 한다.
이 4가지만 잘 지키면 외국인과 골프하는 데 별문제가 없다.
기왕에 외국인과의 골프에서 분위기를 살리려면 그때그때 상황에 필수적인 영어표현을 익혀두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어려운 해저드에서 무사히 나왔을 때에는 ‘Good shot’ 대신 ‘Good shot from there’라 하고, 우리가 보통 ‘기브 드립니다’로 표현하는 컨시드의 경우에도 ‘It′s okay by me’ 또는 ‘You can have it’이라고 하면 좋다.
제7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 2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잡목 숲을 헤치며 세컨드 샷을 준비하고 있다.
“손을 깨끗이 씻는 게 최선책이지.”
유명한 의사와 함께 라운드하다가 여름철 위생관리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나온 말이다.
“거의 모든 병균이 손을 통해 옮겨지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손을 잘 씻지 않는 게 문제야. 골프장에서도 그늘집에 갈 때마다 비누를 사용해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고 9홀쯤 지나면 장갑도 바꿔서 사용하는 게 좋아.”
이런 말이 나오자 너도나도 위생관리에 관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마디씩 하게 되었다. 골프장 잔디 위에는 들쥐나 야생동물이 돌아다니면서 배설물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잔디에 앉지 말고 반드시 카트나 의자에 앉아야 한다. 실제로 쯔쯔가무시 병에 걸린 사람도 있었다.
농약이 묻은 공을 만지다가 얼굴을 만지거나 눈을 비비는 경우도 있다. 골프화나 골프장갑도 소독해서 써야 한다. 골프채도 사용 후에는 매번 잘 닦아두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끝없이 나왔다. 결론은 건강을 위해 골프를 하는데 우리나라 골퍼들이 위생관리에 너무 소홀하다는 것이었다. 이날의 결정적 발언은 남자들의 소변습관에 관한 것이었다. 그늘집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볼 때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볼일을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먼저 볼일을 보고 나서 나중에 손을 씻는다는 지적이었다.
“그 귀중한 물건에 각종 세균이 묻고 농약까지 묻히니 문제지. 그러니 물건이 제대로 건사가 안 되는 거라고.”
“무슨 소리야. 기왕에 세균을 묻혔으면 농약까지 발라놔야지!”
이야기가 이쯤 나오니까 바로 그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라운드 중에는 되도록 맥주나 커피는 먹지 말라, 이뇨작용 때문에 다음 그늘집까지 못 가고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숲 속이라도 있는 골프장은 좋은데 사방이 훤히 보이는 골프장에서는 갈 곳이 없더라, 명문 K골프장에서는 소나무에 대고 볼일 본 노인 회원이 퇴출당한 적이 있다. 생리현상인데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소변을 참고 살살 쳤더니 더 잘 맞더라, 등 등.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호주 시드니 근처에 있는 명문 골프장인 뉴사우스웨일스 골프장이 생각났다. 몇 번째 홀인가 친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소변을 본 곳이라고 했다.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건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그 장소도 유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골프장에서도 이 이야깃거리(스토리 텔링)를 가지고 홍보효과를 즐기는 것 같았다.
“야, 어떤 사람은 소변만 보고 지나가도 명소가 되는데 우리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야!”
“그 사람 물건이 유명해서 그런 거지.”
“어쨌든 우리는 손이나 잘 씻자고.”
마침내 의사친구가 이날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것도 루틴이 중요한 거야. 반드시 손을 먼저 씻고 나서 그 소중한 물건을 만지라고, 당신들 혼자 쓰는 물건이 아니잖아!”
얼마 전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과 라운드를 함께 했는데 그늘집 화장실에 갈 때마다 반드시 먼저 손을 씻는 것이었다. 내가 급한 김에 볼일부터 보고 손을 씻었더니 이 회장이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경영은 ‘작업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고객만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생산이나 R&D를 해야 하죠. 골프도 마찬가집니다. 먼저 그린 위의 컵으로부터 역으로 계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화장실에서도 소변이나 손 씻기의 행동이 아니라 순서가 중요한 겁니다.”
나는 이날 큰 교훈을 얻었다.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존재의 이유를 간파하라
많은 골퍼가 골프장에 가면서 오늘은 몇 타쯤 치고 싶다는 목표치를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목표치에 미달하게 마련이다. 첫째 이유는 아무래도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스코어 카드를 보면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결국 그날의 라운딩을 복기해보게 되는데 점수를 망가뜨린 결정적 샷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슬아슬하게 OB라인 밖으로 사라진 공, 워터해저드로 흘러내린 공, 벙커 턱 모래에 박혀버린 공을 생각해보면 왜 좀 더 현명하게 공을 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똑같은 실력으로 스코어를 더 잘 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지난 주말 골프를 하다가 동반자들과 나눈 대화의 주제다. K사장은 대뜸 ‘무따론’을 펼친다.
“더블 보기만 피할 수 있으면 점수는 좋아지게 되어 있다고. OB가 났든, 해저드에 빠졌든 보기로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지!”
“그런 기술이 쉬운가!”
“그러니까 사고 났을 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지.”
“맞는 말이야. 내 경우는 실력은 부족하면서 안 좋은 샷이 나오면 그 다음 샷을 무리하게 하게 되더라고. 지나친 복구의욕 때문에 더 나쁜 결과가 나오는 거지.”
4월 15일 스카이힐 제주골프장에서 열린 MBC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참가한 위성미가 3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골프장에 한 시간쯤 일찍 가서 진지하게 퍼팅 연습하면 틀림없이 몇 타는 줄일 수 있어.”
이번에는 H회장이 ‘어프로치론’을 펼친다.
“퍼팅을 잘하려면 일단 어프로치를 잘해야 되는 겁니다. 깃대 가까이에 공을 붙여야 되는데 너무 멀리 올리거나 그린 주위 벙커에 공을 빠뜨리면 점수는 무너지게 되어 있어요.”
이날 따라 나는 컨디션도 좋고 샷도 좋아서 전반 나인 홀은 첫 홀 버디에 연속 파행진을 하고 있었다. 사실은 이날 나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유의사항을 지키고 있었다. 그것은 얼마 전 골프장 설계가인 송호 사장으로부터 들은 금언이었다.
“모든 해저드는 반드시 존재의 이유가 있다. 골프장 설계자는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는 존재의 이유를 알고 공을 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최선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이것이 바로 코스 매니지먼트의 핵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설계자의 의도를 읽어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말의 핵심도 바로 ‘존재의 이유’를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나는 결국 동반자들에게 이 ‘존재의 이유론’을 실토하고 말았다.
“오늘은 지금까지 벙커나 워터 해저드에 한 번도 안 빠졌잖아. 존재의 이유를 간파했기 때문이지!”
▶▶▶외면하면 다 들어간다
요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티칭 프로인 최혜영 프로를 만났다. 이분은 ‘반대로 하는 골프’라는 이론을 주장하면서 깊이 있고 과학적인 레슨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나는 곧바로 이런 질문을 했다.
“비거리를 늘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어떤 겁니까? 딱 한 가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근육을 강화하는 거죠.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근육으로 파워를 키워야 하니까요.”
“당장 거리를 늘여야 하는데 근육을 어느 세월에 강화하겠습니까?”
“스윙 자세 바로잡는 데는 한 달 걸리지만 근육강화는 3주만 해도 효과가 있거든요!”
“그럼 바로 실천해보겠습니다. 그런데 퍼팅할 때 가장 중요한 거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어떤 겁니까?”
“그건 머리 고정이지요. 다른 스윙은 머리가 자연스럽게 이동해야 되지만 퍼팅할 때는 고정시켜야 합니다.”
나는 골프 고수들이 원 포인트 레슨을 하면 악착같이 실천하는 편이다. 집에 와서 골프 채널을 틀어놓고 프로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퍼팅할 때 머리를 고정하고 있다가 공이 한참 굴러간 후에야 시선을 홀 쪽으로 돌리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아하, 그래서 퍼팅은 눈으로 하고 귀로 들으라는 소리를 하는구나.”
며칠 전 친구들과 라운드하면서 퍼팅하는 자세를 관찰해보았다. 대부분 퍼팅하는 순간 눈과 얼굴이 공을 따라가기 바빴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머리 고정’원칙을 잊고 퍼팅하는 거였다.
나는 그날 한 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해서 집중적으로 퍼팅연습을 했다. 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고정하려고 해도 눈이 자꾸 왼쪽으로 따라가면서 머리가 돌아가는 거였다.
“그래 끝까지 머리를 박아보자.”
이렇게 연습해보니 적중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번에는 퍼팅하고 나서 눈을 감아보았다. 그랬더니 컵 안으로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가끔 실눈을 뜨고 살짝살짝 공을 훔쳐보게 되는데 바로 습관 때문일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고개를 반대로 돌려보았다.퍼팅할 때는 머리를 고정하고 공만 보다가 공을 밀고 나서는 고개를 컵의 반대방향인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는 방식이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적중률이 더 높아졌다.
그동안 퍼팅의 실수는 공이 구르기도 전에 눈이 따라가고 머리가 따라가고 방향이 비틀어져 났던 것이다. 눈을 뺏기면 마음을 뺏기고 마음을 뺏기면서 몸까지 뺏기는 원리다. 이날 나의 퍼팅은 대성공이었다.
‘머리 고정하고 퍼팅한 후 공의 반대 방향으로 외면하는’ 기술을 발견한 것이다.
친구들은 경악했다.
“아니, 지금까지도 퍼팅이 좋았는데 이제는 신기술까지 개발했으니 큰일났군.”
친구들이 뭐라 건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너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골프의 묘미는 역시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점에 있다. 골프 자체도 재미있지만 게임도 재미있게 할 수 있고 온갖 재미있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골프장에 부킹한 이후부터 가는 날까지 기다리는 재미, 골프장에서 운동하는 재미, 그리고 운동 후 뒤풀이 하는 재미를 ‘골프 3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골프장에서는 흔히 재미있는 별명들이 왔다갔다 한다. 내 친구는 해외주재원 시절 주재원 친선 골프모임에 처음 나가서 ‘오부처’라는 사람과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그런데 성은 오씨인데 생김새는 부처님과는 달리 예리하고 술도 마시고 고기도 잘 먹더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모든 사람이 ‘오부처’라고 부르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 한 조가 되어 라운드하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오부처는 어프로치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어프로치 한 공이 대부분 깃대 근처에 붙기 때문에 ‘붙인다’는 말에서 별명이 나온 거였다. 그때 많은 주재원이 오부처의 정교한 어프로치 때문에 돈을 잃었는데 오부처는 이렇게 딴 돈으로 술과 고기를 마음껏 즐겼다니 참 묘한 이야기다.
별명이 ‘붓 터치’인 친구도 있다. 퍼팅은 화가가 붓질하듯이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붓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한 일(一)자를 그리듯이 ‘부드럽게 끝까지’, 그리고 ‘바닥에 붙여서’ 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동반자들이 퍼팅에 실수하면 이 ‘붓처럼 쓸어서 넣으라’는 이론으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다. 그리고 이 이론대로 퍼팅이 성공하면 ‘굿 터치(Good touch)’라는 말 대신 ‘붓 터치!’라고 외친다. 그래서 이 친구 별명이 ‘붓 터치’가 됐다.
친구 중에는 ‘안주사!’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도 있다. 안주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 친구는 퍼팅할 때 너무 신중하고 매번 공이 홀에 못 미친다.
“Never up, Never in 몰라, 길게 치라고. 공이 컵을 지나가면 오케이 줄게.”
친구들이 이렇게 놀려대도 항상 아슬아슬하게 홀 앞에서 공이 서고 만다.
“아이구 이 새가슴아. 정말 공무원 퍼팅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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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성이 안(安)씨인 이 친구에게 붙은 별명이 ‘안주사’다. 다 잡은 파를 짧은 퍼팅으로 놓쳐서 혈압이 오르는데 친구들이 ‘안주사’라고 놀려대니 딱한 노릇이다.
재미있는 일은 붓 터치와 안주사가 함께 라운드하는 날이다. 붓 터치가 롱퍼팅을 성공시킨 후 의기양양할 때 안주사는 달달 떨다가 짧은 퍼팅을 놓치는 것이다. “평생 안주는 안주사가 내는 거야!”
내기할 때 매번 붓 터치가 몇 만원씩 따가면서 하는 말이다.
나는 조만간 오부처를 초대할 생각이다. 오부처와 붓 터치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