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E 팀원들은 ‘교육이 없는 어린이 지원사업은 무의미하다’며 저마다의 재능으로 케냐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년간 탄자니아에서 건축 실습지도 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그곳으로 돌아가서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 당장 그곳에 갈 수는 없지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발판을 마련하려고 해요.”(정소향·30·자영업자)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배워서 남도 주자”는 것. 성민모(36·IT업계 종사자)씨가 팀원 간의 인터넷 소통을 돕는 것도 그래서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포부도 컸다.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 얼마 되진 않지만 단체 리스크 관리를 맡을 예정입니다. 상품을 만들어 팔 때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사람들을 현지 파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럴 때마다 법률적인 지원을 해야지요.” (최은정·30·변호사)
“아프리카 교육사업을 위해서는 기부와 펀딩이 필요한데, 이럴 경우 ‘투명성 확보’가 최우선과제겠지요. 행정비를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지원하는 회계사가 되겠습니다.”(김태훈·30·회계사)
모든 어린이는 우리의 후배
봉사는 윈윈게임이라고 한다. 봉사하는 사람은 기쁨을 얻고, 봉사받는 사람은 지원을 얻어서다. 그러나 HoE 프로젝트 참여자들만큼은 기쁨 외에 경력관리도 덤으로 얻고 있다.
비영리단체에서 마케팅업무를 하고 싶다는 정구연(28·경영학전공 대학원생)씨는 학교가 아닌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전사적 재원관리를 위해 교육컨설팅을 하는 장재혁(29)씨는 “효과적인 교육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어 좋다”고 했다. 6년차 교사인 안은경(29)씨는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투자처가 될 아프리카’에 관한 학습기회를 얻었다는 팀원도 있었다.
어렵게 사는 한국 아이도 많은데 왜 굳이 케냐에 있는 아이들을 돕느냐는 물음에 HoE 기획팀장인 오혜정(30·교육지원업체 마케팅팀장)씨의 답은 이랬다.
“한비야씨가 그러더군요. 우리는 코리안 시티즌이 아니라 글로벌 시티즌이라고요. 지금 당장은 도움이 절실한 케냐의 코어 어린이들에게 집중할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지역의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모든 어린이는 우리의 후배이고 동생이니까요.”
이처럼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은 구성원 중 다수가 해외봉사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팀의 리더인 박씨는 1년간 케냐에서 어린이개발사업을 했고, 오혜정씨와 성민모씨도 1년간 몽골 후레대학교에서 각각 경제학과 전자공학을 가르쳤다. PD인 김유정씨와 김빛나(24)씨는 대만, 일본, 모스크바 등 해외지역 전도 여행을 다녀왔고 디자이너인 김은경(30)씨는 1년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컴퓨터교사로 활동했다. 해외체류 경험자도 많아 장재혁씨는 중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이모(29)씨는 미국 대학을 나와 뉴욕에서 M&A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꿈의 기획안을 만든 박자연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같이 말했다.
“구성원들이 성장하는 만큼 HoE도 성장하겠지요. 우리가 스타트를 잘 해서 재능나눔 운동이 널리 번졌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전문가로 성장하다 보면 사회도 발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