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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를 가다 ①

태양광발전 저탄소 녹색성장 앞당기는 황금에너지원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서남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를 가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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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사람에게뿐 아니라 태양광발전소에도 축복이다. 서늘한 바람에, 따뜻한 햇볕 덕분에 연중 가장 많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서남해안은 태양광발전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련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서남해안 현지를 다녀왔다.
서남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를 가다 ①

4월29일 오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관계자들이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전지판을 점검하고 있다.

남도의 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아니 여름을 향해 달려가던 4월29일 오후 2시께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 기자는 이 회사 에너지기술팀 대리 박병운(42)씨 등 4명과 함께 태양광발전소를 살펴보기 위해 20여m 높이의 냉연공장 창고 지붕에 올랐다. 이 지붕에는 136W짜리 박막 필름형 태양광 모듈 7384개가 설치돼 있다. 1MW(메가와트)급 발전소다. 여러 개의 태양광 전지를 결합한 판인 모듈들이 열병식 하듯 늘어선 모양이 장관이었다.

박씨는 “모듈에 분진이 쌓이면 햇볕을 차단해 발전효율이 최대 8% 정도나 떨어지므로 잘 닦아야 하고, 태풍 등 기상이 악화될 때는 배선 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바쁜 손길을 놀렸다.

발전소 설비는 지붕 위의 모듈 외에 태양광 전지에서 생산한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 4세트, 변압기 1세트, 22.9KV의 송전선 5km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갖추는 데 들어간 돈은 모두 63억원.

이날 총 발전량은 5226KWh. 지난해 6월 첫 가동 때부터 4월29일 현재까지 총 누적 발전량은 1017.19MWh. 전력거래소로부터 1KW당 667.38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6억7885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린 셈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도 후판 제품창고 지붕에 1MW 규모의 발전설비를 갖춰 광양제철소의 태양광발전량을 포함, 연간 16억원의 판매수익과 16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



유휴공간인 냉연공장 제품창고 4개 지붕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한 것은 포스코가 국내 처음이다. 이를 통해 부지활용도를 높이고, 초기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포스코는 이 발전설비가 태양광 에너지 이용 및 보급을 확대하고 국가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사업이 기후변화로 인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남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를 가다 ①

전남 신안군 바닷가에 건설된 신안동양태양광발전소는 단일 시스템으로는 세계 최대인 24MW 규모다.

광양제철소의 태양광발전 사업은 포스코의 환경경영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2월 취임 뒤 환경 경영을 강조하면서 “환경과 경제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경영 비전 속에서 태양광발전 사업뿐 아니라 풍력, 연료전지, 소수력발전, 회전로상식 환원로(폐기처리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용광로)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광양제철소 지붕에 태양광발전설비가 들어선 뒤 한반도 서남쪽, 즉 전라남도 지역에 1MW급 이상 대규모 상업 태양광발전소가 하나둘씩 몰려들고 있는 것. 2008년 9월엔 삼성물산의 솔루채진도 태양광발전소(3MW급)가, 11월엔 단축추적형(하나의 축을 가진 전지판이 태양의 위치를 쫓는 방식) 시스템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동양건설산업의 신안동양태양광발전소(24MW급) 가 가동에 들어갔다. 물론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서울마린은 순천 등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앞서 지어 서남해안권에 태양광 단지가 모여들게 하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서울마린은 2004년 11월 150KW급 태양광발전소인 에너지농장 1호기(순천)를 시작으로 2005년 10월 700KW급 2호기(순천), 2005년 12월 800KW급 3호기(고흥) 등을 세워 가동에 들어갔다.

천혜의 자연조건

서남해안 지역에 태양광발전소가 몰려드는 것은 무엇보다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이다. 즉 일조량이 풍부하고, 해상에서 연중 적당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1988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 22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목포는 1㎡당 연평균 일조량이 5110MJ(메가줄)로 1위를 기록했다. 서울의 일조량은 전국 평균(4675MJ)을 밑돈다. 또 바람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해안이 초속 6.96m를 기록하는데, 전남해안도 이에 못지않아 초속 6m에 달한다. 또 육지와 섬을 모두 합할 경우 전남은 해안지역이 전국의 56%를 차지할 정도여서 태양광발전에 더없이 좋은 지역이다.

일조량이 많은 것과 태양광발전의 연관성은 금방 이해가 되지만 바람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을 이해하려면 우선 태양광발전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태양광전지는 태양빛을 직접 받아 이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요즘 태양광전지의 주 소재는 폴리실리콘 반도체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시킨 전지에 빛이 비치면 그 빛에너지가 태양전지에 정공(hole)과 전자(electron)를 발생시킨다. 이때 정공은 P형 반도체 쪽으로, 전자는 N형 반도체 쪽으로 모여 전위차가 발생하면서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태양전지(cell)에서 이렇게 생성된 전류가 여러 개의 셀로 합쳐진 모듈(module)로 연결되고, 다시 여러 개의 모듈을 조립해 연결한 어레이(array)를 통해 한군데로 모아진다.

태양광발전의 기본 소재인 반도체는 열에 약하다. 따라서 봄이나 가을 날씨처럼 햇빛이 풍부하고, 바람이 그 열기를 식혀주는 조건에서 가장 많은 전류를 생산한다. 여름에 일조량이 많아 최대 전력을 생산할 것 같지만 사실은 너무 뜨거워지면 반도체의 효율이 떨어져 그만큼 전력 손실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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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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