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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탈법의 온상 강원랜드

“금품 상납, 사채놀이, 대리베팅으로 카지노 직원들 배불려줬다” (전 강원랜드 VIP 회원)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불법·탈법의 온상 강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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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탈법의 온상 강원랜드

스몰카지노 시절의 강원랜드 장내 광경. 문제 고객들을 관리하기 위해 강원랜드가 만들어놓은 ‘고객평가’ 문건(오른쪽).

1. 적정 인원의 5배 입장

강원랜드에는 총 2004개(VIP실 160석, 일반영업장 1844석)의 좌석이 있다. 강원랜드는 이 숫자를 ‘적정 수용인원’이라 한다. 그러나 강원랜드에 몰려드는 사람의 수는 매일 적정 수용인원을 크게 웃돈다. 몰려드는 인파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다.

최근 강원랜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8년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입장객은 적정 수용인원의 4배에 가까운 7964명이었다. 2009년 1월말에는 9650명으로 늘었다. 주말이면 하루 평균 입장객은 1만명을 가뿐히 넘긴다. 가동률(총 게임시설 규모 대비 게임 참여자수 기준)로 보면 2008년엔 215%, 2009년 1월말엔 224%였다. 강원랜드가 내세우는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 상냥하고 정중한 딜러 서비스,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차와 음료 서비스, …편안하고 안락한 가운데에서 즐겁고 건전한 게임문화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허상이자 바람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물론 있다. 출입 가능일수를 통제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된다. 특히 출입 가능일수를 꽉꽉 채워가며 출입하는 사람들(900~ 2000여 명 추정), 강원랜드 주변을 배회하는 노숙자(1000여 명 추정)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강원랜드는 고객의 출입일수를 법으로 통제한다. 일반영업장, VIP실 모두 한 달에 15일이다. 원래는 더 길었는데 도박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면서 몇 년 전부터 차츰차츰 줄어들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출입일수를 더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카지노 등 사행산업을 통합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2007년 9월 설립된 사감위의 방침이 그렇다. 사감위는 2008년 11월 발표한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에도 그렇게 적고 있다.

‘월 15일 이상의 출입은 일반인의 건전한 경제활동을 불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과도한 지출을 유도하고 나아가 도박중독의 가능성(을 높인다)’(종합계획 61쪽)

사감위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출입일수 조정에 반대하고 있어 문제다. 출입일수 제한이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강원랜드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가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 프런트 머니, V-VIP실 설치 논란

지난해 8월1일 강원랜드는 VIP 실내에 V-VIP실을 따로 설치하곤 출입규정을 바꿨다. 예전에는 회원증이 있으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던 VIP실에 프런트 머니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로 VIP 고객들은 입장할 때마다 일정한 게임자금(VIP실 3000만원, V-VIP실 5000만원)을 예치해야 한다. 강원랜드 측은 VIP실 출입규정을 바꾼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실에 보낸 답변 자료에서 “VIP실 고급화 및 분위기 건전화, 고객서비스 증대, 해외 카지노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을 통해 환경 개선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게임룸 구조(회원 자격별 게임룸이 구분되지 않고 게임 중인 룸에도 타 고객이 자유롭게 출입)로 인해 고액을 베팅하는 게임 공간의 쾌적한 게임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운영방법을 개선하였음”이라고 밝혔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사채업자나 ‘병정’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취한 조처다”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V-VIP실을 만드는 데 수십억원가량의 리모델링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강원랜드는 프런트 머니로 ‘병정’을 막았을까.

아쉽게도 취재과정에서 만난 VIP실 고객들의 얘기는 달랐다. 프런트 머니와 V-VIP실을 운영한 뒤에도 병정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사행성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지목되는 카지노장내 사채업자(일명 ‘꽁지’)들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흔히 VIP실 내에서 ‘3대 꽁지’ ‘5대 꽁지’ 등으로 불리는 유명 사채업자들도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취재도중 만난 VIP실 회원들은 하나같이 프런트 머니가 병정 근절의 효과보다 더 큰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프런트 머니만큼 ‘판돈’만 키웠다는 것이다. 판돈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빨리, 또 많은 사람이 재산을 탕진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정 변호사의 얘기다.

“글쎄요. 그런 제도를 시행한다고 병정이 없어질까요. 강원랜드가 정말 병정을 없애겠다고 이 제도를 시행했는지도 의문입니다. 강원랜드는 누가 ‘병정’이고 누가 사채업자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VIP실 고객들도 다 아는 걸 강원랜드가 모를 리 있겠어요? ‘병정’이나 사채업자들을 아예 출입정지시키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됩니다. 그런데 그런 조치는 안 해요. 뭔가 이유가 있겠죠. 카지노와 ‘병정’ 간 유착이라든지 뭐 그런 거죠. 강원랜드가 사행성만 부추긴다, 그렇게 보는 게 맞습니다.”

3. 셔플기 일괄 도입

2007년 강원랜드가 도입한 셔플기(카드를 섞는 기계)를 두고도 논란이 적지 않다. 특히 테이블 게임인 블랙잭을 즐기는 고객들이 셔플기 도입에 거세게 항의한다. “카지노의 승률만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블랙잭 게임에서는 에이스와 그림카드(K,Q,J)의 역할이 크다. 남아 있는 카드 중 이들이 나올 확률을 계산(카드 카운팅)할 수만 있다면 승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블랙잭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확률을 계산하는데 이것은 마치 바둑에서의 정석과 같다. 반면 셔플기는 카드를무한대로 섞기 때문에 카드 카운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고객의 승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지노 전문가들이 ‘블랙잭은 운보다는 실력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보는 이유도 바로 이 ‘카드 카운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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