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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

“도로교통법 고쳐 자전거를 대도심 교통수단으로 넣겠다”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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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자전거 이용 활성화 위해 대도심 자동차 제한속도 30km로
  • ● ‘네 바퀴의 정체(停滯)에서 두 바퀴의 자유로’
  • ● 녹색성장은 문명사적으로 불가피한 선택
  • ● 원자력 위험성 알지만 차선의 에너지원
  • ● 4대강 살리기는 사회적 소외지역 배려 사업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
요즘 정부 정책에 ‘녹색’이란 말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녹색치안’이니 ‘녹색외교’니 하는 말은 좀 심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무늬만 녹색’을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어떤 이들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에 치러진 한일 국가대표 평가전 일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4월초였던 당시 한국 측 관계자가 서울 잠실경기장의 누런 잔디를 감추기 위해 녹색 페인트를 칠한 것이 드러나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더 효율적인 다른 성장전략은 과연 없는지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있다. 과연 국제정세, 자원, 기후변화, 무역규제, 시장상황 등을 하나하나 제대로 따져서 만들어가는 녹색성장 정책인가. 또 겉으로는 ‘녹색’의 옷을 입고 있지만 환경보전은 뒷전이고 산업적 측면만 너무 강조하는 건 아닌가. 방향은 맞아도 실천수단은 아직 제대로 마련된 게 없는 것 아닌가.

녹색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8·15축사를 통해 녹색성장 정책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세계가 환경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녹색성장(green growth)을 통해 다음 세대가 10년, 20년 먹고살 거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저탄소형 경제를 목표로 에너지효율 향상, 그린에너지산업 육성, 기후변화 대응, 주력산업의 녹색변환 등의 정책을 숨 가쁘게 입안해가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녹색 일자리 창출, 주력 산업의 녹색변환 등 현안이 줄지어 있지만 정부는 최근 녹색성장의 새 아이콘으로 자전거를 뽑아들었다. 자전거가 매연을 유발하지 않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우리 사회에 자전거 열풍도 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월 정례 라디오연설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며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복원시키는 일은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4월25일부터 5월3일까지 이어진 대한민국 자전거축전도 정부의 그런 의지를 보여준 행사였다.

녹색성장을 총괄 조정하는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67) 위원장도 5월11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전거를 대도심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녹색성장 정책의 요체다”라고까지 표현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출신의 김 위원장에게서 녹색성장 철학과 위원회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그는“녹색성장은 끝없이 진화하고 있고, 문명사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지나친 ‘녹색’ 피로감 경계해야

▼ 녹색성장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 초기 화면에 매일 새로운 뉴스가 올라오는데, 그 주제가 다채롭습니다. 며칠 전에는 ‘녹색치안’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녹색이란 말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더군요. 이건 지나친 전시행정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녹색성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무척 높습니다. 우리 위원회가 그런 관심에 대해 제대로 호응하기 위해 어떻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 아니겠어요? 금속피로라는 말도 있잖아요. 단단한 정도로 봐서는 견딜 만한 충격인데도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무너지는 현상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언어피로현상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 ‘산에다 푸른 페인트칠 했다고 녹색이냐’는 비판 같은 게 생깁니다. 그런 점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녹색의 진정한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위원회가 국민에게 다가가서 설명하고 그 실체를 더 정확히 알릴 것입니다. ”

▼ 평소 “녹색성장은 문명사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다니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의미를 부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화석연료에서 온 것입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으로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화석연료는 가격이 급등락하고, 가채연도도 한계가 있습니다. 또 환경에 부담을 주는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따라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방식을 180도 바꿔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면 경제와 환경이 공존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1980년대 마틴 예니케(Martin Janicke) 같은 이가 생태근대화란 말로 표현했습니다. 산업근대화에서 생태근대화로 가는 여러 가지 실천이나 가능성을 보면 이것이 바로 문명사적 전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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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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