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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지⑥충북 영동

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국내 최대 규모 와이너리와 국악체험타운 기반으로 대한민국 관광 중심지 되겠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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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영동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이너리 ‘와인코리아’ 와인 저장고.

와인이 익어가는 마을

영동 포도는 영동군의 경쟁력을 키우는 바탕이기도 하다. 영동군은 1차 산업인 포도 농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포도가공식품을 만드는 2차 산업과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3차 산업까지 고루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영동군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와이너리 ‘와인코리아’는 이런 목표를 잘 보여주는 기업이다. 1996년 군내 농민들이 설립한 ‘영동포도가공’에 군비를 투자해 ‘군민주식회사’ 형태로 바꾼 것으로, 이 회사의 자본금은 포도생산농가(24.9%)와 가공기업(37.6%), 영동군(37.5%)이 공평하게 나눠 갖고 있다.

‘와인코리아’ 실험은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이곳에서 영동 포도를 재료로 생산하는 토종 와인 ‘샤토마니’가 국내산 와인시장의 80%를 점유중이다. 1996년 1억여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군이 참여한 뒤부터 급신장해 지난해에는 50억여 원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와인을 생산하는 게 가능할까” 많은 이가 의심할 때, 영동군과 농민들이 힘을 합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와인코리아는 자체적으로 내는 수익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군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너슬포도(알맹이 숫자가 너무 많거나 적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포도)를 모두 수매해 와인 생산용으로 쓰기 때문에, 시장에는 품질 좋은 포도만 유통할 수 있게 됐지요. 너슬포도는 당도가 일반 포도보다 뛰어난데도 상품가치가 없어서 그동안 음료회사 등에 헐값으로 넘기곤 했어요. 이제는 매년 농가와 기업, 우리 군 관계자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와인용 포도의 수매가를 결정합니다. 이 덕에 농가 소득이 많이 좋아졌어요.”

와인코리아가 영동군의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정 군수는 “인터뷰가 끝나면 꼭 와인코리아에 들러 얼마나 멋진지 보고 가시라”고 권했다. 영동군 주곡리의 한 폐교를 유럽 고성(古城) 스타일로 리모델링한 와인코리아는 아닌 게 아니라 근사했다. 널찍하게 펼쳐진 잔디밭 너머로 솟아있는 ‘성’ 안에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고풍스러운 나무 인테리어가 분위기를 더한다. 이곳은 매년 수만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영동 관광의 중심지. 1주일에 네 번씩 서울과 영동을 오가는 이벤트 열차 ‘와인 트레인’은 언제나 만석이다. 와인코리아가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포도를 분쇄한 뒤 발효시켜 와인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 와인이 익어가는 고풍스러운 오크통들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일제강점기 탄약저장고를 보수해 만든 와인저장고다. 산 가운데 뚫려 있는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 짙푸른 곰팡이가 앉은 오크통과 수천 병의 와인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시사철 12℃ 정도의 서늘함을 유지하는 이 동굴은 촉촉한 습도도 머금고 있어 와인을 숙성시키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한다. 그 안에서 와인코리아가 빚은 우리 와인 ‘샤토마니’가 익어간다. 영동군 내에는 일제가 선조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파놓은 이 같은 동굴이 100여 개나 있는데, 와인코리아는 그 가운데 2개를 빌려 와인셀러로 사용하고 있다. 참혹한 역사 위로 와인향이 그윽했다.

영동군은 지역 내에 와인코리아처럼 우리 기술로 우리 와인을 생산해내는 와이너리를 계속 만들어갈 계획을 갖고 있다. 품질 좋은 영동 포도를 재료 삼아 여러 농가가 각기 다른 와인을 생산하면, 우리나라도 유럽 못지않은 와인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와인을 정말 좋아하지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와인 구매력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문제는 자체 생산을 하지 못하고 거의 전량을 수입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포도의 주산지인 영동이 이제 와인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라고 봐요. 당장 고급와인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저가 와인만 국산으로 대체해도 막대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난해부터 와인 생산 농가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시작했지요.”

2012년까지 총 100농가의 와이너리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5개 농가에 2000만원씩, 올해는 또 다른 20개 농가에 같은 금액의 와인 생산 지원금을 지급했다. 영동대와 포도연구회, 영동농협 등이 구성한 ‘영동포도클러스터사업단’이 기술지도를 하고, 주류제조면허 신청 및 취득 절차도 대행한다. 정 군수는 “각각의 와이너리마다 발효 기술과 숙성기간을 달리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영동은 머지않아 와인향 그윽한 낭만의 고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계획은 영동을 우리나라의 관광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3도3군 관광벨트사업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는 유명한 와인 생산지이자 관광지지요. 해마다 수많은 사람이 와이너리를 보고 와인을 즐기기 위해 이 계곡을 찾습니다. 연간 방문객 수가 디즈니랜드를 능가할 정도예요. 백두대간 자락에 둘러싸인 우리 영동도 자연 환경 면에서 나파밸리에 뒤질 게 없습니다. 동쪽에는 눌의산(訥誼山·743m) 황악산(黃岳山·1111m)이 우뚝 솟아 있고, 서쪽으로는 마니산(摩尼山·640m) 천태산(天台山·715m) 성주산(聖主山·624m)이 수려한 아름다움을 선보이지요. 금강의 상류 지역이라 어디를 가나 청명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전국 어디서든 3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국토의 중심지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천혜의 자연 조건에 와인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면 최고의 관광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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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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