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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술 이야기 ⑭

‘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내가 죽거든 그녀에게 마가리타 한 잔을…”

  • 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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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퍼거스에게 “당신은 전갈과 달리 타고난 천성이 어질기 때문에 반드시 나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윽고 영국 정부가 조직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절하자 조디에게 운명의 시간이 닥쳐온다. IRA 조직의 상부는 퍼거스에게 조디를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조디는 죽음을 모면하고자 필사적으로 탈주하고, 어이없게도 IRA 은신처를 공격하러 온 영국군의 차량에 부딪혀 죽고 만다.

“내 천성이 그런 걸”

‘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영국군의 공격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퍼거스는 영국 런던으로 도피해 건설노동자로 일한다. 그리고 어느 날 조디와 약속한 대로 미용원을 운영하고 있는 딜을 찾아간다. 딜은 밤이면 메트로라는 술집에서 여가수로 일하고 있었다. 딜이 ‘크라잉게임’을 매혹적으로 부르는 장면이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퍼거스는 딜을 만나면서 뿌리치기 힘든 묘한 매력에 이끌린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에 빠진다. 둘의 관계가 무르익어가던 어느 날, 퍼거스는 딜이 여장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는 사이 딜도 퍼거스를 진정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퍼거스의 옛 애인 주드가 나타나면서 일이 꼬인다. 급기야 퍼거스의 현재 애인이자 조디의 옛 애인인 딜이 퍼거스의 옛 애인이자, 조디를 유혹해 납치한 주드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퍼거스는 딜을 위해 살인죄를 덮어쓰고 감옥살이를 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딜은 퍼거스를 면회하면서 자기를 위해 왜 그런 희생을 했느냐고 묻는다. 퍼거스의 대답은 간단했다. “내 천성이 그런 걸(It′s in my nature).” 그러고는 조디가 들려줬던 개구리와 전갈 이야기를 반복한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레아)과 남우조연상(제이 데이비슨)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에는 칵테일 하나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등장한다. 데킬라 베이스의 그 유명한 칵테일 마가리타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전반부에서 인질로 잡혀 있던 조디는 퍼거스에게 딜과의 추억담을 들려주면서, 만일 자기가 죽거든 딜을 찾아가 술집 메트로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마가리타를 한 잔 사주라고 부탁한다. 조디가 죽은 후 딜이 일하는 술집에 찾아간 퍼거스는 딜 앞에 마가리타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튿날 메트로에 다시 찾아가자 바텐더가 “이제 단골이 되어간다”고 농담을 하면서 퍼거스에게 미니우산이 꽂힌 마가리타를 한 잔 서비스로 건넨다. 그런가 하면 영화에서 딜을 연모해 쫓아 다니는 사내 앞에도 어김없이 마가리타가 놓여 있다.

데킬라와 오렌지 리큐어, 라임주스

그러면 칵테일 마가리타는 어떤 술일까? 마가리타는 데킬라 베이스로는 가장 잘 알려진 칵테일로 데킬라와 오렌지 리큐어, 라임주스 3가지 주요 재료로 만든다. 데킬라는 ‘신동아’ 2009년 9월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멕시코 선인장 아가베를 주재료로 한 멕시코의 상징적인 증류주다.

마가리타에는 데킬라 중에서도 비숙성 제품인 블랑코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제품이 아가베 향을 가장 잘 드러내기 때문에 마가리타에서도 데킬라의 개성을 보다 뚜렷하게 발산한다. 간혹 약간 부드러운 맛의 마가리타를 원할 때는 1년 이하 숙성 제품인 레포사도를 넣기도 하나, 장기 숙성제품인 아네호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맛만 고려할 때는 100% 아가베 제품이 선호되나, 가격 때문에 일반적인 바에서는 믹스토(50% 이상 아가베 함유) 제품이 주로 사용된다.

오렌지 리큐어에는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어느 것이나 마가리타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 그중 트리플섹(triple sec)이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값도 저렴하다. 코인트루(cointreau)나 그랑마니에(Grand Marnier) 같은 술은 값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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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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