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호

웹 킬러앱의 변천사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10-04-30 14:4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는 왜 컴퓨터를 사용할까? 사용자마다 컴퓨터를 쓰는 주목적, 주용도가 다를 것이다. 직장인은 인터넷 검색과 문서작업, 프로그래머는 소프트웨어 개발, 대학생이라면 교육과 과제 정리, 초등학생은 게임을 하기 위해 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 이처럼 사용자에 따라 인터넷 주용도는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가 대중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주목적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사용의 가장 큰 목적은 미니홈피를 꾸미는 것이었다.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라 불리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이렇게 시대별로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가리켜 킬러앱이라 한다. 인터넷 킬러앱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관심사와 웹의 발전 방향을 조망해볼 수 있다.

    PC통신의 킬러앱, 채팅

    웹 킬러앱의 변천사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가 인기를 끌었던 PC통신.

    1990년대 초반, 온라인에서는 PC통신이라는 플랫폼이 사용되었다. 사용자는 월 1만원가량의 비용을 PC통신사에 내고(물론 통신 사용료는 전화비로 별도 과금)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했다. 왜 당시 사용자들은 비싼 사용료와 통신료를 지급하고 PC통신을 사용했을까? 그것은 킬러앱 때문이다. PC통신에서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킬러앱) 덕분에 PC통신사들은 사용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PC통신의 킬러앱은 무엇이었을까? 1990년대 사용자들이 PC통신을 통해 즐겨 사용했던 서비스는 ‘채팅’이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에 모여 문자로 대화를 나누며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PC통신의 채팅은 나이와 지역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주었다.



    또한 PC통신의 동호회도 채팅 못지않은 킬러앱이었다. 다양한 주제의 동호회에서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받고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PC통신 동호회는 규모가 커지면서 오프라인에서 정기 모임을 열 만큼 참여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으며 공동구매 등을 통해 상업적인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웹 킬러앱의 변천사

    2000년대 초반 잠시 주목을 받았던 아이러브스쿨.

    PC통신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던 서비스로 자료실도 빠질 수 없다. 자료실에는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는 물론 게임 그리고 여러 분야의 사진, 음악, 동영상, 문서 등의 자료가 제공되었다. 각 동호회에도 자료실이 제공되어 동호회 회원들과 유익한 자료를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게시판을 통해 글자 기반의 각종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자료실을 통해 각종 자료를 다운로드하기 위해 밤새 PC를 켜둔 채 PC통신에 연결하느라고 상당한 통신비를 치르기도 했다. 당시 PC통신을 사용하기 위한 통신비는 정액제가 아니었고, 데이터 전송속도도 약 56Kbps로 무척 느렸다. 그렇기에 자료실을 이용하는 데 상당한 통신비가 들었다.

    2000년대 웹의 킬러앱

    1998년 한국에 두루넷이란 회사가 케이블모뎀을 기반으로 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며 웹이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이후 2010년 지금까지 웹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PC를 켜고 주로 하는 컴퓨팅 작업은 인터넷이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은 대부분 웹이다.

    우리가 웹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PC통신의 채팅, 동호회, 자료실이 웹에서도 킬러앱일까?

    1998년경 웹 사용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던 서비스는 한메일과 카페였다. 다음이라는 포털을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게 한 한메일과 카페는 1990년대 하반기 웹의 킬러앱이었다. 특히 카페는 PC통신의 동호회를 보다 확장하고 확대한 것으로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모아주는 구실을 했다. 다음 카페는 2010년 1월자로 탄생한 지 11년 만에 약 800만개의 카페가 개설되었다. 카페를 통해 다양한 주제와 관심의 정보들이 공유될 수 있었고 전문 커뮤니티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웹 킬러앱의 변천사

    웹의 핵심 킬러앱으로 자리 잡은 검색 서비스.

    카페의 활성화는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2000년대 초반에 같은 학교를 다녔던 동창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이러브스쿨, 전문 커뮤니티 서비스인 프리챌과 다모임 등 커뮤니티 서비스도 이러한 배경 속에 탄생했다. 하지만 아이러브스쿨과 프리챌 등의 커뮤니티는 카페처럼 지속 성장을 하지 못하고 킬러앱이 되지 못했다.

    2002년 네이버는 지식iN이라는 Q·A 서비스를 제공했다. 검색 기반의 지식iN은 대한민국 웹의 핵심 킬러앱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 한국에서 검색 입력창에 일력되는 검색어는 하루에 2억개 정도다. 그만큼 검색은 웹의 핵심 킬러앱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한국의 웹 검색은 통합검색이라는 방식으로 구글의 웹 검색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통합검색에서는 검색어의 특성에 따라서 검색결과물이 뉴스, 블로그, 카페, 이미지, 동영상 등의 다양한 분류로 구분되어 제공된다.

    웹 킬러앱의 변천사

    웹은 물론 모바일의 킬러앱인 트위터.

    한메일, 카페 그리고 전문 커뮤니티 서비스와 함께 2000년대 초에 주목을 받았던 서비스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다. 본격적으로 미니홈피가 전 국민의 서비스로 대중화된 것은 2005년경부터였으며, 그 시작은 2000년이었다. 2000년에 싸이월드가 시작되고 2003년에 SK커뮤니케이션즈와 합병하면서 웹의 킬러앱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05년부터 서서히 블로그가 웹의 킬러앱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니홈피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1998년부터 2009년까지 다양한 웹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한때, 혹은 지금까지 킬러앱으로 사용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러한 킬러앱이 없었다면 웹은 지금처럼 성장해 대중에게 보급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2010년의 웹 킬러앱

    그렇다면 앞으로 웹의 킬러앱은 어떻게 진화해갈까? 이미 2008년부터 해외에서는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트위터와 같은 SNS가 웹의 새로운 킬러앱으로 등극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11월 아이폰 출시와 함께 모바일에 최적화된 트위터와 같은 서비스들이 킬러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트위터는 웹은 물론 모바일 영역까지 확장해가며 킬러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존의 웹 서비스들이 콘텐츠와 데이터에 집중되었다면 트위터는 사람에 집중되어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기반을 둔 서비스인 것이다. 게다가 짧은 문자 중심의 서비스 구성 덕분에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해외의 서비스가 좀처럼 주목받기 어렵던 한국 시장에서조차 트위터는 네이버의 미투데이, 다음의 요즘과 같은 SNS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며 웹의 새로운 킬러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모바일에 보다 최적화된 모바일의 킬러앱으로서 포스퀘어와 같은 위치 기반의 서비스도 꿈틀대고 있다. 포스퀘어는 모바일을 위한 서비스로서 사람보다는 ‘장소’에 집중한다. 하지만 포스퀘어는 모바일에서만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웹에서도 참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즉, 포스퀘어는 모바일 외에도 웹에서도 사용 가능한 킬러앱으로서 새로운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