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호

웹의 새로운 킬러앱, SNS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10-04-06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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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의 새로운 킬러앱, SNS

    SNS 열풍에 구글도 동참했다. 사진은 구글버즈

    1998년 두루넷 케이블 모뎀과 함께 정액제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고, 펜티엄 MMX와 윈도 98이 탑재된 PC가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WWW 시대가 열렸다. ‘다음’은 10여 명의 인력으로 한메일과 카페를 WWW의 핵심 서비스(킬러앱)로 운영하며 1990년대 하반기와 2000년대 초 한국의 웹시장을 장악했다. 이후 아이러브스쿨과 프리챌이라는 전문 커뮤니티가 득세한 뒤 그 열기는 2004년부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네이버의 지식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08년 블로그 열풍이 몰아쳤고 2009년부터는 SNS가 부상했다. 2010년은 SNS가 웹의 킬러앱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은 자명하다. 심지어 새로운 플랫폼인 모바일의 킬러앱도 SNS가 될 가능성이 높아 SNS는 검색에 이어 명실상부한 최고의 킬러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열풍은 모바일에 특화된 마이크로 SNS인 트위터를 탄생시켰다. 트위터는 놀랄만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나날이 사용자수가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한국의 유명인들(소설가, 스포츠선수, 연예인 그리고 정치인과 주요 기업의 CEO 등)도 속속 트위터에 합류하면서 해외의 웹 서비스가 국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실 한국에 진출한 수많은 해외 웹 서비스가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5%도 되지 않는 시장점유율로 주류가 되지 못했던 과거에 비하면 트위터의 초기 효과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의 미투데이, 다음의 요즘과 비교해 트위터는 한국에 지사조차 없음에도 선전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미투데이의 올 1월 순 방문자수는 약 271만명, 트위터는 약 136만명으로 트위터가 네이버의 서비스를 뒤쫓고 있다. 특히 트위터가 변변한 한국 홈페이지조차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트위터의 136만명은 놀랄 만한 수치인데다가, 스마트폰과 여러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연결되는 트위터의 특성상 실제 사용자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의 SNS로서 트위터의 실질적인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勢 불려나가는 SNS의 확장

    웹의 새로운 킬러앱, SNS

    TV 보면서 즐기는 SNS

    트위터의 세계적인 성공은 구글이 SNS에 진출하는 촉매가 됐다. 구글이 지메일에 연계해 동작되는 Buzz라는 서비스를 오픈한 것은 SNS의 가능성과 가치를 심상치 않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세계적인 검색엔진으로 세계의 정보를 구글의 검색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구글의 검색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양질의 콘텐츠라 할지라도 주목받을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구글이 SNS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SNS의 파괴력이 검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검색을 통해 세상의 정보에 연결하려는 것 외에 내 주변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세상 정보에 다가가는 경험이 더 편하고 유익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기계를 통해 정보를 찾아 나서는 것보다는 내가 믿는 사람들,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는 것이 더 빠르고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세상과의 소통 통로도 홈페이지, 카페, 미니홈피, 블로그에서 SNS로 바뀌고 있다. 국내외의 주요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은 SNS에 계정을 만들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SNS가 기존의 매체, 서비스와 비교해 소통에 유리한 점은 즉각적이고(Real Time)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댓글에 기반을 둔 소통은 상대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제대로 알기 어렵고, 글을 쓰는 사람도 익명성에 숨어 ‘글을 싸지르기’ 때문에 신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반면 SNS는 온라인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솔직하고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미투데이에 계정을 만들어 국민과의 소통에 앞장서는 이유도 SNS의 솔직하고 진실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믿기 때문이다.

    이밖에 SNS는 전파력이 뛰어나다. 가치 있는 글은 블로그나 실시간 이슈 검색을 통한 전파보다 더 빠르게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네트워크 효과, 피라미드 효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다. 즉 공중파의 실시간 전파력과 온라인의 지속적 확장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새로운 매체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 신뢰를 담보로 콘텐츠가 확대, 재생산되기에 기존 매체(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취한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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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의 미투데이

    무엇보다 SNS의 매력은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으로서 에코시스템(Eco System)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웹 서비스들은 독립된 섬처럼 서로 구분, 분리되어 있어 서비스 간의 연결성과 연계성이 부족했다. 그나마 기존 웹 서비스들은 검색을 중심으로 링크(LINK)를 통해 연결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SNS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많은 웹 서비스를 구슬처럼 엮어가고 있다. 게다가 SNS를 중심으로 한 신규 서비스들이 탄생하면서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워가는 생태계의 촉매제 구실을 하고 있다.

    SNS로 인한 생활의 변화상은 기존 매체를 소비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TV를 보면서, 신문을 보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SNS를 함께 즐기는 멀티태스킹의 체험을 가져다주었다. 이미 CNN 등은 트위터 등에 계정을 만들어 현재 방송되는 내용을 SNS를 통해 알리기도 하며,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프로그램별로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 시청자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MBC 등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공식채널로 트위터 사용자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TV와 신문 그리고 웹이 서로 구분, 분리되어 있던 과거와 다르게 SNS를 중심으로 기존의 오프라인 매체와 웹이 교집합을 찾게 된 것이다. 실제 필자도 방송을 보면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트위터 등에 연결해 같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TV 시청의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웹 서핑도 마찬가지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확장 기능인 트위터 리액션(Twitter reaction)을 이용하면 현재 보고 있는 웹 페이지에 링크를 건 트윗 내역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페이지를 보면서 SNS 사용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기존의 댓글은 해당 페이지의 하단에 누가 올렸는지도 모른 채 닫힌 구조로 등록되어 있지만, SNS와 엮인 이러한 기능은 열린 구조인데다 댓글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해당 페이지를 내 주변의 지인들에게 빠르게 전파하고 추천할 수 있다. 이처럼 SNS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경험의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SNS는 상생의 서비스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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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댓글

    상황이 이렇다보니 SNS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매시업 서비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구글 지도와 유튜브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이들 서비스는 API가 오픈돼 여러 서비스에서 구글의 지도와 유튜브를 쉽게 가져다가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다. 트위터와 같은 SNS 역시 이들 서비스처럼 수많은 매시업의 러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수많은 웹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다. 국내에도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많은 데스크톱, 모바일 어플과 웹 사이트들이 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공생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SNS는 승자독식의 경쟁구도가 아닌 상생의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웹 서비스와 크게 다르다. 두 번째 다른 점은 기존 WWW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구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면에서 SNS가 앞으로 미칠 파급력과 성장성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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