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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과 한일경제협력

新한일협력 시대 ‘박태준 정신’이 필요한 이유

“물건 훔치면 도둑이지만, 마음 훔치면 원하는 것 다 얻는다”

  • 허남정│㈜에스포유 회장 前 한일경제협회 전무이사 njhuh1211@hanmail.net

新한일협력 시대 ‘박태준 정신’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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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날을 앞두고는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직설적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감정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직접적인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일본으로서는 실로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자국민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한국을 실제보다 과장한 면이 없지 않지만 아사히신문의 사설에서는 일본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韓日 FTA 진지하게 검토할 때

흔들리고는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일본의 제조업 특히 부품산업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는 일본과 자본재 부품 분야를 중심으로 매년 300억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내고 있지만 양국이 협력하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분야는 여전히 많다.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나가야 할 공통과제도 많다.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1965년 한일 양국이 우여곡절 끝에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본격 추진된 한일경제협력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현재와는 정반대다. 말이 협력이지 우리는 그들의 선의에 의존해온 일방적인 협력이었다. 그들은 은혜를 베풀듯이 기술과 자본 그리고 산업화 경험을 제공했다.

일본은 자국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해 조금씩 ‘협력’했고, 대부분 자국의 환경에 맞지 않는 이른바 사양산업을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했다.



1965년 당시 우리나라에는 산업시설이라고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남긴 것이 전부로, 그것도 6·25전쟁으로 대부분이 파괴돼 산업 불모지에 가까웠다. 휴전 후 미국은 한국의 공산권 편입을 막기 위해 많은 경제지원을 했지만 원조물자의 80%가 민생안정을 위한 생필품이나 소비재였다. 미국은 한국의 산업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도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과의 경제협력과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바탕에는 식민지시대의 산업구조라는 물리적 유산뿐 아니라 지식, 경험, 제도 등 규범적인 유산이 있었다. 여기에 지리적인 이점과 언어·문화적인 유사성, 산업화와 근대화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 등도 일본과의 협력에 유리한 바탕이 됐다. 그러고 보니 이런 바탕이 한국의 산업화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세계 13위에 교역규모 7위의 경제대국이자 강소국이다. 2010년 11월에는 G20 서울정상회의 의장국으로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다섯 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나라가 됐다.

늘 돈을 꾸러 오고 물건을 빌리러 오는 귀찮은 이웃나라 한국의 국력과 위상이 크게 향상되자 그동안 위에서 내려다보던 일본이 어느새 협력하자고 손을 내미는 상황이다.

이제 그동안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큰 동아시아의 경제공동체를 만든다는 비전을 가지고 일본과의 협상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한일 FTA가 체결되면 일본은 우리에게서 에너지와 활력을 얻고 그들의 침체되고 폐색감이 감도는 시장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우리로서는 앞서 선진화에 성공하고 실패와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을 교훈 삼으면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시장이 좁다 하고 뛰어다니는 개척정신과 아프리카 오지에도 과감하게 뛰어드는 용기와 도전정신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젊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헝그리 정신’이 있다. 잘살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반면에 일본에는 ‘이 정도면 됐다’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조립산업 분야의 경쟁력과 상대적인 정치안정은 우리의 강점이다.

일본과의 FTA 체결로 신뢰관계를 구축-지금 일본과의 사이에 가장 부족하고 또 시급한 것이 신뢰관계 구축이다-하고, 이어서 중국을 포함한 한중일 FTA 구축은 3국 간의 역내 안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일본과 북한의 국교정상화는 북한의 개방과 산업화, 생산력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일본의 경제협력으로 북한에 산업화가 추진될 때 일본과 협력한 경험이 풍부한 우리의 노하우와 우수한 노동력을 제공한다면 북한의 산업화는 한층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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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정│㈜에스포유 회장 前 한일경제협회 전무이사 njhuh12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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