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달의 추천도서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 담당·송화선 기자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3/4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궁궐 장식 _ 허균 지음, 돌베개, 240쪽, 1만8000원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경복궁을 창건하고 근정전 어좌에서 남쪽을 바라보고 앉아 요순시대 재현의 원대한 꿈을 만백성에게 고했다. 그것은 옛날 요·순 임금이 몸을 공손히 하여 북을 등지고 남을 향해 앉아 세상의 문명을 밝힌 것과 다르지 않았다. 정궁인 경복궁을 필두로 한양 땅에는 창덕궁·창경궁·경희궁 등의 이궁이 속속 들어섰고, 뒤이어 덕수궁도 대열에 참여했다. 이들 궁궐은 지금도 조선 왕조의 경천애민(敬天愛民) 정신과 왕실 문화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궁궐은 일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듯 도시공원이 아니다. 귀중한 민족 문화 유산이며,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궁궐을 관람하는 이가 각종 전각과 문에 얽힌 역사를 알지 못하면 그것은 단순한 집이요 문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도처에 베풀어진 장식물이나 문양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 못하면 그것은 볼거리 이상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다.

옛사람들은 궁궐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도 뜻을 두었고, 장식물 하나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궁궐은 신비한 기호들로 가득 찬 거대한 상징 세계다. 상징은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것을 표현한다. 예컨대 정전 천장 중앙을 차지한 황룡은 제왕의 권위를 나타내고, 봉황은 하늘이 내린 상서의 징표로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황룡의 황색은 색채의 차원을 넘어 만물과 방위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전각이나 문의 칸수는 그냥 수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천·인·지(天人地) 등 우주적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방편으로 적용된 것이다.



‘궁궐 장식-조선왕조의 이상과 위엄을 상징하다’는 궁궐을 구성하는 유·무형 요소들을 상징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것이 내포한 뜻을 밝혀낸 책이다. 정치와 공식 행사가 벌어지는 정전과 편전, 그리고 왕족의 사생활이 펼쳐지는 침전 등에 베풀어진 것은 물론, 굴뚝·담벼락·다리·계단·의자 등 자칫 지나쳐버리기 쉬운 곳에 새겨진 문양 등 세세한 것에 이르기까지 궁궐의 모든 장식물의 배후를 추적했다. 또한 전각의 배치와 좌향, 적용 칸수와 같은 건축 뒤에 숨은 음양오행사상과 성리학 등 정신적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늘 보던 것도 다시 보면 달리 보인다. 장식이라는 형상 뒤에 감춰져 있는 뜻을 찾아내면 진면목이 드러나고, 진면목을 알면 그것을 만든 사람과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궁궐을 답사하고 유·무형의 사물과 현상들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선인들의 정신세계를 바르게 인식하는 첩경이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허균│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

New Books

성호 세상을 논하다 _ 강명관 지음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성호 이익의 비망록, 성호사설을 다시 읽다’라는 부제가 붙은 책. 조선 영조시대 실학자였던 성호는 경전과 문학은 물론 당대의 정치·경제·관직제도·외교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 3007편을 남겼다. ‘성호사설’이다.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가운데 조선의 사회상을 선명히 보여주는 글을 골라 ‘서얼, 똥구덩이 속의 사람들’ ‘수탈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조선 시대의 홈리스’ ‘부패한 자가 왜 출세하는가’ ‘부자 감세는 가난한 백성을 괴롭힌다’ 등 38개의 주제 아래 풀어놓았다. 성호 스스로 ‘한가할 적에 재미삼아 쓴 글을 모은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문체는 일정한 체계나 목적 없이 자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조선시대 지식인의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자음과모음, 287쪽, 1만7900원

문학에서 경영을 만나다 _ 이재규 지음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한국드러커협회 대표인 필자는 “피터 드러커의 통찰은 문학에서 나왔다”고 믿고 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할 방법을 찾았다.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 속에서 그들이 관찰한 각 시대의 산업과 경제, 그리고 기업과 경영자들의 모습을 분석하기 시작한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주홍글씨’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은 세관원이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포크너는 막노동을 한 뒤 남은 에너지를 글쓰기에 쏟아 부었다. ‘황무지’를 쓴 T.S. 엘리엇은 은행원이었고, 버나드 쇼도 한때 전화 회사에서 일했다. 작가들의 이런 경험은 그들의 작품에 여러 방식으로 등장한다. “각 시대의 기업 활동과 경영자의 모습을 … 예리한 눈을 가진 작가들이 어떻게 관찰하고 인식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대 산업사회의 풍경이 흥미롭다. 사과나무, 415쪽, 1만5000원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_ 매튜 스튜어트 지음, 석기용 옮김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1676년 11월, 당대 가장 촉망받던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탁월한 지성과 신성모독적인 발언으로 유럽 지식계에서 사실상 파문 상태였던 스피노자를 찾아갔다. 두 사람이 몰래 만난 사실은 훗날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고 그것이 각자의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근대성이 싹트기 시작한 이 시기, 다양한 철학적 논의가 이뤄지던 토대 위에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있음직한’ 이야기를 덧붙여 재구성했다. 세상에는 ‘신(神)’이라는 단 하나의 실체만 존재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과 무수히 많은 실체 즉 ‘모나드(monad)’들로 이뤄져 있다는 라이프니츠의 철학이 한 편의 잘 쓰인 추리소설 같은 이야기 속에 흥미진진하게 소개된다. 교양인, 632쪽, 2만7000원

3/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기자 민병욱의 민초통신 33 外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