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장진영 변호사의 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19

펀드 투자 ‘원금 보장 각서’ 받아도 무용지물

펀드 투자 ‘원금 보장 각서’ 받아도 무용지물

2/2
법원은 펀드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는 초보인 사람에게, 자기 돈으로 투자한 사람보다는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람에게, 나이가 젊고 학력이 높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많고 학력이 낮은 사람에게, 위험등급이 낮은 상품보다는 위험등급이 높은 상품에 더 철저한 설명의무를 요구했다. 특히 고객에게 투자설명서를 교부했는지가 설명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한 예가 많았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투자설명서를 받지 않은 것이 손해배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되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판결문은 “고객에게 펀드 가입을 권유했던 직원들은 모두 상품안내서만을 제시하거나 교부했을 뿐 투자위험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투자설명서를 제시해 그 내용을 설명하거나 교부하지 않았다. 특히 원금이 100%까지 손실될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것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여러 차례 펀드상품에 투자한 적이 있거나 투자위험고지서에 자필로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상품내용을 숙지하였다”라고 쓴 경우엔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

펀드 소송의 경우 일부 승소가 적지 않지만, 키코 소송의 경우 일부 승소 비율은 10% 남짓에 그친다. 법원은 키코 소송에서 은행이 기업에 키코상품을 권유하면서 그 위험을 일반적이고 추상적으로만 고지했고 환율이 안정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점만 강조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하기는 했다. 그러나 회사 규모에 비해 과도한 규모의 키코 계약을 하게 했거나, 대출을 미끼로 키코 가입을 제안하고 위험성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 등 은행이 적극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만 기업 측 손을 들어주었다.

펀드 가입 당시 금융기관 직원이 원금을 까먹을 일은 없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원금 보장 각서를 써주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 펀드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입었다면 투자자는 각서대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순진한 고객은 직원이 써준 각서를 믿고 안심하겠지만 나중에 법원에 가면 전혀 뜻밖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런 종류의 각서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확고하다. 대법원은 “위험관리에 의하여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증권시장의 본질을 훼손하고 안이한 투자판단을 초래하여 가격형성의 공정을 왜곡하는 행위로서 증권투자에 있어서의 자기책임원칙에 반하는 행위로 정당한 사유 없는 손실보전의 약속 또는 그 실행 행위 역시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원금보장 또는 손실보전을 해주겠다는 각서는 무효라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피해보전 책임 낮아

그러나 각서가 무효이기는 하지만 휴지조각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각서는 금융기관 직원이 펀드를 권유할 때 펀드의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간접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금보장 각서를 받는 경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음”이라는 문구를 넣는다면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강력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소송 사건에서 금융기관이 펀드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배상액수를 보면 투자자의 처지에선 한숨이 나올 수 있다.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진 대부분의 사건에서 은행의 책임은 많게는 손실금액의 50% 이하, 적게는 10~20% 선에 그친다.

설명의무, 고객보호의무 위반행위가 인정됨에도 전액배상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이러한 분쟁이 주가지수가 오를 때에는 발생하지 않다가 크게 떨어질 때 나타난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다시 말해 설명의무 위반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어느 정도의 손실이 불가피했을 것이므로 이러한 범위에서는 위법행위와 손실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펀드 투자 ‘원금 보장 각서’ 받아도 무용지물
또 다른 이유는 증권투자의 대원칙인 자기책임의 원칙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해서 손실액 전부를 물어주라고 한다면 주식투자의 최종적인 책임은 투자자가 져야 한다는 원칙을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책임비율을 최대 50%로 제한하고 투자자의 책임 범위를 더 넓게 한 것이다.

법원 판결이 주는 교훈은 “금융기관 말만 믿고 펀드에 가입하면 목돈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신동아 2011년 10월호

2/2
목록 닫기

펀드 투자 ‘원금 보장 각서’ 받아도 무용지물

댓글 창 닫기

2021/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