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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현장에서 살다 현장에서 죽겠다”

‘일 중독’ 박원순 서울시장

  • 조성식 기자│mairso2@donga.com

“현장에서 살다 현장에서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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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11월8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당선 후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대면했다. 이날 두 사람 사이에 주목할 만한 대화는 없었다. 의례적인 인사말이 오갔을 뿐이다.

그는 “내게는 배석권만 있다”며 “만약 국무회의 정식 구성원이라면 매일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 닫힌 행정을 하고 있잖아요. 소통이 너무나 중요한 시대 가치인데.”

청책(聽策)토론회

“현장에서 살다 현장에서 죽겠다”

사방이 책으로 뒤덮인 시장 직무실.

박 시장은 국가정보원과 소송을 하고 있다. 2009년 6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이던 그가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단체를 후원하는 기업들을 국가정보원이 조사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게 계기였다. 국정원은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박 시장 손을 들어줬다. 국정원은 1, 2심에서 모두 패했다.



▼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할 때는 관계가 좋았는데 왜 탄압받는다고 생각하세요?

“그건 이 대통령에게 물어보셔야죠. 저야 조용히 일 잘하고 있었는데.”

▼ 제가 아는 법조계 인사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고 국정원에서 연락받았다고 하더군요.

“국정원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 저의 모든 행동이 언론에 공개되고 아름다운재단은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재단인데. 장부도 인터넷에 다 공개하고.”

▼ 강용석 의원이 열심히 공개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문제가 드러났나요? 이해가 안 돼요. 이 대통령 자신도 월급을 내놓았던 곳인데. 도대체 우리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 이 대통령이 일은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 왜 국민의 신뢰를 못 받을까요?

“독단이 문제죠. 국정이라는 방대한 분야를 혼자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점을 비판받고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관료주의라는 게 윗사람이 한마디 하면 함부로 토론하거나 반박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들을 수 있는 채널을 많이 만들고 언론과 국회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자세가 돼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있죠. 권력에서 물러나면 4대강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가 나올 겁니다.”

▼ 박 시장께서 이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도 있습니다. 혼자 너무 열심히 일해서 아랫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거죠.

“그런 점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듣는 데 바쁘잖아요. 청책(聽策)토론회만 댓 번 했어요. 일반 직원들의 인사 불만이나 정책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시장만 보는 창을 운영하고 있어요. 오늘 보니 110개 더 올라왔던데.”

▼ 간부들이 불안해하겠네요?

“그렇죠.(웃음) 좋은 제안이 많이 올라와요.”

▼ 직원들을 다 함께 끌고 가면서 일 잘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훌륭한 리더라고 하지요. 박 시장께서도 그런 점을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겸허하고 겸손한 게 중요한데, 잘 안 되잖아요? 늘 경계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많은 경로를 통해 듣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를 솔직하게 비판할 수 있는 사람들.”

▼ 워커홀릭이신가요?

“이 방대한 업무를 워커홀릭이 아닌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다고 봐요.”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

박 시장이 신문기사 쪼가리를 들어 보였다.

“이거 제가 오려놓은 건데, ‘조선시대 왕의 하루는 고달팠다’라는 기사입니다. 이걸 보고 제가 큰 위안을 받았어요. 새벽 5시부터 일과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저녁에도 강의 듣고. 세종은 새벽 두세 시에도 일어나 밀린 결재를 했다고 해요.”

▼ 시장 되기 전에도 일중독자 아니었던가요?

“그렇죠. 그래서 새해에는 무조건 일주일에 하루는 일정을 비우려고 해요. 면담과 보고 없는 날. 구상을 할 수 있는 날. 그리고 연말엔 무조건 휴가를 갈 겁니다. 휴가는 다 찾아먹자는 주의니까.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놀아야죠. 사실 노는 것도 아니지만. 재충전하고 사업 구상을 하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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