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본적으로 여당 사람들은 돌아선 민심을 끌어안을 묘책이 없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이 두려운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김문수 지사를 만나 요동치는 정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얼마 전 한국정책학회가 주는 정책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냥 주더라고요. (웃음) 정책학회에서 새로운 면모가 뭐 있나 하고 봤는데 우리가 좀 괜찮게 한다고 평가한 것 같아요.”
▼ 서울시장도 어떤 정책을 펴고 있고 다른 광역단체장이나 장관도 그렇게 할 것인데 굳이 수상한 이유는 뭘까요?
“경기도만 하고 있는 것이 있죠.”
배석한 김용삼 대변인은 “정책학회 회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이뤄낸 점을 평가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환승할인제, 위기가정 무한돌봄, 꿈나무 안심학교와 같은 파격적인 교통·보육정책이 정책 전문가들에게 특별하게 인식됐다는 이야기였다.
“다들 풍비박산 났어요”
▼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보궐선거 발생 원인이 전면 무상급식 논란에서 비롯했는데 지사께선 오세훈 전 시장과는 의견이 달랐죠?
“오 전 시장이 생각을 그리 하는 것은 좋아요. 그것이 결국 주민투표로 갔습니다. 주민투표로 가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사직을 해버렸기 때문에 결국 굉장한 포퓰리스트가 되었습니다. 포퓰리스트 중의 포퓰리스트가 됐어요.”
▼ 한나라당으로선 뜻밖의 상황 전개겠죠?
“도둑을 잡으러 가다가 도둑을 안방에 들어오게 한 꼴이죠. 서울시장 내준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당 체제가 무너지고 안철수를 불러왔어요. 거기에다 2012년 대선 전체에 영향을…. 나비효과라고 하죠. 그것 하나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습니다.”
▼ 오 전 시장이 이런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글쎄요. 예상하고야 그렇게 하겠어요.”
▼ 오 전 시장은 앞으로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다고 보나요?
“재기를 못한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봐요. 당내에서 오 전 시장이 아주 잘한다고 다들 응원도 많이 했어요.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했어요. 그 사람들 지금 다 어디 갔는가요? 계속 용기 있었다고 해줘야 하는데. 지금 없어요.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이제 언론은 박원순을 계속 영웅으로 보도해요. 대통령보다 보도를 더 많이 해줍니다.”
청년층 분노가 여당을 표로 심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많은 사람이 이런 해석에 공감한다. 그러나 정치 탓만 하지 말고 각자가 자기 인생을 책임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모든 원인을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돌리는 습관은 오히려 자기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한나라당이 젊은 층을 대변하거나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 한나라당이 젊은 층과 소통 못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이번 보궐선거에선 청년층이 반(反)한나라당 쪽으로 유난히 쏠리더군요.
“MB(이명박 대통령)가 레임덕으로 말기에 왔어요. 우리는 보육과 교육을 포퓰리즘으로 이야기하니 20~40대의 정서와 안 맞는 거죠.”
▼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전체적으로 그런대로 인정해줄 만한 것이 있어요. 그러나 제일 먼저 민심이 이반된 것이 부동산이에요. 수출도 잘되고 밖에 나가면 아주 코리아 원더풀이다 그러는데, 안에선 자기 집값 다 떨어지는 거죠. 집 가진 사람은 다 억대씩은 떨어졌어요. 건설, 건축 위축되고 내수도 사라졌어요. 그러니 약속한 747이 깜깜한 이야기가 됐어요.”
▼ 집값이 오르면 오른다고 걱정하는 여론이 생깁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너무 오르면 무주택자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무주택자보다 유주택자가 더 많아요. 경기도의 경우 자가(自家) 보유 비율이 60%가 넘어요. 이게 다 가라앉고 있는 거죠. 과거에는 집값이 내려도 조금만 내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이 떨어져요.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데….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중산층이 아니고 서민으로 전락하는 거죠. 주변에 이런 분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