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호

겨울폭포

  • 이산하

    입력2012-11-20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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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폭포

    일러스트∙박용인

    나이에 맞게 적당히 살 수 없다거나

    시대와의 불화를 피할 수 없을 때마다

    난 얼어붙은 겨울폭포를 찾는다.

    봄에는 세상 안팎의 경계를 지웠고

    여름에는 바닥을 치며 자신을 비약시켰고



    가을에는 뼈와 살 사이로 마지막 망명을 떠났고

    겨울에는 자신의 모든 틈을 완벽하게 폐쇄시키며

    허공을 향해 온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 정점에서 왜 자신을 꺾었는지

    꺾어지면서 왜 단숨에 자신을 응집시켰는지

    나른한 봄이 와 내 몸의 관절이 풀리기 전에

    다시 그것을 묻고 싶었다.

    이산하

    ● 1960년 경북 영일 출생
    ● 1982년 ‘시운동’ 등단
    ● 작품집: 시집 ‘한라산’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편역시집 ‘살아남은 자의 아픔’(프리모 레비 지음), ‘체 게바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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