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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대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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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과반수가 넘는 154석(선진통일당 4석 포함)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안철수 국무총리 후보의 총리 임명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은 문재인 대통령-안철수 국무총리 구도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는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다운계약서, 증여세 포탈이 드러났거나 그 혐의가 매우 짙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외 말 바꾸기, 언행불일치의 심각성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금까지의 고위공직자 청문회 전례로 볼 때 낙마 사유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는 대선에서 검증받는 게 오히려 더 수월할 것이다. 대선 때는 개인정보를 제출하지 않지만 청문회에 서면 다 내야 한다. 혹독한 검증이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명박 때리기는 필연”

전략적인 관점에서도 대선 패배로 자칫 당이 와해될지 모르는 새누리당이 새 정권에게 순순히 레드카펫을 깔아줄 리 만무하다. 새누리당 의원들로선 총선이 2016년에나 실시되므로 당장 자신의 당락과 연계되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만약 이러한 예상이 현실화되면 문·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정마비 사태를 맞게 된다. 정국이 여야의 벼랑 끝 대치상태로 들어감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극심한 이념논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한 정치 평론가는 “여여가 극적으로 대타협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안철수 외에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와 관련된 문제들이다. 각각 충청과 호남의 맹주인 이들은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인 노련미는 문 후보를 압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에게 휘둘릴 경우 청와대의 힘은 급격하게 빠진다. 문재인이 여의도 정치에는 왕초보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문재인 정권은 이명박 정권을 부정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이명박 보수정권 5년을 ‘잃어버린 세월’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청산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 규명, 한미 FTA 재협상 같은 작업을 벌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재인 캠프의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문 후보로의 단일화를 낙관하면서 “집권하게 되면 문재인-안철수 라인이 윈-윈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만일 문재인 정부에 안 후보가 참여한다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뼈가 있는 말로 답했다.

“무소속 대통령 놀이로 날 샐 것”

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갈등을 녹여내겠죠. 그보다는 안 후보 측이 다음에 명실상부한 국가지도자가 되기 위한 구상을 하지 않겠어요? 만일 (새 정부에 참여해서) 사사건건 간섭하고 내 몫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변화의 이미지가 사라져 버리겠죠. 따라서 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데 관심을 가질 겁니다. 안 후보가 그동안 던져준 메시지를 유지해야 안 후보 다운 것이지, 조그만 권력 좀 나눠가지려고 티격태격하면 이미지가 퇴색될 것이니,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정권 하에서 공직에 참여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야권 인사는 “그렇다고 안 후보가 여당의 당권을 쥘 수도 없을 거다. 공직도 안 맡고 당권도 못 쥘 거면서 후보단일화를 왜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문 후보는 당연히 안 후보에 대한 부채가 없으므로 독자적으로 정부를 꾸리면 된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가 후보단일화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대 쟁점은 무소속 대통령 실험이 될 것이 틀림없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런 일이 일찌감치 닥쳐올지 모른다. 문재인 캠프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는 정당을 극도로 불신한다.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고 정권을 잡으면 아마 민주당은 오갈 데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무소속 대통령의 탄생은 그 자체만으로 한국 정치사에 획을 긋는 일이다. 안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판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선거 전 신당 창당설’이 돌았지만 안 후보 측의 강력한 부인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각에선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소속 대통령 놀이로 날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안철수 당선인이 민주당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신 ‘헤쳐모여’를 통해 새 여당을 만드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이 때 여야를 막론하는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진다.

당장 그려볼 수 있는 구도는 안철수 정부가 현재의 민주당을 리모델링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민주당에서도 잔류파가 있을 수 있고, 박근혜 후보의 대선패배에 따라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이탈해 합류할 수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취임한 뒤 자신이 몸담았던 새천년민주당의 친노파는 물론이고 한나라당의 개혁성향 의원들까지 끌어들여 정치 개혁을 명분으로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여야 간 과반의석 구도가 무너지는 것까지 충분히 상정되므로 당하는 쪽에서는 극렬하게 저항할 것이다. 안철수 신당창당은 바로 여·야간 극한 대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안철수 캠프는 집권 후 정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조심스러워 한다. 당장은 대선 승리가 목표지 당선 된 후의 정치지형까지 그려보려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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