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호

나눔 경영으로 ‘참! 좋은 기업상’ 김성조 국제통신공업 대표

  • 글·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사진·이기욱 기자

    입력2012-11-22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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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 경영으로 ‘참! 좋은 기업상’ 김성조 국제통신공업 대표
    기업은 영리 추구를 위해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그런데 김성조 국제통신공업 대표(50)에게 기업은 ‘나눔 추구가 목적인 조직체’인 듯하다. 직원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관공서 조달 납품을 할 때는 계약금액의 5%를 후원하고, 매월 직원들과 함께 급여의 일부를 떼 기부를 한다.

    그가 ‘나눔 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평소 신념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도 어려운 시절을 겪은 영향이 크다.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회사가 장비 판매에 치중하는 데 실망해 기술개발 중심의 국제통신공업에 입사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사 대표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 대표가 회사를 맡아야 했다.

    “내가 맡지 않으면 10여 명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했어요. 어쩔 수 없이 맡았지만, 기술에 대해선 자신 있었어요.”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매진한 끝에 2년 뒤 국내 처음으로 유도형자동전압조정기(IVR)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4년간 연구개발 끝에 2006년 고효율 디지털 무정전전원장치(UPS) 개발에 성공했다.

    “UPS는 미국이 3대 미래산업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블루오션입니다. GE와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우리가 도전한다고 하니 다들 ‘무모하다’고 했어요.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UPS는 평소 전기를 저장했다가 정전이 될 때 저장된 에너지를 무정전으로 전원 공급하는 장치. 병원, 은행 등에서는 필수장비로 세계시장 규모가 80조 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UPS 가격은 외국제품의 3분의 2 수준. 시장에선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지난해부터는 일본 등 해외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UPS 개발 전까지 매출 10억 원의 회사였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나도 집 두 채를 처분하고 밤새 회사 일에 매달렸더니 이혼 직전까지 가더라고요. 그래서 연수원을 짓고, 직원 41명에게 집을 마련해주고 있어요.”

    대규모로 땅을 사 전원주택 12채를 지어 사원들에게 분양했다. 아파트 거주를 원하면 경매를 통해 집을 구해줬다.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지원했고, 30만 원씩 급여를 인상해 이자비용을 내도록 했다. 비용은 회사가 3억 원을, 김 대표가 개인 돈 10억 원을 댔다.

    “죽기 살기로 하면 안 되지만, 죽자고 하면 되더라고요. 그럼 나눠야죠. 사원복지와 기부, 연구개발 투자에 수익의 3분의 1씩을 쓰려고 해요. 장학재단을 만드는 게 꿈이고요.”

    김 대표는 이러한 나눔 정신을 인정받아 11월 15일 ‘중소기업 옴부즈만’(국무총리 위촉)이 주는 ‘제1회 참! 좋은 기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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