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호

3000개 중소기업에 혁신 전파 임윤철 (주)기술과가치 대표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2012-11-22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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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개 중소기업에 혁신 전파 임윤철 (주)기술과가치 대표
    농수산물을 장기간 싱싱하게 보관하는 기술이 있다면? 수확한 과일을 저장해놨다가 값이 가장 높을 때 출하할 수 있고, 꽃은 비행기보다 저렴한 선박에 실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무선 충전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기만 해도 휴대전화나 노트북이 자동으로 충전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기술과가치’가 요즘 사업화에 주력하는 기술 중 일부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7개 사업화전문회사 중 하나로, 공공이나 민간이 개발한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로 자리 잡기까지 시장조사 및 분석, 전략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임윤철 대표는 “좋은 기술이란 곧 사용처가 많은 기술”이라며 “이들 기술로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국내외에 특허 등록해 글로벌화 발판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여년간 과학기술 정책 및 지식산업 전반을 연구해온 임 대표는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이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 참고해야 할 대상으로 미국 애플사(社)를 꼽았다. 제조는 남에게 맡기고 기획과 개발에만 집중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낸다는 점에서다.

    “지식산업에서 승리하려면 몸집이 가벼워야 합니다. 제조는 제조 전문회사에 맡기고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해야 해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는 여전히 중소기업을 제조 능력 기준으로 판단해 안타깝습니다. 이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만 살아남는다는 논리엔 재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made by’가 아니라 ‘designed by’‘innovated by’가 지식산업의 핵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기술을 접목해 혁신을 이끌어낼까. 사실 누구나 이 대목에서 고민이 많다. 이에 기술과가치는 내년부터 ‘3000/ 5000 프로젝트’라는 교육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3000개 중소기업 및 연구기관의 5000명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애플처럼 혁신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感)을 익히게 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방법론보다는 역사, 철학, 과학기술과 사회 등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임 대표는 “필연적으로 혹은 우연하게 개발된 수많은 기술 중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만 빛을 보게 된다”며 “인간, 역사, 사회 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여러 차례 정부 과학기술 정책에 참여한 바 있다. 유력 대선주자 모두가 과학기술 전담 부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그는 “우리 산업이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는 데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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