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호

남상태(전 대우조선 사장) MB 동서 신기옥에 연임 청탁, 대가로 업체 주식매입 약속 의혹

세빛둥둥섬 운영업체 로비說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13-04-19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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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빛둥둥섬 운영업체 실경영자 조모 씨는 소망교회 집사
    • “남상태, 섬 운영업체 지분 300억 원에 매입 약속”(조 씨)
    • CR101, 설립 일주일 만에 운영업체 선정
    • 남상태 “조 씨 만난 적 있으나 신기옥은 모르는 사람”
    • 신기옥 측 “나와 관련 없는 일”
    남상태(전 대우조선 사장) MB 동서 신기옥에 연임 청탁, 대가로 업체 주식매입 약속 의혹
    서울 반포대교 남단의 한강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세빛둥둥섬’. 이 인공섬 조성사업은 한 시민이 낸 소박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바지선 두 척을 연결해 어린이 놀이터와 소형선박 계류장으로 활용하자는 ‘플로팅 가든(floating garden)’ 구상으로 50억 원이면 가능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프로젝트와 만나면서 사업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총 면적 9629㎡ 규모의 인공섬 3개와 미디어아트갤러리로 구성된 이 사업에는 지금까지 1390억 원이 들어갔다. 준공은 했으나 운영업체를 찾지 못해 개장을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처음부터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도 도입했다. 패스트트랙 방식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날짜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경우에 주로 활용하는 건설방식이다. 설계가 완공되기도 전에 착공하기 때문에 총공사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방식을 채택하자 “오 전 시장이 임기 중에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지자체 세금낭비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영수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이하 특위)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해온 세빛둥둥섬 사업과 관련해 오 전 시장과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들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특위는 이 사업이 △서울시의회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진행됐고 △사업 시행사인 (주)플로섬과 사업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부당하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거나 손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으며 △SH공사가 공사 설립목적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에 30% 정도의 지분을 갖게 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3년 만에 대주주 된 효성

    특위는 “민간영역의 수익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SH공사가 오 전 서울시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출자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출자했고, 부채 규모가 16조 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재정부담에 대한 검토 없이 출자금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오 전 시장과 플로섬은 “이 사업은 시의회 동의 대상이 아니다. 사업은 적법하게 진행됐다. 서울시와 변협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기자는 이 사업을 시행한 플로섬과 2010년 운영업체로 참여한 (주)CR101에 주목했다. 이들이 어떤 경로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는지, 그동안 이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 왔는지가 관심사였다. 취재 과정에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과 의혹을 파악했다. 주로 CR101과 관련된 것이었다.

    사업 시행사인 플로섬(자본금 429억 원)의 대주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이다. 효성은 처음 이 사업을 추진했던 C·그룹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업에서 손을 떼자 2008년 12월 자회사인 진흥기업과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다.

    효성이 처음 확보한 지분은 25%(효성 15%, 진흥기업 10%)에 불과했지만, 이후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대주주가 됐다. 2009년 2월, 32%의 지분을 갖기로 했던 연예기획사가 사업 참여를 포기한 뒤 효성은 15%였던 지분을 47%로 늘렸다. 그 사이 서울시 산하 SH공사도 지분을 늘렸다.(19.9%→29.9%) 효성은 또 2011년 6월 유상증자 당시 진흥기업, 외환은행, 한맥기술 등이 포기한 실권주를 인수해 지분을 57.8%로 늘렸다. 진흥기업을 포함한 효성그룹의 지분이 62.3%가 되면서 플로섬은 사실상 효성그룹의 자회사로 변신했다. 세빛둥둥섬 사업의 내용을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효성이 지분을 늘려가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CR101은 2010년 9월 플로섬과 3개의 세빛둥둥섬 중 2개의 임대차계약을 맺으며 이 사업에 참여했다. 그해 12월에는 나머지 섬 1개와 미디어아트갤러리에 대해서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총 임차보증금은 96억7600만 원, 월 임차료는 10억88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임대차계약 당시 CR101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세빛둥둥섬 문제를 오랫동안 조사해온 김정태 서울시의원은 “CR101과 플로섬이 첫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게 2010년 9월 17일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그 일주일 전인 9월 9일 웨딩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사업실적이 있을 수 없는 회사였다. 그런 회사가 어떻게 이 사업을 맡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플로섬과 CR101 등에 따르면 CR101 대표 정OO씨(회사 자금 횡령혐의로 구속수감)는 효성이 이 사업에 참여한 뒤인 2010년 초 세빛둥둥섬에 대한 3000만 원짜리 경영컨설팅을 수행했다. 정 씨는 컨설팅이 끝난 직후 CR101을 설립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정 씨가) 효성그룹 고위 인사와 친분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거나 “플로섬 강모 대표의 추천이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2011년 7월, 플로섬은 CR101이 임차보증금을 미납하자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한다. 당시는 세빛둥둥섬의 완공이 예정보다 미뤄지면서 사업 전체가 위기상황으로 치닫던 때였다. 섬과 섬, 육지와 섬을 잇는 도교 설치 문제가 장애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CR101 측의 한 관계자는 “임대차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 전인 2011년 초, 정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이 투자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남상태의 등장

    이 사업과 관련된 취재를 하던 중 CR101을 사실상 좌지우지한 ‘조OO 회장’이란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CR101에 수십억 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이 회사 정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던 CR101의 한 주주는 “조 씨가 CR101의 실질적인 경영자이며 정 대표는 ‘바지사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진행한 사람이 조 씨다. 조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집사다. 정 대표는 회의 때마다 ‘조 회장이 곧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씨도 정관계 인사들을 들먹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말, CR101 관계자와 조 씨의 측근 A씨는 기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2011년 초, 조 씨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300억 원을 투자받기 위해 노력했다. 남상태 당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투자에 대한 대가로 조 씨에게 자신의 연임 로비를 부탁했다. 소망교회 집사인 조 씨는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남 사장의 연임 로비에 뛰어들었다. 조 씨는 한때 큰 사업을 하던 사람으로 집안도 좋다.

    조 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인 신기옥 아주산업 회장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모회사인 산업은행 강만수 회장에게 직접 남 사장의 연임을 부탁하려고 시도했다. 조 씨는 두 차례나 남 사장과 함께 대구에 내려가 신 회장을 만나 연임 청탁을 한 것으로 안다. 거마비도 건넸다고 들었다. 하지만 남 사장이 연임에 실패하고 세빛둥둥섬 사업을 추진하던 오 전 시장이 사임하면서 일이 잘 안됐다. 조 씨로부터 이 같은 얘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조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남 사장에게 불만이 많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윗동서인 신 회장은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의 주역인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2008년 12월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대구의 한 술자리에서 ‘충성주’를 만들어 바친 것으로 알려진 인물도 신 회장이었다. 그는 현재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며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경북고 동창회 부회장이었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이 세빛둥둥섬 투자를 검토한 사실이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2011년 상반기쯤 전략기획실 쪽으로 투자제안서가 들어온 적이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검토는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당시 이 제안서를 받은 임원의 얘기다”고 밝혔다. “남상태 당시 사장의 지시였나”라는 질문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4월 초 대우조선해양 고문을 맡고 있는 남 전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CR101측 관계자 증언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1년경 조OO 씨를 누군가의 소개로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한 번 만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왜 만났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조 씨와 함께 신기옥 씨를 만나 연임을 부탁한 사실은 없다. 신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CR101, 남상태 전 사장, 신기옥 회장과 관련된 취재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조 씨와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수차에 걸쳐 전화를 하고, 취재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남겼다. 일주일 넘게 아무런 답을 하지 않던 그는 4월 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찻집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조 씨는 플로섬이 CR101에 계약해지 통보를 하기 전인 2011년 초 신 회장과 남 사장의 만남을 주선하고 남 사장의 연임을 신 회장에게 부탁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자신이 한 일이 아니고 현재 구속 중인 정 대표가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 씨는 또 “남 사장이 연임 로비에 힘써준 대가로 CR101 사업에 3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게 아니라, 정 대표의 CR101 주식을 300억 원에 매입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씨와의 일문일답.

    ▼ 세빛둥둥섬 운영업체였던 CR101과는 어떤 관계인가.

    “CR101 정OO 대표가 내 조카다. 솔직히 플로섬과 CR101이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내가 이 사업에 깊이 개입했다. 정 대표는 사업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계약서도 내가 작성했다.”

    “내가 아니라 정 대표가 한 일”

    ▼ CR101 주주들은 정 대표를 ‘바지사장’이라고 한다. 그럼 당신이 실질적인 주인인가.

    “아니다. 처음부터 사업에 간여한 건 맞지만 경험이 없는 정 대표를 도와주는 차원이었다.”

    ▼ 사업을 하면서 소망교회 집사라는 신분을 이용했나.

    “교회를 팔아 일한 적은 없다.”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서인 신기옥 회장과는 어떤 관계인가.

    “신기옥 씨는 만난 일이 없다. 남 전 사장은 정 대표의 소개로 프라자호텔에서 딱 한 번 만났다.”

    ▼ 2011년 초 남 전 사장과 대구에 내려가 신 회장을 두 번 만난 걸로 안다. 그 자리에서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신 회장에게 부탁했다던데.

    “내가 아니라 정 대표(가 신 회장을 만나 남 전 사장의 연임을 부탁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번 만났다고 들었다. 신 씨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을 부탁했다는 말을 들은 건 사실이다.”

    남상태(전 대우조선 사장) MB 동서 신기옥에 연임 청탁, 대가로 업체 주식매입 약속 의혹
    ▼ 직접 신 회장을 만난 적이 없나.

    “없다.”

    ▼ 그럼 정 대표가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위해 뛴 이유는 뭔가.

    “당시 남 전 사장은 정 대표가 가진 CR101 주식을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금액으로는 300억 원이다. 당시 정 대표는 돈이 없었다. 정 대표는 ‘남 전 사장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남 사장의 연임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나에게도 연임 로비 부탁을 했다.”

    ▼ 세빛둥둥섬에 평창올림픽 홍보관을 만드는 데 투자를 받으려 했다고 들었다.

    “당시 세빛둥둥섬에 올림픽 홍보관과 체험관을 유치하려고 했던 건 사실이다. 한 달에 최소한 40억 원은 벌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예식장이나 식당 같은 민간사업만으로는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내 일을 돕던 한 사업가가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CR101 주식을 300억 원에 사들이는 문제와 올림픽 홍보관은 아무 관계가 없다.”

    ▼ 그럼 당신은 왜 남 전 사장을 만났나.

    “내가 남 전 사장을 만났을 때(2011년 3~4월)는 이미 남 전 사장과 정 대표가 사실상 한식구나 다름없던 상황이었다. 회사 주식을 사주기로 약속을 한 상태여서 그런지 서로 허물 없이 의견을 나누고 일할 때였다. 당시 남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옥을 매입하거나 짓기 위해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 일을 나에게 맡긴다고 해서 만난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 당시 주식보다 대우조선해양 신사옥에 더 관심이 있었다.”

    “올림픽 홍보관 지으려고…”

    ▼ CR101 측에서 신 회장에게 거마비를 건넸다는 얘기도 있다.

    “처음 듣는다. 정 대표에게 물어볼 일이지만 아닐 것이다. 당시 정 대표에겐 그럴 만한 돈이 없었고, 남 전 사장이 아쉬운 상황도 아니었다. 연임 로비를 부탁하는 대가로 이미 CR101 주식을 300억 원에 사주기로 약속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정 대표가 아쉬운 처지였다.”

    ▼ 정 대표는 남 전 사장과 신 회장을 어떻게 알게 됐나.

    “정 대표는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한 동안 일본에서 일을 한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남 전 사장을 알게 됐다고 들었다. 신 씨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모른다.”

    ▼ CR101에 대한 대우조선해양의 300억 원 투자는 왜 실행되지 않았나.

    “정 사장과 신 씨 등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알아보니 남 전 사장은 연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아 산업은행에서 사장 교체를 결심했다고 들었다. 남 사장이 연임되지 않으면 300억 원 투자는 실행되기 어려웠다. 이 사업을 추진했던 오세훈 시장이 물러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 전 시장이 시장직 사임을 발표한 건 2011년 8월이다.

    ▼ 대우조선해양이 300억 원을 실제로 투자했다면.

    “아마 사업이 잘됐을 것이다.”

    CR101에 대해 취재하던 중 조 씨의 측근인사 A씨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여러 문건을 입수했다. 모기업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주고받은 문답서와 ‘포스트 남상태’에 대한 대우조선해양 측의 입장이 담긴 글 등이었다. 남 전 사장의 이력서도 있었다. 문답서에는 2009년경부터 문제가 됐던,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장유건설(당시 대표 이창하)의 합병과 관련된 의혹, 1억 원 로비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졌던 이창하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와 남 전 사장의 관계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한국산업은행 검사부 경영컨설팅단장과 대우조선해양이 주고받은 문건이었다. 다른 문건에는 이런 내용의 글도 있었다.

    “남상태는 2006년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 부임한 후부터 현재까지 수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조선업계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수십 년간의 조선인으로서의 탁월한 경험을 토대로 미래 조선업의 신성장동력을 꾸준히 연구하고…(연임을) 재가해주신다면 각자의 특성을 극대화하여 16개의 계열 및 관계사가 결집 상호 유기적 보완체제를 구축하며, 각사의 특장점을 최대화하여 수년간 치밀하게 계획된 그룹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남상태(전 대우조선 사장) MB 동서 신기옥에 연임 청탁, 대가로 업체 주식매입 약속 의혹

    세빛둥둥섬 조감도.

    그렇다면 조 씨의 측근 A씨는 왜 이 문건을 갖고 있는 걸까. 문건의 출처를 물었더니 조 씨는 이렇게 답했다.

    “정 대표에게서 받았다. 남 전 사장이 신 회장 등에게 연임을 부탁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문서라고 들었다. 연임 로비 과정에서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이 각종 의혹을 이유로 연임 불가를 통보한 뒤 남 사장이 작성한 것이라고 들었다. 남 전 사장과 대우조선해양은 만약 남 전 사장의 연임이 어렵다면 최소한 내부인사가 후임 사장이 되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정리해 신 회장과 강만수 회장에게 보낸 걸로 안다.”

    이들 문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2010~2011년경 남상태 사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국회 등에서 문제가 됐다. 장유건설 인수과정의 문제점도 그중 하나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지주사인 산업은행에서 해명을 요구해 와 작성한 것이다. 그 문건이 어떻게 외부로 나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보면,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는 실패했다. 2012년 3월 남 전 사장은 고재호 부사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2년 임기 고문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이라는 얘기도 당시 나왔다. 다음은 프레시안 2012년 3월 26일자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2012년 3월 30일, 대우조선해양은 고재호 사장을 선임하는 주주총회를 열면서 몇 가지 경영상의 변화를 줬다.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 차입 등 중요 경영사항을 이사회 의결사안으로 하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한 것이다. 감사위원회에는 이사회 강제소집 권한을 줬다. 이전에는 없던 조치였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감사위원의 상당수가 남상태 사장의 인맥으로 분류되던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다. 재계 안팎에선 ‘남상태 전 사장의 수렴청정’ 얘기가 나왔다.’

    “대우조선과 CR101은 가족”

    조 씨와의 인터뷰가 이뤄진 직후인 4월 6일과 8일, ‘신동아’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듣기 위해 남상태 전 사장과 신기옥 회장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조 씨의 증언과 취재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신 씨는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비서를 통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답을 전해왔다. 전화 통화를 했던 남 전 사장에게선 이후 연락이 없었다.

    수감되어 있는 정 대표의 입장도 듣기 위해 4월 10일 취재 내용과 질의서가 담긴 서신을 보냈다. 4월 12일에는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접견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접견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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