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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북한

김정은, 체제 명운 걸고 시장화 개혁 나섰다

北, 메가톤급 경제개혁 착수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정은, 체제 명운 걸고 시장화 개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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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초과 수확량 처분

북한은 농산물 수매가격을 시장가격에 맞추는 개선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협동농장의 말단 생산단위를 기존 30명 안팎에서 5명 안팎으로 줄였다. 5명 안팎의 분조로 나눈 것은 가족 단위 경작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 두 가족이 하나의 분조가 될 수 있다. 가족 단위 경작은 생산량을 높이게 마련이다.

이 같은 조치는 농업에서 공동생산 시스템을 바꾸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개혁은 1978년 농지를 농촌 가구에 임대하는 제도인 승포제(承包制) 도입으로 시작됐다. 북한의 개혁 조치는 토지를 농민에게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승포제와 다르지만, 생산량의 70%가량을 국가에 현물 또는 현금으로 내고 초과 수확량을 농민이 처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영농제인 승포제와 유사하다. 북한 당국은 농민들에게 “분조가 경작하는 땅을 가구별로 나눠 경작해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② 산업에서의 시장화 개혁

김일성종합대 출신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10월 1일 ‘北 계획경제→시장경제 방향전환 추진’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동아일보 1면 머리에 실린 이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북한이 공장과 기업소의 자율성을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실시될 이번 개혁은 생산과 판매, 경영과 고용은 물론이고 해외 수출까지도 모두 기업소 및 공장의 책임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는 것이어서 북한이 사실상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방향을 트는 ‘북한 정권 출범 후 가장 획기적인 경제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는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에 버금가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경제체계의 핵심은 국가 기간 및 군수 산업을 제외한 북한 전역의 공장과 기업소에 경영 자율성을 100%에 가깝게 부여하는 것이다. 노동자 임금도 기업소가 직접 결정할 수 있어 인센티브는 물론이고 생산 독려를 위한 임금 차등화가 전면 가능하게 됐다.”

북한은 지난해 6월 경제단위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6·28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일부 기업소 공장에완전독립채산제를 도입해 1년간 시범운영했다. 기업소 공장이 자율적으로 계획해 생산하고 수익에 따른 분배를 허용한 것. 일부 기업소에서는 생산 실적에 따라 급여가 최고 100배까지 올랐다.

북한이 내년부터 북한 전역에서 도입하려는 경제관리개선체계(신경제체계)는 시범 운영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기업소 일꾼을 상대로 신경제체계를 집중 교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제체계가 도입되면 기업소가 생산량 판매가격을 직접 결정하고, 인원 충원 및 해고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일하는 북한 관료는 신경제체계와 관련해 “기업의 지배인 책임경영제는 지난해 12월 1일자로 실시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일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주의”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어떤 공장, 기업소에서는 100배가량 인상됐다. 각 기업 지배인이 임금 수준을 결정한다. 사회주의 원칙이 ‘노동에 따른 분배’인데 그간 잘못된 인식으로 평등만을 강조하는 공산주의를 추구했다는 반성이 나왔다. 일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주의를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 및 전기이용료 등을 국가에 낸 후 남은 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중심의 ‘노동에 따른 분배’를 실시하는 것이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신경제체계는 ‘북한식 시장경제’로 가려는 첫걸음을 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김정일 시대에 내놓은 조처보다는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③ 경제특구 및 관광특구 청사진

현재 북한의 경제특구는 나선경제무역지대,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국제관광특구 넷이다.

함경북도 나진·선봉(나선)은 북한에서 별천지다. 밤이면 자본주의 국가의 도시처럼 네온사인이 반짝인다. 신작로에 택시가 질주한다. 북한 돈 대신 달러, 위안이 사용된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80%에 달한다. 한 끼 식사를 사 먹는 데 한국 돈 1만7000원가량이 든다. 나선 특구에는 150개 외국기업이 합작기업 형태로 입주해 있다. 북한은 나선항 운영권 일부를 중국, 러시아에 넘겼다. 최근에는 나선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가 개통됐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탈북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나선은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다. 나선이 잘살게 된 것은 개방 덕분이다.

북한은 원산-칠보산-백두산-신의주-남포-해주에 이르는 말발굽 모양의 경제특구를 만들어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칠보산, 백두산에는 중국 자본, 신의주-해주를 잇는 황해안에는 중국·유럽 자본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원산 개발과 관련한 투자협상을 싱가포르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발굽 모양 특구 구상은 북쪽의 나선 및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 백두산 관광특구, 서쪽의 개성 신의주 남포 해주 경제특구, 동쪽의 금강산 칠보산 원산 관광특구로 이뤄져 있다. 서쪽의 경제특구는 장기적 관점에서, 동쪽의 관광특구는 단기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마공항서 軍 철수

삼지연공항(백두산 인근), 어랑공항(칠보산 인근), 갈마공항(원산 인근)은 북한군이 운영하던 군사공항이었으나 올해 1월 김정은의 발의로 민간에 이양됐다. 북한은 이 공항들을 민간공항으로 국제기구에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삼지연공항, 어랑공항, 갈마공항에 주둔하던 병력을 철수시켰다. 군부가 소유하던 갈마호텔, 새날호텔도 민영화해 새로 문을 열었다.

북한은 금강산과 원산 마식령 스키장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갈마공항 확장공사를 시작했다. 명칭도 갈마공항에서 원산비행장으로 바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월 29일 “홍콩 PLT설계건축회사가 2억 달러를 들여 확장공사 중인 갈마공항 공사가 끝나면 활주로 길이가 현행 2050m에서 3500m로 연장된다”면서 “항공기 12대가 계류할 수 있으며,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을 처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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