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Hot Star

“나이 차? 상관없어요, 대화 되는 남자라면”

파격 연기 변신 최지우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나이 차? 상관없어요, 대화 되는 남자라면”

2/5
“나이 차? 상관없어요, 대화 되는 남자라면”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 기존 이미지와 사뭇 다른데, 복녀 캐릭터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주변에서 많이 우려했어요. 원작이 워낙 잘돼서 비교당할 수밖에 없고,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직장의 신’과 ‘여왕의 교실’이 이미 방영돼 뒷배를 탄 느낌도 있어서요. 더구나 배우 최지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패션이나 비주얼 요소를 모두 포기해야 하니까. 그래도 복녀를 꼭 하고 싶었어요. 원작을 보고 나서 미타가 아닌 복녀를 새롭게 탄생시킬 자신이 있었어요. 초반에만 딱딱하지 좀 지나면 풀어지고 인간적인 감동을 주는 캐릭터라는 걸 알았거든요.”

▼ 캐릭터 잡느라 애먹었겠네요.

“처음엔 힘들었어요. 말투나 목소리 톤, 눈빛, 표정을 일일이 복녀 캐릭터에 맞춰 새롭게 만들었거든요. 길고 딱딱한 대사가 많은 것도 문제였어요. 설명조로 사전적인 지식을 말하는 대사들이요. 긴 대사를 주고받는 것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지만, 사전적인 지식을 말하는 대사가 길면 웬만큼 외워가지곤 안 돼요. 머리에서 한번 생각하고 내뱉는 게 아니라 툭 치면 입에서 다다다 하고 나올 정도가 돼야 해요. 평소에 복녀처럼 딱딱한 말투를 쓰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딕션(발음)이 좋은 배우도 아니라서 자칫 약점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겠더라고요. 대사가 생각나서 잠도 안 왔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틀리면 안 됐거든요. 토씨 하나, 조사 하나만 달라져도 어감이 바뀌니까 대사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죠.”

무표정 속 눈빛 연기



박복녀가 사무적인 말투로 입버릇처럼 내뱉는 ‘이것은 명령입니까?’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같은 대사는 극중에서 아역배우들이 따라 할 정도로 어감이 재미있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 대본에 원래 있던 대사냐고 묻자 최지우는 배시시 웃으며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초반에 캐릭터 잡을 때 감독님과 계속 상의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어미도 ‘…까?’ ‘…요’ 등으로 바꿔가면서 제 입에 꼭 맞는 것을 찾았고, 눈빛이나 시선도 각도를 달리해서 찍은 다음 모니터링해서 가장 좋은 걸 골랐어요. ‘명령입니까?’도 그렇게 탄생했죠. 한번 캐릭터가 잡히니까 그다음부터는 쉽더라고요. 다만 상대방의 말에 무표정하게 리액션하는 장면이 많아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느라 애 좀 먹었어요. 지문이 이래요. ‘한심하다는 눈빛’ ‘의뭉스러운 눈빛’ ‘싸늘한 눈빛’…. 이런 눈빛 연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 NG는 안 냈습니까.

“눈 깜빡거리는 것 때문에 NG가 많이 났어요. 저도, 감독님도 복녀가 눈을 깜빡이면 카리스마가 깨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카메라가 비추는 동안에는 계속 눈에 힘을 주고 뜨고 있어야 했거든요. 그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어서 감독님이 ‘복녀 씨, 힘내. 조금만 참아’ 하고 매번 응원해줬어요.”

그는 얘기하면서 자주 웃었다. 원래 웃음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무표정보다 웃는 얼굴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이런 그가 극중에선 웃음을 어찌 참았을꼬. 복녀는 “아들과 손자를 죽게 만들었으니 평생 웃지 말라”는 시어머니의 명령을 철칙처럼 지키며 산다.

“극에 빠져 있으면 웃음이 안 나와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도 없었고요. 덕분에 이번 작품을 찍을 때는 감정 잡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엄마를 잃은 혜결이(강지우 분)나, 남편과 아들을 죽인 서도형(송종호 분)을 생각하면 절로 몰입되던 걸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회에서 복녀가 아이들과 한 사람씩 눈 맞추며 웃는 장면이죠. 복녀가 웃는 모습을 보려고 20부를 다 봤다는 분도 있어요. 느낌이 따뜻해서 좋았어요. 초반에 복녀가 로봇처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모습일 때도 좋았고요. 전문지식을 줄줄줄 이야기하며 박학다식한 면을 보여줄 때도 희열을 느꼈어요. 복녀 같은 가사도우미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 싶고.”

▼ 다친 혜결이를 안고 맨발로 뛰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어요. 극중에서 의사가 ‘엄마들은 아이가 다치면 얼굴에 흉 지는 걸 가장 걱정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혜결이를 안고 뛰면서 흉 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비록 연기지만. 정말 미친 듯이 달렸는데 아이가 연기를 잘해서 덜 힘들었어요. 안자마자 목에 매달려 몸을 웅크리더라고요(웃음).”

▼ 별장에서 찍은 화재 신은 무척 위험해 보이던데.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신이었어요. 얇은 블라우스 하나만 입고 새벽에 양수리에서 이틀을 꼬박 촬영했는데 정말 얼어 죽을 뻔했어요. 연기를 하도 마셔 코를 풀면 시커멨어요. 불을 크게 낸 다음 성재(이성재·남자주인공 은상철 역) 오빠가 저를 업고 나가는 장면을 찍었는데 연기가 자욱해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그 때문에 성재 오빠가 저를 업은 상태에서 넘어져 바지가 다 찢어졌어요. 오빠가 제가 심하게 다치지 않도록 무릎으로 받친 덕에 저는 그나마 종아리에 피멍 드는 타박상으로 끝났고요.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요.”

2/5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목록 닫기

“나이 차? 상관없어요, 대화 되는 남자라면”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