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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꽂히는 단어로 1분 안에 다 말하라

스피치의 정치학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귀에 꽂히는 단어로 1분 안에 다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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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꽂히는 단어로 1분 안에 다 말하라

7월 26일 미국 뉴욕 한국총영사관의 청년드림뉴욕캠프에서 전문가들이 참가자들에게 말하기 기술을 조언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

코스 요리를 좋아하는가, 단품 요리를 좋아하는가. 시간이 충분하다면 한정식 풀코스가 좋다. 시간이 촉박할 땐 김밥이 더 낫다. 논문은 서론에서 본론을 거쳐 결론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말할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듣는 사람은 우리의 말을 오랫동안 들어주지 않는다. 따라서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어떤 발언을 할 때 결론부터 말하고 설명을 붙이는 게 더 낫다. 장점이나 특성에 대한 설명은 3가지 정도가 적당하다. 설명할 내용이 너무 많아 5가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으면 각인효과가 떨어진다. 대표적 장점이나 특성 중심으로 요약해야 전달력이 높다.

서설이 너무 길어

반대로 결론을 뒤로 미루면서 말하면 듣는 사람은 십중팔구 ‘서설이 너무 길어.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뭐야?’라며 불편해한다. 잘 설득될 리 없으니 스피치는 실패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근거 사례를 제시하라

귀에 꽂히는 단어로 1분 안에 다 말하라
근거가 되는 사례를 드는 것도 중요하다. “저는 성실합니다”라고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성실하게 일한 과거의 경험적 사례를 말하는 것이 더 낫다. 사례도 3가지쯤 들어주는 게 좋다. 이것도 너무 많으면 역효과가 난다. 3가지로 요약하는 것은 매킨지 컨설팅의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 중복도 누락도 없음) 기법에서도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런 전개 방식은 글쓰기에서도 활용된다. 글쓰기와 말하기는 동전의 양면이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면 그걸 토대로 1분 스피치를 하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

눈에 덜컥 걸리는 단어

키워드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1분 스피치에 들어가는 500개 안팎의 단어 중 귀에 단박에 꽂히는 단어가 한두 개는 있어야 한다. 이게 키워드다. 이 키워드는 자신이 주장하려는 핵심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더 호감을 갖게 된다.

우리의 눈과 귀는 매일 키워드 탐색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할 때 어떤 기사를 주로 클릭하는가. 아마 키워드가 눈에 ‘덜컥’ 걸리는 기사일 것이다. 당연히 언론사의 데스크와 기자는 기사 제목에 특별한 단어를 넣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글을 쓰고 말을 할 때 키워드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게 좋다. 각인효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낯선 신조어 또는 유행어 사용도 불사해야 한다. 먼저 키워드를 구상하고 그것에 설명을 덧붙여나가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 건축에 비유하자면 키워드를 골격 삼아 내외장재로 치장해가는 격이다.

20분 프레젠테이션 전략

요즘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많다. 수주에 참여할 때는 물론이고 회사 내에서도 프레젠테이션은 기본이다. 이처럼 일상화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결론부터 말하기’ 원칙은 매우 유용하다. 템플릿 1개당 1분을 쓰고, 템플릿 상단에 결론부터 제시하고, 그 아래엔 그림 또는 도표를 곁들여 근거들을 대는 식이다. 템플릿 20장이면 발표 시간은 20분으로 딱 떨어진다. 20분은 뇌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시한이기도 하다. 20분을 넘어가면 어떤 사람도 졸게 마련이다.

5분 단위로 졸음 깨워라

20분이 넘을 경우 티타임을 갖거나 잠이 달아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다. 발표자가 위치를 이동하거나 돌발적 행동을 하거나 청중으로 하여금 질문을 하게 하는 것도 유효하다. 20분 발표 중에도 5분 간격으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

1분 스피치를 모으면 연설이 된다.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이 그렇다. 2015년 4월 임시국회 때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의 연설은 1만7000자 분량이었다. 500으로 나누면 34분 동안 말할 분량이다. 연설의 결론은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를 하자’였다. 11개의 장으로 이뤄졌는데, 1개의 장은 1분 스피치 3개가 들어가는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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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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