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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시 정권교체” 안철수, 변수 아닌 상수

  • 김대현 시사평론가·대현TV 운영자 kimdaehyun15@gmail.com

“단일화 시 정권교체” 안철수, 변수 아닌 상수

  • ● 尹·安 양자 TV토론 성사되나
    ●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불러낸 安風
    ● 일각에선 ‘尹-安 공동 정부론’
1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1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남은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변수는 더불어민주당 내부 리스크. 이재명 후보 또는 그 주변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터져 지지율을 갉아먹는 여권발(發) 악재 등장 가능성이다. 민주당이 선거 캠페인에 만전을 기한다 해도 남은 투표일까지 모든 변수를 차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예컨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처럼 이 후보 본인이 연루된 악재가 나오면 폭발력이 클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서 성추행이나 노인 폄하 발언 등이 불거질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선거판은 요동칠 것이다.

그래서일까. 민주당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월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내부 자중지란과 지각변동이 만든 에너지가 단일화 쓰나미가 돼 우리에게 밀려들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내부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도 돌발 악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다만 야당보다 수성할 처지인 여당이 같은 악재여도 더 큰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두 번째 변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다. 민주당 내부 악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변적 변수라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필연적 성격이 강하게 작용한다.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후발 주자들이 연대하는 단일화는 한국 선거에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현재 범야권 후보 지지율 합계는 단순 계산으로도 이재명 후보를 압도한다.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판세가 뒤집힐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尹 지지율, 바닥 찍지 않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압도하는 선거를 기대해 왔다. 정권교체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제1야당 대선주자’로 선택받은 직후 윤석열은 특별한 비전을 내놓지 않고도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갔다. 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던 까닭에 ‘대선주자 안철수’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무엇보다 보수 진영에서는 안 후보의 출마를 놓고 “명분이 부족하다”고 혹평해 왔다. 그랬던 안 후보를 살려낸 건 공교롭게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윤 후보의 자질 논란, 가족 리스크, 선대위 내분으로 인해 안 후보는 대체재로 떠올랐다. 급기야 윤 후보는 1월 5일 내홍의 한 축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내쳤다.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둔 이준석 대표는 가까스로 끌어안으며 분란을 잠재웠지만, 당내 일각에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군에 비해 비호감도가 높게 형성돼 있다. 또 20·30대 지지율에서 안 후보에게도 뒤지는 결과가 잇따라 등장하기도 했다. 선대위로 돌아온 이준석 대표도 다시 ‘말 폭탄’을 쏟아내며 주변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 덕분에 안 후보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분명해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의 상승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1월 4~6일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36%를 얻어 윤석열 후보(26%)와의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15%까지 치솟았다. 3주 전과 비교하면 윤 후보 지지율은 9%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10%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특히 보수층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66%에서 49%로 17%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안 후보는 보수층(4→17%)과 중도층(7→22%)에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이하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언론은 앞다퉈 “윤 후보에게 실망한 유권자가 안 후보 지지로 선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로 굳어질 것 같던 대선판이 재편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지율 반등 꾀할 ‘물리적 시간’ 없다

 2002년 11월 15일 후보단일화를 합의한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 대선 역사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세가 뒤집힌 경우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외에는 없다. [동아DB]

2002년 11월 15일 후보단일화를 합의한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 대선 역사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세가 뒤집힌 경우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외에는 없다. [동아DB]

안 후보의 언론 노출은 지지율 상승과 비례해 폭증하고 있다. 1월 8일에는 그가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충남 아산시 소재 윤보선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렇듯 최근 안 후보의 행보가 조명받는 덕에 지지율 상승세가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공식적으로는 후보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범야권 지지층은 두 사람 간 단일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다. 그런 이유로 단일화 국면은 시작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협상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각 후보가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리느냐의 각축전이 시작된 양상이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지지율 회복에 전력을 쏟고 있다. 윤 후보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코믹한 동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40% 전후로 반등할까. 그러기엔 시간과 여건이 녹록지 않다. 우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까지 남은 기간이 길지 않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세가 뒤집힌 경우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외에는 없었다.

따라서 윤 후보가 2월 중순까지 자력으로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1월 말~2월 초 설 연휴 기간을 고려하면 지지율 반등을 꾀할 물리적 시간은 더욱 줄어든다. 윤 후보가 단기간에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려면 비상한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상대 후보 진영에서 난맥상이 일어나야 한다. 이런 필요충분조건이 형성되기를 기다릴 시간은 없어 보인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내부 리스크 해소가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의 돌출 언행이 언제 재연될지 알 수 없다. 윤 후보의 말실수나 가족 리스크도 숙제로 남아 있다.

선대위 해체와 재편 이후 윤 후보의 일정이나 메시지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점도 의아한 대목이다. 이준석 대표가 합류하며 소소한 아이디어가 구현되고 있지만,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차별되는 점은 또렷하게 눈에 띄질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창출 과정에서 선대위 핵심 참모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윤 후보 선대위에 대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면서 이렇게 진단했다.

“윤 후보 친구나 가까운 지인이 캠프 구성 초기에 자리를 잡고 그들과 가까운 사람들이 선대위 요직을 장악했다. 선거 전반을 관통하는 비전과 가치를 기반으로 기획이 구체화되고 몸집을 불렸어야 했지만, 후보도 선대위도 그 부분을 놓쳤다. 윤 후보 일정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선대위 해체 이후에도 개선된 게 없어 보인다. 이준석 대표가 합류해 아이디어를 낸다지만 반전을 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범야권 일각에는 윤 후보의 자질과 이슈 대응 능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다. 대선주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토론 등 실시간 공개 일정이 늘어날수록 이재명·안철수 후보에 비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확산할 여지가 남아 있다.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논란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선거를 즐기고 있는가의 관점에서 보면 윤 후보는 쫓기는 느낌을 주고, 이 후보에게서는 여유가 느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국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꺾으려면 안 후보와의 단일화 말곤 마땅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

이준석 독자적 정권교체론, 기로에 서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설 연휴 전까지 정책 발굴, 비전 제시, 서민 행보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단일화로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정책이나 비전이 외려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그간의 선례를 보면 단일화를 먼저 거론하는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경향이 발견된다. 이에 따라 각 후보 공히 ‘단일화’라는 단어 자체를 금기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위기에 처한 윤 후보 처지에서는 단일화 이슈를 내걸고 국면을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7일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리 방정식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그때 이 대표는 오 후보 선거캠프에서 캠페인을 도왔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대선후보 단일화는 형식만 같을 뿐 내용은 상이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현 정권을 견제하는 ‘국지전’ 성격을 띠었다. 반면 이번 대선은 야당과 범야권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전면전’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결과에 정당의 생존이 걸려 있다지만, 유권자 처지에서는 정권교체라는 우선순위가 더 크게 작용하는 선거다.

그렇다면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빼앗긴 표를 되찾아 오는 전략보다 정권교체의 여론을 담는 ‘저수지’를 공동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하다. 단일화를 통한 역전 드라마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살아 있을 때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철수에게 단일화는 ‘실패의 기억’

2021년 6월 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2021년 6월 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이준석 대표가 보이는 행보는 이런 기류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이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일시적 상승이 지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의 복귀는 곧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언행은 자칫 정권교체의 대의에 앞서 국민의힘과 정치인 이준석의 성공이 먼저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오죽하면 한 일간지는 이 대표가 촉발한 당 내홍으로 잃은 표가 ‘50만 표 이상’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즉 이 대표가 단일화 관련 발언을 자제하지 않는다면 윤 후보는 곧 ‘안철수냐, 이준석이냐’를 두고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내홍이 재현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에 합의한다 해도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양자 간 공개 토론을 할지 여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윤 후보 측은 토론 없이 여론조사를 통한 막판 극적 단일화를 선호하겠지만, 안 후보 측은 후보 간 토론을 단일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울 공산이 크다. 그래야만 군소정당 대선후보로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경쟁력을 평가받을 기회도 생긴다.

선거 막판 특정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며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시나리오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누군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 보수 진영에서 그 역할을 맡을 인물이 마땅치 않다. 특히 6월 지방선거 등 대선 이후 정치 지형까지 고려하면 특정 후보가 경선 없이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의 경우 이번에도 별다른 명분 없이 ‘중도 사퇴’를 택한다면 정계 퇴출 수순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안 후보에게 단일화는 ‘실패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충돌을 거듭한 끝에 출마를 포기한 적이 있다. 이때 안 후보는 ‘간철수’라는 오명(汚名)을 얻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 안 후보는 석패하고도 오 후보 선거를 적극 지원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선거 때나 선거 뒤에나 안철수를 끌어안지 않았다.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를 철저하게 고립시켰다. 선거 이후 당권을 쥔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그로 인해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더 위축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안 후보의 정치적 세력은 미약하다. 지지율 상승만을 이유로 선뜻 단일화 협상에 나섰다가 다시 이용만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안 후보가 먼저 단일화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안 후보를 향해 “국민의힘이 20·30세대를 겨냥한 선거 캠페인에 몰두하는 동안 안 후보는 ‘이재명 대 안철수’의 구도를 만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는 조언이 속속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안 후보가 먼저 승부수를 던지면 윤 후보와의 차별화도 가능해진다. 안 후보의 정치력이 윤 후보와 비교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렇게 되면 안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되건 안 되건 정권교체를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섰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대체할 수 없는 常數 되다

안 후보가 먼저 승부수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후보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재명 후보에게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독자 출마 후 완주’라는 무모한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안 후보의 몸값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대체하기 힘든 상수가 됐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후보단일화를 넘어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동아 202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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