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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제2 한국전쟁 기상도

“휴대전화보다 안 터지는 무전기로 작전하라고?”

구멍 난 한국군 예비전력 동원체계

  • 이정훈 편집위원 │ hoon@donga.com

“휴대전화보다 안 터지는 무전기로 작전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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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보다 안 터지는 무전기로 작전하라고?”
작전을 위해 출동하는 부대는 완전편제, 즉 ‘완편(完編)’을 갖춰야 한다. 육군 부대에 완편이란 3각 편제 완성을 뜻한다. 육군 작전은 대개 좌우에 있는 동료가 적을 견제할 때 가운데 있는 내가 치고 들어가 적을 제압하는 형태로 펼쳐진다. 그래서 1개 조는 3명으로 구성하고, 1개 분대는 3개 조에 분대장 한 명을 더해 10명으로 짠다. 그런 식으로 3개 소대→3개 중대→3대 대대→3개 연대로 이어져 독립작전을 하는 사단을 만든다.

그런데 평시에 육군 부대는 위험지역에 들어가 작전하지 않고 방어지에 주둔하므로 완편을 갖추지 않는다. 3각 편제를 갖추지 못하는 감소편제, 즉 ‘감편(減編)’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3각 편제로 해야 하는 작전 연습은 부대를 돌려가며 한다.

대대가 2각으로 편제돼 있으면 다른 대대에서 1개 중대를 빌려와 완편을 갖춰서 연습한다. 이는 작전 능력만 갖고 병력은 최소로 보유하겠다는 의도인데, 감편은 최소 비용으로 국방을 하려는 고육지책이다. 그러다 위기가 발생하면 예비군을 입소시켜 완편을 갖춘다. 따라서 완편은 부분동원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평시 우리 육군 부대의 완편율은 어느 정도일까. 정 박사 논문에 따르면 한국 방어의 중추인 상비사단(GOP 사단)과 특공여단, 기계화사단, 기갑여단의 완편율은 85% 정도다.

공병여단이나 항공여단, 특전여단(특전사) 같은 특수 목적 부대나, 군수사 같은 지원부대의 완편율은 70%와 50%로 떨어진다. 향토사단과 동원사단의 완편율은 30%와 15%로 추락한다(표 참조).



상비사단 등은 유사시 바로 작전을 실시해야 하는데, 완편율이 85%라 완벽한 사단 작전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어느 부대보다도 먼저 완편을 갖춰야 한다. 부분동원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공병여단과 항공여단 특전여단은 전선 돌파를 주임무로 한다. 그중 가장 먼저 침투하는 것이 특전여단인데 완편율이 70%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도 상비사단 이상으로 빨리 완편을 갖춰야 한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부분동원은 절실한 문제가 된다.

총동원은 향토사단과 동원사단까지 완편해 투입하는 것인데, 생업에 종사하던 320여만 명을 모두 동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 향토사단은 한발 늦게 작전에 투입되는 진짜 예비군 부대이므로 그 앞에 있는 부대를 완편하는 부분동원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부분동원을 할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전면전에만 대비해온 것이 첫째 이유다.

‘했다 치고 작전’의 한심한 결과

부분동원은 북한 급변사태 때도 꼭 필요하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벌어져 한국군이 안정화작전을 위해 출동할 때는 위험지역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이들 부대는 반드시 완편을 갖춰야 한다. 즉 15%의 예비군을 충원해야 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전역 4년차 이하 예비군 가운데 일부를 이렇게 출동하는 부대의 입소자로 지정해놓았다. 이들이 입소하는 부대는 생소한 부대가 아니라 현역 생활을 한 부대다. 따라서 주변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바로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북한지역에서 작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서 작전하는 것은 현역도 마찬가지이므로 이들 부대는 가상 작전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즉, 부대를 완편해 작전 훈련을 해봐야 하는데, 이것을 하지 않고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 현역만으로 소규모 3각 편제를 만들어 훈련하고 있을 뿐이다. 완편을 위한 동원훈련은 15%의 동원예비군을 지정한 부대에 입소시켜 하루 이틀 묵게 하는 데서 끝내고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예비군을 받아 완편된 작전부대가 주둔자가 아닌 위험지역에 들어간다면 식량 등을 보급받아야 한다. 보급은 군수사 예하부대가 오가며 해야 한다. 군수사 예하부대도 위험지역에 들어가야 하므로 이들도 상비부대 못지않은 완편을 갖춰야 한다. 군수사 예하부대의 완편율은 50%에 불과하다(표 참조). 절반이 예비군인 부대가, 그것도 위험지역 작전을 연습해보지 않은 부대가 유사시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작전부대와 지원부대를 완편해 작전을 연습해본 적이 없다는 것, 두 완편부대를 연결하는 작전을 연습해본 적이 없다는 것은 한국군의 ‘치명적 맹(盲)’이다. 잘못되면 유사시 이들은 군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는 ‘군중’이 될 수 있다. 군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상비부대 완편을 위한 부분동원 관련법이 없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우리 군은 ‘했다 치고 작전’이라 불리는 또 다른 허점도 안고 있다. 이 말은 앞의 작전은 한 것으로 치고 만든 다음 작전이 꼬여버리는 데 빗댄 말이다. 1개 연대는 3000명 정도로 구성된다. 장정들로 편성돼 있어 이 부대는 2시간에 8km를 충분히 행군할 수 있다. 그래서 2시간 후 8km 떨어진 곳에서 모여 다음 작전을 한다는 계획을 짠다. 8km 행군은 해보지 않고 다음 작전만 열심히 연습했는데, 실전에서는 작전이 파행을 겪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군 역할을 맡은 대항군과 육군 대대가 가상전투를 하는 육군과학화훈련장(KCTC)에서 수없이 발견된다. 적을 공격하려면 아군을 분산해서 은밀히 침투시켜야 한다. 그래서 2시간 후 8km 지점에서 만나기로 하고, 소대나 중대별로 나눠 출발하게 한다.

작전지역에는 길이 많지 않고 적의 눈에 안 띄게 침투해야 하므로 순차적으로 출동시킬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각 부대의 출발시간이 달라져, 먼저 간 부대는 일찍 도착해도 마지막 출발 부대는 전력질주해도 제 시간에 도착하기 어렵다. 뛰면 소리가 나서 대항군 정찰부대에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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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편집위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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