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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 만드는 사람들 100人

권영세·원희룡·이준석 삼두마차… DJ 흔적도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대통령 윤석열 만드는 사람들 100人

  • ● 초선의원, 비서실장 지근거리 보좌
    ● 정진석·주호영·김태호 총리 후보군
    ● 이석준, 2선 후퇴에도 여전히 중추
    ● 검찰 그룹에선 석동현·주진우 주목
    ● 원로급 멘토는 송상현·목영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해윤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해윤 기자]

‘파격’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설명하는 핵심어다. 2016년 12월 대전고검 검사로 있던 그는 ‘최순실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아 정국의 복판에 섰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2019년 6월에는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총장이 됐다. 그러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권력과 불화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3월 4일 물러났다. 같은 해 6월 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한 뒤 11월 5일 제1야당 대선후보 자리를 꿰찼다. 3월 9일 대선에서 이기면 검찰총장 사퇴 371일, 정치 입문 254일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초유의 사례를 남긴다.

자연히 그에게는 여의도에서 오래 교유한 측근이 없다. 대부분은 수개월 남짓 사이에 그의 복심(腹心)이나 입이 됐다. 그가 이미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채 정치에 뛰어들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를테면 ‘대통령 윤석열을 만드는 사람들’은 단기간에 윤 후보 주변에 포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의 면면이 비교적 동질성이 높은 반면, 윤 후보 선대위를 읽는 열쇠말은 망라주의(網羅主義)다. 광활한 세력을 묶어주는 끈은 ‘닥치고 정권교체’다.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닌가?”

즉 윤 후보의 참모 및 조력자 집단은 출신과 배경이 가지각색이다. 과거에는 핏대 올리며 다퉜을 사람들이 한 지붕 아래 있다. 그가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검찰 조직에서 보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윤 후보의 인재 풀을 선거대책본부(선대본부), 전·현직 국회의원, 전·현직 관료, 검찰, 전문가, 탈(脫)민주당, 지인 및 멘토 등 7개 그룹으로 나눴다. 선대본부 직함이 있는 전·현직 의원들은 선대본부 그룹에 포함했다. 현직 교수 및 연구원은 선대본부 직함이 있어도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어 각 그룹에서 실세로 통하는 인물들을 압축하기 위해 선대본부 관계자들을 두루 취재했다. 취재원이 속한 계파에 따라 특정인에 대해 ‘측근이다, 아니다’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있어 보완적으로 야권 사정에 밝은 전문가와 국민의힘 출입 기자에게도 자문했다. 또 윤 후보의 인재 풀에 관한 기존 언론보도의 경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최종 100명을 선정했다.

본론에 앞서 고려할 사항이 있다. 윤석열은 인사(人事)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요 참모들은 그를 의리가 있고 매정하지 않은 리더로 생각한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한번 사람을 쓰면 일단 믿는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가급적 내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정치 입문 초창기부터 함께한 사람들은 집권할 경우 끝까지 함께 가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12일 ‘신동아’ 인터뷰에서도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닌가? 조직과 시스템도 중요하고 일을 잘해 낼 수 있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 후보를 겨냥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 한다”고 충고한 점을 기자가 언급하자 되돌아온 답변이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시절에도 일선 검사 시절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후배들을 중용했다. 그 탓에 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사단이 다 해 먹는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말이다. 윤 후보의 인사 성향에서 드러나는 함의는 작지 않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미리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대거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개막하면 앞으로 5년간 당·정·청 곳곳에 자리 잡을 파워 엘리트는 바로 이 사람들이다.

“尹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① 선대본부 윤 후보는 지난 1월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는 대신 ‘실무형’ 조직을 표방한 선대본부를 꾸렸다. 기존 6본부(총괄·정책·조직·직능·종합지원·홍보)를 선대본부와 정책본부, 직능본부로 단순화했다. 선대본부와 정책본부, 직능본부가 수평 관계에 있지만, 중심은 선대본부다. 편의상 이 기사에서도 정책본부와 직능본부에 속한 주요 인사들을 선대본부 그룹에 넣기로 한다.

선대본부의 핵심 실세는 본부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4선·서울 용산구)이다. 그는 당 사무총장도 겸임하며 3·9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권 본부장은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재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했다. 사법연수원 기수(15기)는 윤 후보(23기)보다 여덟 계단 위다. 윤 후보가 정치 참여 선언을 하기 전, 기자는 사석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여권 정무 라인에서 활동한 인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궁금하면 권영세 의원을 만나보라”고 했다. 그럴 만큼 윤 후보가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기면 입각 1순위로 거론된다.

정책본부장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는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3년, 사법연수원 1기수 후배다. 윤 후보와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고, 이후 선대위에 합류했다. 1월 초 선대위가 내홍 끝에 선대본부로 개편되는 과정에서도 직을 유지했다. 그가 이끄는 정책본부는 커뮤니케이션팀까지 갖출 정도로 독자성이 강한 편이다. 원 본부장 경선 캠프에 있던 상당수 인사들이 그대로 정책본부가 있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출근하고 있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 집권 시 ‘원희룡 팀’이 신(新)여권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본부장과 함께 삼두마차 역할을 하는 인물은 이준석 대표다. 이 대표는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을 통한 홍보전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또 윤 후보 공약을 각 도시에서 홍보하기 위한 ‘열정열차’ 아이디어도 고안했다. 여당 텃밭인 호남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불모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윤 후보에 대한 여권의 공격에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20·30대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대선에서 그가 내건 ‘세대포위론’(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신지지층인 20·30대의 결합을 통해 여당 지지층을 포위)의 효과가 증명되면 정치적 영향력이 급증할 전망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은 2선으로 빠졌고, 권영세·원희룡·이준석 세 사람이 막중한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尹을 ‘형’이라 부르는 초선 유상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삼두마차로 꼽히는 권영세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이준석 대표(왼쪽부터). 
 [동아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삼두마차로 꼽히는 권영세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이준석 대표(왼쪽부터). [동아DB]

직능본부 공동본부장인 조경태 의원(5선·부산 사하구을)과 임이자 의원(재선·경북 상주시문경시)도 주목된다. 조 본부장은 대선 경선 때 홍준표 의원 캠프에서 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으로 적을 옮겨 당선됐다. 임 본부장은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내 야권 내 대표적 노동 전문가로 통한다.

또 다른 중량급 인사 중에는 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진 의원(4선·서울 강남구을)과 정책본부 게임특별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3선·부산 해운대구갑)을 눈여겨볼 만하다. 박 위원장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손꼽히는 ‘외교통’이다. 2008년 한미의원외교협회 단장 자격으로 미국에 가서 조 바이든 당시 외교위원장(현 미국 대통령)을 독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하 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혁보수’ 인사다. 근래에는 e-스포츠 불공정 계약, 온라인 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 등 20대 관심사에 주목해 왔다.

선대본부의 중추는 상황실이다. 상황실장은 윤재옥 의원(3선·대구 달서구을)이 맡고 있다. 그와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이철규 의원(재선·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은 경찰 정보국장과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략기획부총장은 선거 사무도 관할하는 터라 선대본부 인사로도 분류된다. 두 사람이 중용되자 정치권에서는 검사를 지낸 권영세·원희룡 본부장과 함께 수사기관 출신이 요직을 꿰찼다는 뒷말이 나왔다.

기획실장을 맡은 이상휘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상황실 부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측근이다. 그는 윤 후보의 현장 일정에 동행하면서 메시지 관리를 맡고 있다. 윤 후보가 오 부실장을 기용하자 유 전 의원을 포용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역시 상황실 부실장인 정희용 의원(초선·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경선 캠프 때부터 윤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다수의 초선 의원이 핵심 보직을 맡은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윤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서일준 의원(초선·경남 거제시)은 9급 공무원에서 국회의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고, 2016∼2018년 경남 거제시 부시장을 지냈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의원(초선·비례대표)은 지난해 8월부터 수행실장을 맡아 윤 후보를 보좌하고 있다.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유상범 의원(초선·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은 검찰 시절 윤 후보와 특수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2008년 BBK 특검에도 윤 후보와 함께 파견돼 근무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유 단장이 위지만, 사석에서는 윤 후보에게 ‘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윤창현 의원(초선·비례대표)은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원희룡 본부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낸 그는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 경제·금융 관련 부처에 중용될 수 있다.

3선·재선급 중에는 네 명이 눈에 띈다. 기자 출신인 박대출 의원(3선·경남 진주시갑)은 환경노동특보단장을 거쳐 지금은 유세지원본부장으로 있다. 그는 경선 당시에는 최재형 후보 캠프에서 전략총괄본부장을 지냈다.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직능본부 수석총괄부본부장을 맡은 송석준 의원(재선·경기 이천시)은 부동산정책 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송언석 의원(재선·경북 김천시)은 경선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을 맡았다. 검사장을 지낸 정점식 의원(재선·경남 통영시고성군)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웠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윤 후보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對언론 핵심 김은혜·이양수

선대본부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박민식 전 의원은 알려지지 않은 핵심 실무진으로 통한다. 야권 소식통은 “선대본부 내에서는 윤 후보가 박 실장을 ‘윤핵관’으로 알려진 사람들만큼 신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은 후보 상근보좌역을 맡아 정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경선 캠프 공보실장을 맡았을 만큼 윤 후보의 신뢰가 두텁다.

원희룡 경선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용태 전 의원은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전문가들이 만드는 정책을 1차적으로 조정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 경력을 갖춰 금융과 경제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 국방부 차관 경력이 있는 백승주 전 의원은 경선 캠프에서 안보정책본부장, 선대본부에서 직능정책지원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대(對)언론 라인 핵심은 공보단장을 맡은 김은혜 의원(초선·경기성남시분당구갑)과 수석대변인을 맡은 이양수 의원(재선·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이다. 김 단장은 MBC 기자를 거쳐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하마평에 오른다. 이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지난해 7월 현역 의원 중 가장 먼저 윤 후보를 공개 지지해 ‘친윤계’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후보의 입’ 역할을 맡은 김병민 대변인도 캠프 초창기 멤버다. 김 대변인의 경우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도 가까워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의 가교 노릇을 할 수 있다.

30대 인사 중에는 장예찬 청년본부장이 핵심이다. 1988년생인 장 본부장은 윤 후보가 정계 입문 전부터 행보를 함께해 주목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본부장이 청년보좌역을 총괄할 뿐 아니라 현안에 대한 대응이 빨라 후보의 신뢰가 두텁다”고 했다.

쿠팡 커뮤니케이션 총괄부사장을 지낸 김영태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장의 존재감도 작지 않다.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지낸 그는 최근까지 쿠팡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지휘했다. 정책본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만드는 모든 정책이 대외에 메시지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김 실장이 최종적인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과 더불어 최근까지 쿠팡에 재직했던 또 다른 전직 임원도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실무진 중에서는 우승봉 공보팀장과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윤 후보가 특히 신뢰하는 인사들이다. 우 팀장은 조선일보 기자, 인천시 대변인 등을 지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사법연수원 32기로,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일정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 강명구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영등포구갑 당협위원장도 윤 후보의 신뢰를 받는다고 한다. 세 사람은 윤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면 청와대 비서진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와는 경쟁했지만 조력자로 변신한 경우도 있다.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홍준표 의원(5선·대구 수성구을)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홍 고문은 1월 29일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그의 합류로 ‘원 팀 논란’은 종식됐다. 그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있다. 최 고문은 3·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윤 후보와 사실상의 러닝메이트를 이룬다.

청와대行 가능성 높은 전직 의원들

지난해 6월 29일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앞줄 가운데)이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 및 내빈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권성동 의원이, 왼쪽에는 정진석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6월 29일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앞줄 가운데)이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 및 내빈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권성동 의원이, 왼쪽에는 정진석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② 전·현직 국회의원 선대본부 직함만 없을 뿐 여전히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인사로는 권성동(4선·강원 강릉시), 장제원(3선·부산 사상구), 윤한홍 의원(재선·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이 있다. ‘윤핵관 3인방’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다만 윤 후보가 집권하면 세 의원이 어떤 식으로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12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들 ‘3인방’과 관련해 “경선을 같이 치른 사람들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고, 필요한 역량이 이미 검증됐다”고 말했다.

‘지역 맹주’들도 일찍부터 윤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5선·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구갑)은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로 꼽힌다. 정 의원은 윤 후보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충청대망론’을 띄우며 충청권 바닥 민심을 자극했다. 주 의원은 경선 당시 조직을 담당해 국민의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세론’이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3선·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은 윤 후보 경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PK(부산·경남) 표심을 공략했다. 세 사람은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기현 원내대표(4선·울산 남구을)와 김도읍 의원(3선·부산 북구강서구을)도 주목할 만하다.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이준석’ 내홍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해 당내에서 호평을 받았다. 김 의원은 윤 후보와 같은 검사 출신으로 개편 전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1월 13일 당 내홍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정책위의장직에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무게감 있는 전략통으로 꼽힌다. ‘친박’ 정치인인 윤상현 의원(4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경선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으로 활약했다. 윤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도 친분이 있어 ‘윤-안’ 사이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선대본부 외곽의 전직 의원 그룹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역 의원과 달리 운신의 폭이 넓어 청와대와 내각에 기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도 초대 청와대 비서진에 임종석(전 비서실장), 노영민(전 주중대사·비서실장), 전병헌(전 정무수석), 백원우(전 민정비서관), 한병도(전 정무비서관·정무수석) 등 전직 ‘배지’들을 대거 임명한 바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단연 눈에 띈다.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 기용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 경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심재철 전 원내대표도 중량급 인사다. 두 사람은 6월 지방선거에서 각각 인천시장과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꼽히는데, 입각이 가능한 인재 풀로도 분류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도 방송 출연을 통해 윤 후보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임차인 연설’로 스타덤에 오른 윤희숙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윤 후보와 다소 멀어졌지만, 여성 경제학자라는 희소성이 있어 중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전 의원은 윤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경선 캠프 상임전략특보를 지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청와대 정무 라인에 자리 잡을 수 있다.

尹을 택한 文의 육해공군 참모총장

③ 전·현직 관료 관료들은 국정 운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즉시 기용이 가능한 인재 풀로 꼽힌다. ‘친(親)윤석열 관료 그룹’의 핵심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다. 기획재정부 2차관과 예산실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대선 조직의 골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역할이 컸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캠프가 구성되는 초창기에 이 전 실장에게서 영입 제안 전화를 받은 당내 인사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지금은 후보특별고문으로 물러났지만, 집권 시 경제부총리 임명설이 나온다.

국방 관료 영입에서는 윤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또렷한 비교우위를 갖는다. 윤 후보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을 이끌며 예비역 장성들을 대거 규합하는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모두 윤 후보 쪽에 합류한 점은 특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김용우 전 육국참모총장과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은 김용현 전 본부장과 함께 국방부 장관 후보군으로 꼽힌다.

관료 그룹의 또 다른 축은 전직 외교관들이다. 세 명의 전직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핵심이다. 이 중 가장 재밌는 스토리를 갖춘 인물은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다. 이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두 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사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의 중추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야당에 합류하자 여권에서도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전임자인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중용될 전망이다. 김 전 본부장의 전임자인 황준국 전 주영대사는 지난해 7월 윤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통일부에서 남북경협본부장, 통일정책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도 선대본부에서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 2000년 6·15 공동선언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경력이 눈에 띈다.

곳곳에 포진한 특수부 인맥

④ 검찰 윤 후보는 1994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한 후 2021년 3월 총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27년간 검찰에 있었다. 자연히 그가 맺은 인연의 상당수가 검찰 쪽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윤 후보가 검찰 출신을 신뢰하니 그들을 우대하지 않겠느냐 추측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여당에서는 이를 윤 후보의 약한 고리로 여겨 “검찰공화국이 열릴 수 있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윤 후보를 공식적으로 돕고 있는 검찰 인맥의 핵심은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주진우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석 지검장은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동기(79학번)로 40년 지기다. 주 전 부장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한 인물이다. 야권 소식통은 “주 전 부장은 ‘서초동팀’에 속해 (윤 후보와 관련한) 입장문이 나갈 때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다. 석 지검장 역시 윤 후보가 크게 신뢰하는 상당한 측근”이라고 말했다.

이완규 전 부천지청장과 손경식 전 창원지검 검사도 주목된다. 이들은 윤 후보 본인과 장모 등 ‘가족사건’ 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 전 지청장은 윤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손 전 검사는 윤 후보가 대구지검 초임 때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윤 후보의 특수부 시절 상관인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은 ‘고발사주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전 총장은 윤 후보의 결혼식 주례를 설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도 윤 후보와 대검 중수부에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지금도 외곽에서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과 윤대진 검사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은 자타 공인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한 검사장의 경우 최근 윤 후보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왜 A 검사장을 두려워하나. 그 검사가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었기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윤 검사장은 윤 후보와 함께 각각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릴 정도로 친밀한 사이다.

朴정부 출신에서 중도 지식인까지

지난해 9월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그의 옆으로 외교안보 정책자문단이 자리했다. 윤 후보의 왼쪽 방향부터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백승주 당시 안보정책본부장,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9월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그의 옆으로 외교안보 정책자문단이 자리했다. 윤 후보의 왼쪽 방향부터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백승주 당시 안보정책본부장,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사진공동취재단]

⑤ 전문가 교수가 대선 캠프를 거쳐 장·차관에 직행하는 건 다른 나라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각 분야 전문성을 이유로 교수들을 장·차관급에 기용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전문가 인맥의 핵심은 윤 후보의 친구이자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다. 김 교수는 현재 선대본부 외교안보정책본부장으로 있는데, 윤 후보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만나거나 통화하며 ‘외교 과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외교 관련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윤 후보가 경선을 치를 당시 외교·안보정책자문단의 좌장 역할을 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학계를 대표하는 ‘일본통’이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에 임명된 경력이 있는 인사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국립외교원과 아산정책연구원을 거친 전문가다.

경제 분야 투톱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다. 김소영 교수는 거시경제, 국제금융에 능통한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해 이름을 알렸다. 김경환 교수는 박근혜 정부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지내 이론과 실무에 모두 밝다. 산업정책 차원에서 보면, ‘탈원전’ 반대야말로 윤 후보의 주요 어젠다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조언하고 있다.

복지 분야 투톱은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을 지냈고 지금은 선대본부 고용복지정책본부장이다. 윤 후보의 복지 공약을 설계한 안 교수는 선대본부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정책본부장으로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위다. 교육 분야에서는 박근혜 정부 때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가 캠프 초창기부터 합류했다. 현재 교육정책분과위원장이다. 중도 성향인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교육정상화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간 국민의힘과는 거리가 있던 학자들이 여럿 합류한 점도 눈길이다.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의 경우 한국사회경제학회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진보성향 지식인으로 분류됐다. 그는 경선 캠프 때부터 미래비전위원회를 맡아 중도성향 지식인을 규합했다. 윤 후보의 ‘노동 교사’로 알려진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미래비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유럽 복지제도와 노동시장 문제를 오래 연구해 온 중도성향 학자다.

DJ 유산, 어른거리다

⑥ 탈(脫)민주당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6일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도 했다. 윤 후보의 이와 같은 공언을 상징하는 실체가 탈(脫)민주당 그룹이다. 현재의 여권에서 진영을 넘어 윤 후보 쪽에 합류한 이들이다.

이 그룹의 투톱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용호 의원(재선·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이다. 두 사람은 김대중(DJ) 정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선대위 개편 전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맡아 옛 민주당 인사들과 진보 진영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금은 직책이 없지만 여전히 윤 후보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도 윤 후보의 호남 교두보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4선을 지낸 박주선·김동철·오제세 전 의원도 민주당을 떠나 윤 후보 쪽에 전격 합류했다. 박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역시 친DJ계 인사다. 광주가 지역구인 김경진 전 의원의 경우 국민의당으로 국회의원이 되기 전 민주당 당적을 가진 적이 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선대위 개편 전에는 정세분석실장을 했다.

또 다른 DJ 정부 인사들의 이름도 보인다.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등이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는 현재 윤 후보 특별고문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에 입당한 바 있다.

⑦ 지인 및 멘토 막후에서 조언하는 윤 후보의 지인 및 멘토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선 윤 후보의 ‘55년 지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 후보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동기인 신용락 변호사를 주목할 만하다. 이 교수는 윤 후보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 언론에 나와 ‘대변인 격’ 역할을 했다. 판사 출신인 신 변호사도 외곽에서 윤 후보를 돕고 있다.

멘토 그룹에서는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법학계 원로인 송 전 소장은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석사논문 지도교수였다.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도 윤 후보에게 조언하는 멘토로 꼽힌다. 후보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대기자와 경제고문 역할을 하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중량감 있는 인사다.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가 정책 철학을 가다듬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사로 평가된다. 지금은 결별했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역할도 무시하기 어렵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 막판 윤 후보를 측면 지원할 여지도 남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주목된다. 이 교수의 경우, 윤 후보의 인재 풀에서 여성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권 시 입각할 가능성이 있다.



신동아 202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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