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호

“메타버스에 자리 많아요, 얼른 탑승하세요”

[단국대 HK+사업단 연속 기획 ‘한국사회와 지식권력’ 9] 김경희·류상우·손병희·이동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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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2-03-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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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문화이자 세상 메타버스

    • 핵심은 콘텐츠… “아이 반응 보면 성공 여부 알 수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유행 아냐

    • 정보 소외계층에 양보·배려 필요

    ‘신동아’는 단국대 일본연구소 HK+ ‘동아시아 지식권력의 변천과 인문학’ 사업단과 함께 ‘한국사회와 지식권력’을 주제로 연쇄 인터뷰를 진행한다.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개인을 통해 삶과 지식, 권력의 연관 관계를 살피고 지식과 권력의 미래상 또한 모색하려는 기획이다. <편집자 주>



    [홍태식 객원기자]

    [홍태식 객원기자]

    메타버스(Metaverse)는 전도유망한 미래 산업인가, 스쳐 지나가는 유행일 뿐인가.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다. 뚜렷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일상 전반에 걸친 활동을 가상 세계에서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비대면 사회는 바야흐로 메타버스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세계 굴지 대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에 뛰어들며 유행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10월 29일 세계 최대 SNS 기업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기업을 표방했다. 1월 18일엔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4000억 원)에 인수하며 메타버스 바람에 합류했다. 당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IT 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바람이 뜨겁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더 강화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2월 11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변화시킬 계획을 천명했다. 2020년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019년 464억 달러(약 55조6000억 원)에서 2030년 1조5429억 달러(약 1857조 원)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황금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치 풍자 웹사이트 더 바빌론 비(The Babylon Bee)와 인터뷰하면서 “메타버스는 지나가는 유행이다. 설득력 있는 활용 사례가 없다.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메타버스 열풍을 비판했다.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메타는 2월 2일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서 101억9000만 달러(약 12조2000억 원) 손실을 기록한 것이 알려지며 하루 만에 주가가 26.39%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이용자 사이에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메타버스 콘텐츠가 싸이월드와 같은 SNS, RPG 게임, 온라인 쇼핑, 가상 인간 등 기존에 존재하던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2월 9일 ‘신동아’는 이러한 메타버스 논란에 대해 전문가 4인(류상우 바이브컴퍼니 고문, 이동은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손병희 국민대 SW융합대 교수, 김경희 한국외대 미네르바교양대 교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메타버스는 아직 뚜렷하게 정의할 수 없는 실체다.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의 미래이자 새로운 세대에겐 기회의 땅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콘텐츠 없는 메타버스는 실패한다”

    메타버스 열풍이 뜨거운 상황임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습니다.

    류상우(이하 류) “답을 찾는 게 숙제죠. 개인적으론 새로운 문화이자 세상이라 정의하고 있어요.”

    이동은(이하 이) “문화·사회·경제 등에 대한 패러다임(견해나 사고를 지배하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 변화라고 생각해요. 가장 쉽게 말하자면 ‘인터넷의 미래’라고 할 수 있겠네요.”

    김경희(이하 김)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공간에서, 인간에 대한 확장된 개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근래 부각되는 메타버스가 과거와 구별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류 “기술만 놓고 보면 다를 게 없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은 원래 있던 거니까요.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고 있다는 점에선 다릅니다. 과거 게임을 예로 들면 어떠한 ‘목적성’이 있었어요. 괴물을 해치워 레벨 업을 한다든지 하는. 메타버스는 뚜렷한 목적성 없이, 친구를 만나고 쇼핑도 하면서 그 안에서 또 하나의 삶을 즐기는 세상이에요.”

    손병희(이하 손) “과거엔 국가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면 이젠 전 세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일 수 있고,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달라요. 제일 중요한 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점이고요.”

    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가 일반화됐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젠 일상에서 가상 세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졌거든요. 메타버스가 삶 깊숙이 들어오게 된 거죠.”

    굴지 대기업이 메타버스 사업에 속속 뛰어들며 유행에 불을 지폈습니다. 메타버스가 주는 경제적 이점이 무엇입니까.

    류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100가지도 넘게 할 수 있지만 이는 중요한 점이 아니에요.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이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굳이 휴대전화로 전화와 문자 외에 다른 걸 할 필요가 있냐는 거였는데, 뒤늦게 뛰어든 기업은 소위 ‘피’를 봤죠. 기업들로서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단 뛰어들고 볼 수밖에 없어요.”

    이동은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이동은 교수는 영화·게임·문학 등 콘텐츠 연구자다. 1세대 가상 세계로 불리는 ‘세컨드 라이프’의 서비스를 기획·론칭한 현장 전문가이기도 하다. [홍태식 객원기자]

    이동은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이동은 교수는 영화·게임·문학 등 콘텐츠 연구자다. 1세대 가상 세계로 불리는 ‘세컨드 라이프’의 서비스를 기획·론칭한 현장 전문가이기도 하다. [홍태식 객원기자]

    무작정 뛰어들다 보면 실패를 겪을 수 있지 않나요. 대표적인 메타버스 기업 메타도 메타버스 사업에서 큰 적자가 났는데.

    이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확장한 가상공간임은 분명하죠. 하지만 공간만 있다고 모두 의미 있는 건 아니에요.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하는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없이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다면 실패할 거예요. 사업을 시작하는 데 드는 비용도 큰 편이라 리스크도 크죠.”

    암호화폐, 주식 등으로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손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가치를 따져봐야 해요. 얼마나 널리 사용되고 있는지, 효율성은 어떤지, 확장성은 어떻고 유지·보수가 가능한지 등 여러 요소를 보는 거죠.”

    이 “일단 사용해 봐야 해요(웃음). 메타버스가 유행이라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많거든요. 안정적인 투자를 하려면 경험해 보는 게 먼저예요.”

    류 “메타버스에 직접 투자는 권하고 싶지 않아요. 여러 메타버스 중 극소수만 살아남을 겁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상태인 거죠.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간접 투자를 권장해요. 한 가지 더. 아이들을 관찰하세요. 메타버스는 미래 기술이에요. 어른들보단 아이들이 즐겨 쓰는 메타버스를 관찰하면 어떤 메타버스가 성공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손병희 국민대 SW융합대 교수.
 손병희 교수는 공학박사로 AI와 스마트팩토리를 전문 분야로 삼고 있다. 현재 인공 인간을 만드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손병희 국민대 SW융합대 교수. 손병희 교수는 공학박사로 AI와 스마트팩토리를 전문 분야로 삼고 있다. 현재 인공 인간을 만드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코로나19 종식돼도 계속될 메타버스

    메타버스 유행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류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아요. 메타버스의 성공은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에 달려 있어요. 이용자들이 와서 즐기고, 서로 교류해야 성공하죠. 요즘 아이들을 보면 ‘로블록스’에 모여 게임을 해요. 예전처럼 ‘어떤 게임’에 접속하는 게 아니라 메타버스에 모여 모든 것을 나누는 거죠. 과거와 기술은 같아도 사람, 세대, 문화가 변했어요. 메타버스는 우리의 미래가 될 겁니다”

    손 “산업 현장도 달라졌어요.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로봇에 의해 운영되는데, 대부분 미국·유럽·일본 제품이에요. 로봇이 고장 나면 부품을 수급받거나 수리를 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길이 막히니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되게 됐죠. 메타버스가 문제를 해결해 줬어요. 예컨대 한국 공장에서 프랑스의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면 VR·AR로 태블릿PC를 기계에 비추기만 해도 프랑스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해요. 설계 도면을 전송해 부품을 수급받을 수도 있고요.”

    김 “교육 현장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전엔 강의실에서 수업을 해야 했지만 이젠 사이버 공간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2년간의 시간을 통해 모두 가상공간에서 수업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고, 그곳에서 실제 세계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이젠 학생들이 코로나가 종식돼도 비대면 수업을 하면 안 되냐고 물어봐요.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의 공간과 병존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타버스가 활성화된다면 일상생활에선 어떤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까요.

    류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어요. 온라인 쇼핑이 처음 등장했을 때 “옷을 어떻게 입어보지도 않고 사냐”와 같은 부정적 인식이 존재했어요. 유튜브도 일시적 유행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고요. 하지만 둘 다 이젠 대세가 됐잖아요.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예요. 현실에서 하던 것들을 메타버스에서 하는 게 당연해지는 세상이 올 거예요. 온라인으로 출근한다거나(웃음).”

    손 “현재도 AI 스타일리스트 앞에 서기만 하면 가상의 옷을 현실의 옷처럼 입어볼 수 있어요. 실감형 기술이 이만큼 고도화한 거죠. 인프라는 점점 더 개선되고 있어요. 메타버스에서 일상 전반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김 “인간 존재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될 겁니다.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세상이 오겠죠.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증명이 가능할까.”

    김경희 한국외대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 김경희 교수는 다양한 학문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최근엔 메타버스와 인문학의 관련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김경희 한국외대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 김경희 교수는 다양한 학문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최근엔 메타버스와 인문학의 관련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메타‘Bus’ 탑승할 다양한 승객 배려하자”

    메타버스가 중시되면 현실 세계와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진 않을까요.

    김 “그 점은 염려가 돼요. 지금도 사람들은 상대를 ‘캐릭터’화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관계를 맺는 데 오래 걸리는 것도, 어려운 것도 싫어하는 거죠. 오묘하고 복잡한 존재인 사람을 하나의 ‘캐릭터’로 정의 내려요. 복잡한 감정도 이모티콘 하나로 규정하고 표현하고요. 캐릭터, 아바타가 본연의 인간을 대변하기엔 부족해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면 사람 간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변할지 우려스러워요.”

    이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사실은 자기 자신도 본인 안에 어떤 자신이 있는지 잘 모르잖아요. 메타버스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정체성을 마음껏 실현해 볼 공간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지나치면 혼란이 생기기도 하겠지만요. 그래서 인문학이 더 중요해질 거라 생각이 들어요. 자아를 확립하기 위한 인문학적인 사고, 철학에 대한 공부가 병행돼야 할 테니까요.”

    메타버스의 주 사용자들은 ‘MZ세대’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제페토’ 사용 연령대는 20대가 28%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10대(26.9%), 30대(18.3%), 40대(17.8%), 50대 이상(9%) 순이었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로블록스 이용자 중 3분의 2가 16세 이하다.

    메타버스는 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주류가 된다면 세대별 정보 격차 문제가 심화될 텐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류 “초기에 분명히 격차는 존재할 거예요. 하지만 결국 모두 어우러질 수 있다고 봅니다. 유튜브도 초기엔 젊은 사람들이 먼저 받아들였지만 이젠 고령층도 모두 이용하고 있잖아요.”

    이 “메타버스의 버스가 ‘Bus’는 아니지만 그것에 비유하자면 여러 종류의 손님이 탑승할 거예요. 버스엔 운전사가 앉는 자리도 있고 임산부와 노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자리도 있어요. 각자의 자리에 앉아 같은 버스를 타고 가는 거죠. 친절한 가이드도 필요하겠고요(웃음).”

    손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재교육, 두 번째는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만큼 고도화된 기술이요.”

    류상우 바이브컴퍼니 고문. 류상우 고문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빅데이터, AI 기술, 메타버스 기업 바이브컴퍼니에 몸담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류상우 바이브컴퍼니 고문. 류상우 고문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빅데이터, AI 기술, 메타버스 기업 바이브컴퍼니에 몸담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기성세대 벽 뛰어넘을 기회

    메타버스가 인간 사회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까요.

    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마냥 긍정적이진 않겠지만 극복해 가다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커질 거예요.”

    메타버스가 미래 사회에 긍정적 요소로 녹아들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손 “메타버스가 발달한다고 해서 현실을 버려선 안 돼요. 현실을 우선하고 시간이 남는다면 체험하며 즐기는 공간으로 여겼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상이라고 해서 너무 거창하게 보지 말고 현실을 한결 풍요롭게, 재미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는 게 건강한 시각이에요.”

    류 “메타버스는 젊은 세대에겐 ‘기회의 땅’이에요. 현실 세계는 기성세대가 너무 많은 것을 차지하고 벽을 만들어놨어요. 젊은 세대가 이를 뛰어넘기엔 많은 허들이 존재하죠.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상은 현실과 또 다른 규범을 만들어 나갈 거예요.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겠죠. 기성세대가 이것마저 차지하려 들진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이 “젊은 세대에겐 기회의 땅이 될 거라는 말엔 전적으로 동의해요. 하지만 아날로그 세상을 추구하고 간직하려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들과 공존하는 세상이 바람직한 세상이겠죠. 양보와 배려가 꼭 필요해요.”

    김 “메타버스가 현재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요소를 그대로 담아선 안 됩니다. 반대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소중함을 담아내지 못해도 마찬가지고요. 메타버스가 가치를 가지려면 다양한 소수가 함께 공존·상생할 수 있는 세계여야 해요. 우리 사회엔 다수와 같지 않다는 이유로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고 차별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메타버스에서도 소수를 차별하고 빈부격차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메타버스가 존재할 이유는 없겠죠. 메타버스에서 다수와 소수가 나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메타버스가 가치를 지니기 위해 현실 사회에서 고민해야 할 지점은 무엇일지 끝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한편으론 그래서 메타버스가 펼쳐지는 세상이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인간에게 현 사회의 가치는 무엇인지, 잃어가고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는 ‘과제’를 내려줬으니까요.”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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