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테고리 1위 ‘슈카월드’
삼프로TV, 기업으로 진화
질의응답 코너 인기 김작가TV
알기 쉽게 풀어주는 채널 강세
2월 초 기준 구독자가 197만 명인 슈카월드 채널에서 코스피 그래프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은 상승장세 속에 낙관적 목소리와 정보 교류, 추천이 많았다면 이제는 하락장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구체적 위기 대응 방법과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 요령을 귀동냥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암호화폐, 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키워드도 주요 관심사다.
주식시장, 어떻게 될까
가장 대중적 관심사는 아무래도 주식시장의 등락 전망이다. 구독자 수 상위 채널에선 대부분 시장의 등락 전망을 직접적으로 얘기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전체 시장 흐름을 진단하고,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요소를 짚어준다.경제 카테고리 유튜브 채널 중 1위인 슈카월드에서는 1월 말 ‘주식시장에 부는 찬바람, Winter is Coming?’이란 제목으로 한국과 미국의 주가 전망에 대해 다룬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인상 현황 및 전망, S&P 500 지수와 한국 증시 하락 현황을 진단하면서 카카오 등 하락 폭이 컸던 주식 및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폭락 상황을 그래프와 함께 보여준다. 비트코인을 열심히 샀던 엘살바도로 대통령의 스토리를 양념처럼 곁들이면서 암호화폐 얘기도 한다. 대폭락의 공포는 언제나 있어왔는데 어떻게 버틸 것이냐에 대한 언급도 한다. 대폭락을 기회로 삼으려면 자산 배분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증권사 펀드매니저 출신의 유튜버 슈카(전석재·43)가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 쉬운 말로 설명해 주니 구독자가 급성장했다. 슈카는 지상파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이 됐다. 그의 인기는 댓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슈카월드가 진짜 보석인 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에 맞는 과거 사례와 그때 당시 상황과 대응 방식을 자료에 기반해 알려준다. 투자자 입장에서 쉽게 공포와 탐욕에 휩쓸리기 쉬운데 슈카월드를 보면 진짜 상황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슈카님이 저렇게 캐주얼하게 웃으면서 쉽게 이야기하니까 그러려니 싶지 그 속에 담긴 뜻은 사람 여럿 한강에서 건지는 수준으로 고급지고 값지다.”(ㅁㅂ)
슈카월드의 강점은 매주 영상을 5개씩 올릴 정도로 대단히 열정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슈카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경제 쪽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닌데, 초기에는 유튜브 측이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을 많이 해줘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젠 그만큼 추천받기가 힘들어져서 그나마 부지런히 많이 올려야 조금이라도 성장하거나 유지가 가능하다.”
이런 성실함 덕분에 이용자 기반이 공고하다. 현재 구독자가 197만 명으로 200만 명에 육박한다.
“영상 1000개 진짜 대단하다. 대충 만드는 것도 아니고 방대한 자료조사 + 현란한 입담으로 주 5개. 진짜 존경합니다, 슈카형.” (사니음 Sanieum)
삼프로TV 주요 프로그램. [유튜브 영상 캡처]
오전 6시 30분 월가 모닝브리핑부터, 오후 9시 글로벌 라이브까지 하루 6회의 고정 편성물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에서 올해 초 주목받은 전망 콘텐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움직임을 해석하고 설명한 영상들이다. 신한은행 오건영 부부장이 두 차례 출연한 이 영상들에선 미국 연준은 ‘고성장과 저성장, 고물가와 저물가’ 등 4가지 요소를 놓고 양적완화(돈풀기)와 금리인상 등의 무기를 활용해 성장과 물가 조절을 관리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 연준은 양적완화로 대응해 왔는데 그 여파로 물가가 올라가다 보니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연준은 불가피하게 금리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시장 충격 측면에서 예상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댓글에는 고마움을 표하면서 복습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오건영 부부장님은 대체 어떻게 비유와 예시를 이렇게 잘 하시나요!!! 엄청 어려운 얘기를 포커스만 딱 맞춰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론은, 연준은 일단 물가를 빠르게 잡기 위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고, 물가가 잡혔다는 신호가 온다면 바로 성장을 위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자동차라이벌)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주린이’, 즉 초보투자자부터,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성 있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시청한다. 미국 현지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열심히 시청하고 댓글을 다는 장면도 엿볼 수 있다.
”상세한 설명과 어제 연준의 발표와 Q&A 내용들을 탁월하게 분석해 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어제 CNBC LIVE 통해 파월 의장의 발표와 애널리스트/기자회견까지 다 봤지만, 오 부부장님의 분석은 정말 훌륭합니다^^. 예리하시면서도 쉬운 설명 넘넘 감사합니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The GoldCoast Hye)
올해 주식 투자, 어떻게?
미국 현지 소식을 발 빠르게 다루는 개인 채널로는 ‘내일은 투자왕-김단테’ 채널과 ‘뉴욕주민’ 채널이 유명하다. 구독자가 31만 명대인 ‘김단테’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 덕후를 자처하며 관련 내용을 연재한 콘텐츠를 다수 게시하고 있다. ‘뉴욕주민’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일하는 민족사관고 출신의 여성 유튜버다. 성과에 쫓기며 불안하고 치열하게 해나가는 자신의 일과 미국 시장 흐름 등을 바쁜 시간을 쪼개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영상이 많다. 구독자가 20만 명이 넘는 인기 채널이 됐지만 한때 악플러들로 인해 상심해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운영을 재개했다.주식을 다루는 경제 채널에서 ‘핫한’ 영상은 아무래도 구체적인 종목 추천과 관련된 내용을 다뤘을 때다. 하락장에서 그런 수요는 더 커지는 추세다. 다만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수시로 ‘투자는 본인의 판단’이란 점을 강조한다.
최근 종목 추천을 언급하는 상위권 채널 영상을 살펴보면 ‘우량주 장기분산투자가 답이다’와 ‘우량주에 환상 가지면 힘들다. 미실현 이익은 안개와 같다’는 두 가지 대별되는 입장이 섞여 있다.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 [유튜브 영상 캡처]
“구글이 한 해 100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는데 AI와 양자컴퓨터 개발에 집중하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AI, 즉 인공지능은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테고, 양자컴퓨터는 생소하실 텐데요. 슈퍼컴퓨터보다 1억 배 빠른 컴퓨터를 말합니다. 한때 암호화폐도 뚫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가 아직 멀었다는 얘기와 함께 진정된 적도 있었죠.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생각에서 암호화폐는 투자를 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양자컴퓨터로 더 발전된 암호화폐를 만들 수도 있겠죠. 아무튼 구글은 양자컴퓨터를 2029년에 상용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AI와 양자컴퓨터를 결합해 뭘 할 수 있을까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만능 비서 ‘자비스’ 같은 것이 가능해지겠죠.”
이 유튜버(재파)는 “최근 구글 주가는 10년가량 꾸준히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식을, 목돈으로 한방에 큰 이득 보려고 하면 곤란하고 매달 적금 붓듯이 조금씩 사는 걸 추천한다”고 말한다.
11위인 ‘815머니톡’의 경우 ‘10년 전 애플과 같은 주식은 무엇일까?’ 같은 제목으로 우량주 추천 영상을 게시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변호사와 화상 인터뷰를 하면서 테슬라, 구글, 로블록스, 로빈후드 등의 종목을 설명하고 우량주 장기 분산투자를 권하는 식이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면 유명 전업투자자를 통해 반대의 목소리도 전한다.
“우량주는 과연 안전한가? 카카오와 셀트리온 LG화학 등을 보자. 10년 전 최고의 주식들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가격과 비슷하기도 하다. 10년의 인플레를 감안하거나 집값이 오른 걸로 비교하면 실질 가치는 거꾸로 많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추가로 위험관리에서는 심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한다. 하락장에서는 통상 공포 심리가 커지게 마련인데, 이때 분할 매수를 하려면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스스로의 투자 관점이 확립돼 있어야 한다는 것. 번지점프할 때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것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선 탐욕과 공포가 늘 함께 뒤따르는데, 강한 안전장치를 믿고 번지점프를 하듯이 나름의 투자 철학이 안전장치로 확보돼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 시청자의 호응을 많이 얻었다.
‘자취남’ ‘전원주택박사’ 추천!
김작가TV는 영상 후반부 질의응답 코너가 인기다. [유튜브 영상 캡처]
“29세 무주택 자산 1억 원으로(실거주 안 해도 상관없습니다) 가장 빠르게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리는 방법이 궁금합니다.”(부의추월차선) 같은 현실적 고민을 질문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가장 위험한 방법을 알려달라는 말이다. 전국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걸 찾아서 투자하는 등 몇 가지 방법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걷다가 넘어지는 게 아니라 뛰다가 넘어지는 것’이니 더 위험하다는 것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추가로 덧붙인 조언.
“주식은 갖고 있는 돈 날리면 끝난다. (부동산 투자는 다르다) 전세 세입자로부터 나의 미래를 당겨 쓴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돈 떼인 전세 세입자가 얼마나 독해질 수 있는지 아는가. 책임져야 한다. 지옥을 맛볼 것이다.”
부동산 관련 조언을 살펴보면 올해는 침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침체기를 활용한 부동산 대응책으로는 ‘교체 매매’를 권하기도 한다. ‘상급지로 갈아타기’와 ‘낡은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신도시 입성 기회’ 등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하락기에는 주식에 대한 조언과 비슷하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금리부담 등을 고려해)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를 꼭 확인하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담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채널들도 있다. 이를테면 ‘유튜브트렌드 2022’에 추천한 경제 채널 두 개가 있다. ‘남의 집 구경이 재밌구나’를 느끼게 하는 ‘자취남’ 채널과 전국 각지 시골의 전원주택 정보만 소복하게 모아둔 ‘전원주택박사’ 채널이 그것이다. 해당 채널 운영자가 채널 구분을 ‘지식 정보’로 설정해 블링 검색엔진의 경제 채널 순위권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구독자 수 25만 명에 가까운 ‘자취남’과 23만 명에 이르는 ‘전원주택박사’ 채널은 50~60위 사이에 자리할 정도로 인기 채널이다.
눈높이 맞는 쉬운 설명 늘 인기!
신사임당의 창업다마고치. [유튜브 영상 캡처]
마치 내 얘기처럼 눈높이에 맞춰 설명을 잘해 주는 채널의 대표 격은 3위에 랭크된 신사임당 채널이다. 케이블TV PD출신의 전업 유튜버인데, 10개 가까운 채널 운영의 실패 경험 끝에 본인의 생생한 재테크 경험을 담은 채널로 성공했다. 이 채널의 인기 연재물로 ‘창업다마고치(다큐:돈 버는 매뉴얼)’가 있다. 직장을 그만둔 친구가 ‘온라인 가게를 열고 장사를 해볼까?’ 고민하자, 아예 온라인 쇼핑몰 개설과 첫 매출 내는 것 인증부터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신사임당이 조언하며 기록했다.
반품이 들어왔을 때 대응 요령으로 “그냥 무조건 반품해 줘라. 괜히 얘기 오가다 보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스토어 평판도 나빠질 수 있다”는 조언도 해준다. “온라인 몰 운영하며 장사를 6년째 하고 있는데, 정말 많이 배운다”는 댓글처럼 이용자 반응도 좋고 ‘찐팬’이 늘면서 채널도 크게 성장한 계기가 됐다.
기성 언론사가 유튜브에서 경제 정보를 전할 때 훨씬 더 친절해지는 변화도 흥미롭다.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머니올라’ 채널의 경우, 시청자의 궁금증 풀이에 초점 두고 전문가를 섭외해 증시와 부동산, 세금 등 주요 이슈를 심층 분석하면서 ‘유튜브스럽게’ 풀어준다.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채널과 부동산에 특화된 ‘땅집고’ 채널 등은 신문사 기자들이 운영하는 전문성이 높은 채널이다.
‘재테크 스터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경제 상식과 기초적인 투자 지식을 공유하는 채널도 있다. ‘돌디’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채널인데, 유명 대기업에 다니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가 된 사례다. 원래 개인적 관심으로 부동산 이야기를 주로 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회사의 겸직 조항과 관련해 중단했는데 이용자들이 꾸준히 방문하며 구독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고 결국 다시 재개한 채널이다.
이 채널에서는 ‘돈은 가짜다’라는 제목으로 화폐의 탄생부터 세계 기축통화가 된 미국 달러화의 운영 현황이 어떤지 등 기초 상식을 일러준다. 또 ‘이건 알고 투자하세요’ 영상에서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 투자의 장단점 등도 설명한다. 돌디채널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경제 채널 상당수는 멤버십 제도를 통해 부분 유료화를 접목하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매달 3000~5000원의 일정 금액을 내고, 멤버들만 볼 수 있는 영상을 제공받거나 일반 영상도 먼저 볼 수 있는 등의 혜택을 얻는다.
최근 들어 경제 채널에서 암호화폐와 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주제도 포함해서 다루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결국 경제 채널의 공통적 주제는 ‘돈 벌고 싶은 욕망’과 ‘돈 잃을까 하는 공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욕망과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정보 수요에 기대어 유튜브 세상에서 ‘경제’ 마을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