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이 지난 3월 1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자신의 공식 SNS에 상황을 전했다. 아이를 안고 두려움에 떠는 어머니, 상공을 가로질러 빌딩에 내리 꽂히는 포탄, 들것에 실려 가는 부상자, 탱크 앞에 무릎 꿇는 시민 등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영상과 함께 결의에 찬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러시아의 공습이 시작된 시점부터 자신의 SNS에 자국민을 독려하고 세계인의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려 화제의 중심에 섰다.
블로디미르 대통령 부부.
올레나는 코미디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하던 중 블로디미르를 만났고, 그가 설립한 제작사에서 일하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그는 2015년 블로디미르가 주연으로 나선 정치 풍자 코미디 TV시리즈 ‘서번트 오브 피플(국민의 종)’을 제작했을 때도 함께 했다. 이 시리즈는 30대 역사 교사가 자신의 학생이 촬영한 영상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당선돼 부패 권력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방송과 동시에 큰 인기를 누렸다. 두 사람은 8년간 연애한 끝에 2003년 결혼해 이듬해 딸을, 2013년 아들을 낳았다.
2019년 4월 대선 당시 당선이 확정된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왼쪽이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AP]
올레나 젤렌스카. [AP]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우려로 전운이 고조됐을 때 블로디미르 대통령은 흔들림 없는 국가 원수의 면모를 보였다. 2월 25일 러시아의 공습이 시작된 후 블로디미르 대통령은 SNS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자신을 제1 목표물로, 영부인과 두 아이를 제2 목표물로 지목한 사실을 밝히며, 그럼에도 도망가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키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블로디미르 대통령의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에 세계인의 호평과 지지가 쏟아졌다.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대통령 부인 올레나 역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블로디미르 대통령 곁에 머무르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을 SNS를 통해 알리고 있다. 특히 2월 25일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올린 메시지는 자국민뿐 아니라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사랑하는 우크라이나인이여! 오늘 TV에서,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당신들 모두를 보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람들이여! 나는 당신들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나는 두려워하거나 울지 않고 침착하게 함께 하겠습니다. 나는 나를 지켜보는 아이들 옆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당신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을, 우크라이나를 사랑합니다.’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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