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관련 뉴스를 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때가 많으셨죠. 배경 설명 없이 현안만 설명하다보니, 관계된 사건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면 이해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누구나 쉽게 기업 뉴스를 읽을 수 있도록 배경이 되는 사건부터 취재 후일담까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수 전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김 부회장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인데요. 실적만 보면 이 승진, 납득이 갑니다. 김 전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중흥기를 이끈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개발한 인물입니다. 2018년까지 농심, 오뚜기는 물론 팔도에까지 밀려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하던 삼양이 다시 업계 top3에 진입한 것도 이 불닭볶음면 시리즈 덕분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좋은 실적에 당연한 승진이다 싶지만, 박수를 치기에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김 부회장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2020년 1월 김 부회장은 남편인 전 회장과 함께 회삿돈 횡령 혐의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아 경영권을 내려놓았습니다. 2008년~2017년까지 삼양식품 계열사의 물품 대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전 회장은 징역 3년, 김 부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습니다. 현행법상 집행유예형을 받으면 선고 이후 2년간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김 부회장은 선고 9개월만인 2020년 10월 총괄사장직을 맡아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삼양식품은 김 전 부회장이 경영의 적임자라며 법무부에 취업제한 해제를 요청했고,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 같은 특혜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세준의 기업 뽀개기에서 자세히 뽀개봤습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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