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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보다 팀워크가 우승 원동력”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 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개인기보다 팀워크가 우승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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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가 우승의 힘

-어떤 방법으로 선수단을 흔든 것인가.
“정규시즌 우승까지 가장 힘든 고비였던 순간이 5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로 2월 25일 오리온전, 26일 부산 KT전이었다. 그 두 경기를 내리 지면서 삼성, 오리온과 공동 1위가 됐을 때였다. 계속 단독 1위를 달리다 그 경기들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순간 선수들과 미팅을 했다. 나 나름의 D-데이였던 셈이다. 오세근, 이정현의 대립과 계속 1위를 해오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조금씩 나태해지는 것 같아 감독 되고 2년 만에 처음으로 욕을 하며 화를 냈다. 30분 동안 엄청난 얘기들을 쏟아냈다. 그동안 고생한 게 아깝지 않으냐, 우승이 눈앞에 있는데 사사로운 감정으로 팀을 망칠 것이냐고 화를 냈다.”

-효과가 있었나.
“그런 상황이 처음이라 선수들이 받은 충격이 꽤 컸을 것이다. 남은 6라운드에서 9연승을 해야 우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후 거짓말처럼 9연승으로 6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9연승하며 인상 한번 안 썼다. 선수들이 시원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선수들도 9연승하는 과정에서 느낀 게 많았다고 하더라.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팀워크가 무너지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내분이 일어나면 선수들만 바보 된다는 사실도 주지시켰다. 주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오세근, 이정현, 양희종에 사이먼, 사익스까지 뛰는 우리 팀을 상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단합만 되면 거칠 게 없는 팀이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던 순간에 그 미팅으로 우리는 다시 하나로 뭉쳤다. 그 힘으로 우승에까지 이른 것이고.”

결국 MVP는 유효표 101표 중 65표를 얻은 오세근한테 돌아갔다. 이정현은 35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오세근은 2011-2012시즌 신인상, 그해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른 적은 있지만 정규리그 MVP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고전한 오세근은 올 시즌 부상 없이 52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해 골밑의 버팀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평균 33분 3초를 뛰며 평균 14.1득점 8.4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가드 이정현도 52경기 모두 출전했고, 평균 33분 28초를 소화하면서 평균 15.4득점 3리바운드 5.1어시스트 1.8스틸로 빼어난 활약상을 보였다. 이정현은 국내 선수 평균 득점 1위에 올랐고, 오세근은 국내 선수 리바운드 선두를 차지한 바 있다.



“개인기보다 팀워크가 우승 원동력”

김 감독은 2016-2017 KBL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동아 DB]

고참의 힘

-아주 절묘한 시점에 팀 미팅을 가졌고, 그때 선수들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어준 게 신의 한 수였다고 본다.
“만약 내가 매일 화내고 욕하는 감독이었다면 그 미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2년간 단 한 번도 선수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강하게 밀고 나가면 부러질 거란 생각도 들었다. 처음 KGC 선수들과 만났을 때의 내 위치는 수석코치였고, 선수들한테는 감독 김승기보다는 코치 김승기가 훨씬 편하고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감독 됐다고 해서 목에 힘주고, 선수들을 강하게 내몰았다면 선수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이가 고참들이다. 팀을 이끌려면 베테랑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후배들이 따라간다. 그래서 많이 참았다(웃음).”



-코치 경력만 9년이다. 코치 생활의 노하우가 감독으로 팀을 이끌 때 도움이 된 건가.
“당연하다. 코치하면서 참는 법을 배웠다. 운동만 열심히 한다면, 팀에 도움이 된다면, 고참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후배들은 감독보다 선배들을 보고 배운다. 그래서 KGC를 이끌 때 베테랑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만약 고참들이 내 의도대로 따르지 않았다면 나로선 그런 그를 버릴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 감독을 해보니까 때로는 악역을 맡아야 할 때도 있더라. 그걸 선수들이 이해해주느냐, 못하느냐의 차이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본다.”

-시즌 초반에는 구단에서조차 올 시즌 성적에 대해 비관적인 예상을 했다고 들었다.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이 자꾸 엇박자를 냈다. 오세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선수들을 뭉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때 우리 단장님이 하신 말씀을 잊지 못한다(웃음). ‘지금 우리 팀 하는 거 보면 9위는 맡아놓은 것 같아’라고. 주전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니 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단장님한테 ‘진짜 9위 같아요? 한번 지켜봐주세요. 올해는 꼭 우승할 겁니다’라고 말씀드렸다. 1라운드에서 4승1패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업 앤 다운이 있었지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버리진 않았다. 어려운 위기를 맞이해도 ‘그래도 우승한다’고 생각하며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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