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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

“연합사가 내놓으면 유엔사로 넘어간다?” 양국 반대파 ‘히든 카드’ 될 수도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요동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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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과 주한미군은 다를 수 있다?

물론 당국자들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공식적으로 “한낱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유엔사 문제’라는 것은 매우 지엽적인 법률 문제일 따름이라는 설명이다. 작전통제권이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유엔사가 행사하겠다고 한들 우리가 거부하고 환수를 선언하면 그뿐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형식상으로는 유엔사령관과 연합사령관이 별도의 직함이지만 실제로는 주한미군사령관 한 사람인데, 한편에서는 환수논의를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사실상 뒤집는 식으로 무리하게 형식논리를 들이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이어진다.

사실 정전(停戰)체제와 유엔사, 작전통제권 문제를 둘러싸고는 매우 복잡한 국제법적 절차가 얽혀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상당히 엇갈린다. 6·25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처리된 것이다 보니 예외적인 부분이 많고, 유엔사라는 조직 자체가 전무후무한 체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통일부 등 관계 당국자들조차 “누구도 자신 있게 얘기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만큼 법적으로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렇듯 혼란스러운 유엔사 문제가 전시작통권 환수논의를 지연시키는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장시간에 걸쳐 연합지휘체계 변경에 관한 논의가 진행된 후에도, 미국측이 유엔사가 가진 국제법적 권한을 들어 새로운 논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한국측이 미국측 의사와 상관없이 단호하게 환수를 ‘선언’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

특히 작통권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제까지 확인된 유엔사 강화 움직임이나 사실상의 ‘공개선언’이 주로 주한미군사령부 차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용산의 주한미군과 워싱턴 펜타곤의 분위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SCM에서 비록 단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양국 지휘관계 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이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고, 이 같은 워싱턴의 뜻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부처인 국무부 당국자들의 공식견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주한미군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국측이 의욕과 명분에 사로잡혀 지나치게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거나 “워싱턴도 한국이 굳이 원한다면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이지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속내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온도’ 차이는, 실제로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고 또 이를 준비해온 주한미군 처지에서는 전시작통권을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군사적·제도적 이점을 선뜻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정통한 한국군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예를 들어 현재는 상당부분 주한미군이 관리하고 있는 한국의 공역(空域)만 해도 작통권 환수와 함께 관리권을 돌려줄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오산기지 등 미 공군의 활동은 지금과 달리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연합작전계획의 수립을 맡았던 한미연합사가 양국군 관계에서 누려온 ‘위상’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평시 작전통제권만을 돌려받은 1994년의 협상에서도 펜타곤은 비교적 긍정적이었지만 주한미군사령부는 다양한 사안에 걸쳐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전통제와 관련된 몇몇 핵심적 권한과 책임을 평시에도 연합사령관이 행사하도록 유보한 이른바 ‘연합위임사항(CODA)’도 주한미군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후문. 현장지휘관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되는 미군의 특성상 앞으로 전시작통권 협상과 관련해서도 워싱턴이 점차 주한미군의 의견에 ‘딸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작계 5029 논쟁’의 우회로 된다면…

뒤집어보면 이 같은 구조는 한국측에도 적용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강도 높게 작통권 환수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합참이나 야전의 지휘관들로부터는 “시기상조”라거나 “실익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하는 의견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노무현 정부 초기에는 이를 두고 청와대와 군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 적도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나는 우리 군을 지휘하지 못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군 일각에서 “연합사령관은 한미 양국 대통령의 공동지시를 받는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러한 이유로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작통권 ‘환수’가 아니라 현재 공동행사하고 있는 작통권을 ‘단독행사’하게 되는 것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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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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