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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현대아산 직원 석방 대가로 300만달러 요구했다”

[현정은-리종혁·원동연 면담록]으로 본 남북관계 막전막후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北, 현대아산 직원 석방 대가로 300만달러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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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도 함께 방북하려고 했나?

“현 회장 방북을 요구한 것은 북측이다. 현 회장도 함께 방북하는 것으로 정부에 신청서를 넣었으나 현 회장 방북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실험이 벌어졌다. 정부가 핵실험 뒤 임 전 원장 일행의 방북 승인을 취소한 것도 아니었다. 정부 쪽에서 이런 상황에서 방북하는 게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물어왔고 결국엔 ‘안 가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구(舊) 여권 인사들이 유씨 석방에 도움을 줬다는 얘기가 있다.

“‘왜 억류하고 있느냐, 풀어줘야 한다’는 뜻은 전했다. 그 수준일 것이다. 어떤 역할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현 회장의 8월 평양 방문은 북측의 선(先)제안으로 이뤄졌다. 리 부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을 거론하면서 현 회장에게 “빠른 시일에 오라”고 말했다.



리종혁 될 수 있으면, 빠른 시일에 오셨으면 하는 생각인데…. 오늘 오시다가 보도를 들으셨을 겁니다.

현정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리종혁 (웃으면서) 네.

현정은 평양에 도착하셨나요?

리종혁 아마 오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평양에 오시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싶은 생각이기 때문에 일행을 너무 많이 데리고 오시지는 마시고, 아무래도 정지이 선생은 같이 또 오고….

정지이 (웃으면서) 초청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빠른 시일에 오라”

8월16일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이 만난 자리엔 현 회장의 맏딸 정 전무가 있었다. 정 전무는 2005년, 2007년에도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동석했다. 현 회장은 정 전무와 함께 오라는 말을 듣고 김 위원장이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어서 좋은 사람 만나라”는 덕담과 함께 정 전무에게 선물도 챙겨줬다고 한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도 아들인 고 정몽헌 회장이 동석하곤 했다.

리종혁실무적인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비서관 1명 정도를 데리고 오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현대그룹과 아태와의 관계는 그 무슨 그룹과의 관계라기보다도 현대가문과의 관계 아닙니까? 여직까지 호상 믿음과 신뢰에 기초해서 모든 사업이 이루어진 만큼,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번 좀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기를 희망합니다. 순수 현대아산 문제라기보다도…. 이제 말씀이 남측 당국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하는데, 그럼 좋고…. 만약 남측 당국에서 방문 목적 갖고 고려할 것 같으면 명분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현정은남쪽에서는 제가 가는 것에 대해 아무 이의가 없습니다. 언제라도 가라고 합니다.

리종혁현재 현대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유성진 문제 같은 것도 있으니까, 당국에서 신경 쓸 것 같으면 그런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가시겠다고 하실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먼저 초청장을 보내드릴 수도 있지만은 저희들이 먼저 초청하는 형식으로 하면 또 신경 쓸 것 같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좋게는 회장님이 오실 의향을 표시해서 이번에 왔던 김에 의향을 표시하니까 북측에서도 쾌히 접수하고 초청하겠다고 그러더라 이렇게 하시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현정은유 직원 문제도 좀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는데요. 여론도 안 좋고요.

이 대목에서 원동연 실장이 처음으로 대화에 참여한다. 그는 북한의 대남라인에서 ‘뜨는 인사’다. 한 북한전문가는 “2007년 대선 직전 이해찬 전 총리와 핫라인을 구축했다가 낙마한 최승철 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전성기 때가 오버랩된다”고 말했다. 최 전 부부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철직됐으며 처형설도 나돌았다. 원 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조문단 일원으로 서울에 왔으며, 최근의 남북접촉 때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아태평화위원장을 수행했다. 일부 언론 보도대로라면 싱가포르 남북회동 때 김숙 국정원 1차장의 카운터파트였다. ‘동아일보’는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원 실장이 최근 통일전선부 부부장,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고 보도했다.

원동연 빨리 오셔야죠? 빨리 오셔서….(웃음)

리종혁 언제쯤 가능하실 수 있겠습니까?

현정은 저는 아무 때나 상관이 없거든요.

리종혁 우리한테 편리한 것은 8·15 전후로 해서, 전에도 좋고요.

현정은 편하신 날짜를 정해주세요.

원동연 우리가 날짜를 정하면 따를 수 있겠습니까?

현정은 네.

리종혁 8·15가 무슨 요일이에요?

현정은 토요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유 직원 문제가 그전에 해결돼서, 이명박 대통령이 8·15때 말씀하실 때 대북 메시지가 포함됐으면 합니다.

리종혁 오실 수만 있으면, 가급적이면 빨리, 8월11일쯤….

원동연 8월10일부터 15일 그 사이로, 올라가서 날짜 타진해보겠습니다. 그 사이에 아무 때나 날짜 잡으면 오실 수 있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혹시 8·15 조금 지나도 일없지요?

리종혁 아무래도 사정이 있으시겠으니까 사정 고려해서 알려주십시오.

현정은 네.

정지이 북측에서도 8·15 행사가 있나요?

원동연 8·15 공식행사는 없습니다.

리종혁 ‘아리랑’을 하니까 오시면 그것도 한번 보셔야지요. 오시는 경로는 어떻게 하는 게 편리하십니까?

개성으로 올라가면 편리하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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