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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역사 모독하는 일본

日 역사교과서, 전범(戰犯) 후손이 만든 왜곡의 전범(典範)

한국, 일본 식민지배 덕분에 타율과 종속의 역사 청산?

  • 글: 안병우 한신대 교수·국사학 bwahn@hanshin.ac.kr

日 역사교과서, 전범(戰犯) 후손이 만든 왜곡의 전범(典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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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과 전쟁을 찬미하는 모습은 이번 개정판에서 새로 설정한 ‘역사의 명장면’ 5개 가운데 4개가 전쟁에 관련된 것이라는 점, 가미카제 출격을 환송하는 여학생 사진을 게재한 것, 러일전쟁에 무려 4쪽을 할애하여 자랑한 것에서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새역모는 식민사관으로 한국사를 바라본다. 식민사관은 일본이 한국 지배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만든 역사관으로,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이 두 축을 이룬다. 한국은 고대로부터 자율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채 중국과 일본의 지배를 받았으며, 조선 후기까지 고대 사회의 수준에 머무르며 스스로 근대화할 능력을 갖지 못했는데, 조선의 근대화가 일본의 역사적 사명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곧 식민사관이다.

타율성, 종속성 강조

특히 새역모의 교과서는 한국사의 타율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서술됐다. 부록으로 실은 연표에 고조선은 없고 낙랑군을 제일 첫머리에 적어 한국 역사가 낙랑군에서 시작한 것으로 기술했다. 이는 한국 역사가 중국이 설치한 군현의 지배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일본 고대국가의 형성을 설명하는 가운데 별로 관계가 없는 대방군을 ‘삼국지’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 외전의 각주에서 설명하면서, 그 중심지를 서울 근처라고 했다(27쪽 이하는 모두 신청본의 내용). 그러나 대방군의 중심지는 황해도 봉산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그리고 지도에선 낙랑군이 한반도 서부 한강 남쪽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26쪽) 그려놓았다.



타율성과 종속성을 강조하는 관점은 임나일본부설에서 볼 수 있다. 한반도 남부에 야마토 조정의 거점인 임나가 있었다고 여러 곳에서 서술했는데, 검정과정에서 ‘야마토 조정의 거점’이라는 표현은 삭제됐다. 그러나 여전히 임나일본부설을 바탕에 깔고 있다. 임나에 관한 서술은 분량이 늘고, 항목별 제목(‘신라의 대두와 임나의 멸망’ ‘백제를 도와 고구려와 싸우다’)까지 등장했으며, 내용도 보강했다. 지도에는 가야의 전 영역과 마한까지(전라도)를 임나로 표시하고 있다(32쪽). 한반도의 국가들을 중국의 조공국으로 표현했다. 본래 신청본에서는 신라는 당의 복속국(42쪽), 조선은 중국·청의 복속국(148쪽, 163쪽)으로 서술했는데, 검정과정에서 조공국으로 수정됐다. 2001년에도 조선을 복속국으로 표현했다가 자체 수정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새역모의 속내를 또 한번 드러낸 것이다.

요컨대 새역모 교과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북부는 중국의 지배 아래, 남부는 일본의 지배 아래 역사가 시작됐고, 한국은 중국의 조공국, 즉 속국이었다. 이러한 관점은 일제 강점기 식민사관의 타율성론과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사를 서술하는 것은 한국이 외국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국가임을 강조하여 일제의 한국 지배를 정당화하고, 식민지배를 통해 조선을 중국에서 해방시켜주었다고 강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선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정식 국호인 ‘조선’ 대신 ‘이조(李朝)’로 표현한 것과 조선을 오키나와 및 에조치(홋카이도)와 같은 항목에서 기술하여, 마치 조선이 오늘날 일본의 일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데서 엿볼 수 있다. 즉 34절 ‘쇄국하의 대외관계’라는 장에 ‘조선 유구 하이지(朝鮮 琉球 蝦夷地)’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막부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단절된 국교를 회복한 사실과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에서 통신사가 온 사실 등을 서술했다(106쪽).

이러한 서술은 통신사를 조공 사신인 것처럼 규정하는 것과 맞물려 조선이 일본의 속국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뿐 아니라 오키나와나 에조치처럼 메이지유신 후에 일본 영토가 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대단히 고약한 의도를 깔고 있다.

임진왜란은 여전히 침략이 아니라 ‘출병(出兵)’으로 표현했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조선 사람들이 당한 피해에 관한 서술을 검정 신청본에는 모두 삭제했다가 검정과정에서야 다시 살려냈다. 새역모의 전쟁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역모 교과서에는 일본의 안위가 위태로워졌기 때문에 아시아를 침략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조선반도와 일본’이라는 칼럼이 그러한 역사인식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칼럼에 의하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조금 떨어져 바다에 떠 있는 섬나라’ 일본의 독립과 ‘일본을 향하여 대륙으로부터 팔처럼 돌출되어 있는’ 조선반도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두 나라의 지리적 관계는 역사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옛날부터 조선반도에서 중국 등의 선진 문명이 일본에 전해졌다.

그러나 몽골처럼 일본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이 조선반도에 도달한 적도 있기 때문에 일본은 중국과 조선반도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므로 메이지 신정부는 정권수립 후 곧 조선과 국교를 맺으려고 했지만, 청나라에 조공하고 있던 조선은 외교관계 체결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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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병우 한신대 교수·국사학 bwahn@hansh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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