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호

‘비정규직 제로 기업’ 오뚜기 ‘남몰래 사회공헌’도 눈길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입력2013-06-19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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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제로 기업’ 오뚜기 ‘남몰래 사회공헌’도 눈길

    오뚜기 직원들이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최선의 복지로 떠오른 가운데 오뚜기의 정도(正道) 경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오뚜기는 식품업계 10대 기업 중 비정규직이 전혀 없는 유일한 회사다. 협력업체와의 소통과 갈등 해소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들린다. 함영준(54) 오뚜기 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함영준 회장은 1969년 오뚜기를 설립한 함태호 명예회장의 장남. 함 회장은 1984년 오뚜기에 입사해 2000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며 회장직에 오른 2010년부터 실질적인 경영을 도맡고 있다. 함 회장은 오뚜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근로환경 조성과 더불어 거래처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오뚜기 영업사원들은 매년 예절교육을 받고 있으며 거래처를 수시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점검한다. 최근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거래처에 대한 횡포로 뭇매를 맞은 일부 기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뚜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서도 모범을 보이고 있다. 1992년부터 펼쳐온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이 대표적인 예. 처음에는 한 달에 5명을 후원하다 현재는 그 수가 21명으로 늘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오뚜기는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통해 3378명(2012년 12월 기준)의 생명을 구했다.

    이 사업은 수술비 후원에 그치지 않는다. 오뚜기는 매년 5월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을 열어 본선 참가 가족 150팀의 참가비 전액과 자사가 보탠 금액을 현장에서 바로 한국심장재단에 기부한다. 심장병이 완치된 어린이를 위한 요리교실도 진행한다. 매년 10월엔 심장병이 완치된 어린이와 가족을 충북 음성의 오뚜기 대풍공장에 초청해 공장 견학과 신제품 요리 시연회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 기업’ 오뚜기 ‘남몰래 사회공헌’도 눈길

    오뚜기봉사단원이 향림재활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굿윌스토어 작업장.

    소리 없이 소외계층 도와



    오뚜기는 1999년부터 푸드뱅크와 전국 각지의 복지단체에 물품을 기부해 독거노인과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에게 일감을 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한 차원 높은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18일부터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 송파점과 도봉점에 오뚜기가 생산하는 주요 선물세트 조립작업 임가공을 위탁한 것. 굿윌스토어는 기업과 개인에게서 기증받은 생활용품이나 의류 등의 물품을 장애인들이 깨끗이 손질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오뚜기도 굿윌스토어 매장에 자사 제품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오뚜기봉사단과 1996년 설립된 오뚜기재단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오뚜기봉사단은 오뚜기 공장이나 영업지점이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재능기부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술진흥사업과 장학사업을 담당해온 오뚜기재단은 1997년 대학생 14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00여 명에게 25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오뚜기는 수십 년간 이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벌여오면서도 외부에는 알리지 않았다. 함 회장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회장은 남에게 좋은 일을 할 때 무엇보다도 지속성과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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