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호

‘세일즈맨 道伯’ 김진선 강원도지사

“나는 ‘낙후 강원’에 한 맺힌 사람, 올림픽으로 역사 다시 쓴다”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입력2007-05-03 09:3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평창, ‘2014 동계올림픽 유치지수’ 1위
    • 선수 중심·유비쿼터스·평화 올림픽 치러낼 것
    • 올림픽 생산유발효과 15조, 고용 창출 22만 기대
    • 1조4000억 투자…150만평 세계적 리조트 ‘알펜시아’
    • 2015년까지 도민 1인당 소득 3만달러 넘길 터
    ‘세일즈맨 道伯’ 김진선 강원도지사
    요즘 김진선(金振·61) 강원지사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계절 바뀌는 것도 실감할 여유가 없다. 지난 2월14일부터 17일까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분수령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평창 현지실사를 치른 데 이어, 3월부터는 내년 완공 예정인 알펜시아 리조트 분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사업의 성패에 강원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계올림픽 개최가 천혜의 관광지 강원을 세계에 알릴 확실한 홍보수단이라면,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을 만족시킬 신개념의 휴양시설이다. 모두 김 지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3선(選) 도지사로 올해로 10년째 강원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그를 4월초 강원도청 지사실에서 만났다.

    바로 전 주인 3월 마지막 주에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김 지사는 다음 주에도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해 다시 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10월 이후에만 지구 5바퀴

    ▼ 어느 시·도지사보다도 해외 출장이 잦은 것 같습니다.



    “도지사란 자리가 최고의 CEO, 최고의 세일즈맨이 돼야 하니까요. 저 역시 강원도를 먹여살리기 위해 특산품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고요.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 10월 이후만 따져도 지구를 다섯 바퀴는 돈 것 같습니다. 외국 출장을 갈 때는 시차고 뭐고 따질 겨를이 없습니다. 식사도 샌드위치로 때워가며 일합니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과테말라 IOC 총회(7월4일)까지 중요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몇 개 있고, 경제협력을 위한 해외출장도 여럿 잡혀 있어 앞으로도 분주하게 뛰어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 건강은 어떻게 챙깁니까.

    “하루 일정이 저녁까지 꽉 짜여 있어 운동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은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테니스를 칩니다.”

    ▼ 사진에도 조예가 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한 15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출사(出寫)도 열심히 했는데, 도지사를 하면서부터는 힘들더군요. 사진은 피사체를 단순한 사물이 아닌 작품의 대상으로 보고 찍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여유를 갖기가 힘듭니다.”

    사진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그의 손가락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처럼 까딱거렸다. 저런 열정이면 해외 출장 갔을 때 멋진 이국 풍광을 렌즈에 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마음이야 굴뚝같죠. 그래서 출장갈 때면 늘 소형 카메라 2개를 챙겨 갑니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언제든지 찍을 수 있게요. 그런데도 워낙 일정이 빡빡해 시간 내기가 어렵습니다. ‘저걸 앵글로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여유는 없어요.”

    배석한 비서관이 “김 지사는 그런 와중에도 틈틈이 찍은 사진을 싸이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직접 올린다”며 “사진 실력이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귀띔했다.

    평창? 평양?

    ‘세일즈맨 道伯’ 김진선 강원도지사

    김진선 지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2월 IOC의 평창 실사 현장에서 IOC 실사조사단에게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 지사를 만나는 날 조간신문엔 ‘올림픽 등 국제대회 유치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문매체인 게임즈비즈닷컴에서 2014동계올림픽 유치지수를 발표했는데, 평창이 1위에 올랐다’는 기사가 실렸다. 더욱이 IOC 실사조사단이 평창은 물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러시아 소치 3곳의 후보지를 모두 현지실사한 후에 나온 결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 게임즈비즈닷컴은 2008년 하계올림픽의 베이징 유치를 정확히 예측하는 등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은 전문매체다.

    ▼ 오늘 아침 신문에 좋은 소식이 실렸더군요.

    “실사결과를 놓고 우리가 다른 후보지들보다 앞선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이런 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보도가 IOC 위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IOC 위원들이 그것을 보고 찍는 것도 아니거든요. 위원 개개인마다 이해관계가 있고,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서 투표할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 평창에 대한 실사평가가 그만큼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그 결과 실사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뜨거운 유치 열기에 실사단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이 과연 무엇인가’ ‘IOC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가’ ‘올림픽은 어떻게 돼야 하는가’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거기에 맞춰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원칙과 진정성을 갖고 내실을 기하고 정성을 기울인 게 결국은 평가받았다고 봅니다.”

    ▼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면 2010년의 실패 이유를 꼼꼼히 분석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할 텐데, 당시 패인은 무엇이었다고 봅니까.

    “여러 가지가 있겠죠. 기본적으로 처녀 출전한 도시가 높은 점수를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단번에 유치에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당시 평창은 세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오지였습니다. IOC 위원들이 평창을 평양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이 동계스포츠를 하는지도 몰랐고요. 준비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전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셈이죠. 이제 와서 이야기하는 게 뭣하지만 당시 평창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장애가 된 몇 가지 국내 요인(김 지사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운용 전 IOC위원의 비리 의혹, 전북 무주와의 갈등을 말하는 듯했다)만 없었다면 정말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 그래서 2014년 올림픽 유치에 대해서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2010년 유치를 위한 준비를 포함해 총 6년 동안 매달린 셈입니다. 그만큼 준비된 대회를 치를 자신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직원 모두 올림픽에 대해 통달해 IOC 사람들이 자기들보다 더 전문가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 유치활동 과정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을 텐데요.

    “우리가 늘 이슈를 선점해 나갔는데, 그걸 다른 곳에서 모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동계스포츠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드림 프로그램’이란 아이디어를 개발해 내놓으면 금세 비슷한 걸 내놓아 물타기를 하는 식이었죠.

    2010년 유치경쟁을 할 때는 참 외로웠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은 물론 어느 누구도 될 거라고 믿지 않았어요. 우리만의 외로운 유치전쟁이었죠. 그럼에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니까 이번엔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인지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강원도민은 모이면 ‘우리도 한번 하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술자리에서도 술잔을 오륜기 모양으로 부딪치면서 ‘파이팅 평창!’을 외치는 게 유행입니다.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모임’이란 동계올림픽 유치 서포터즈 회원이 12만명이나 되고요. 이렇게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꼭 유치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더 커집니다. 이러다 안 되면 실망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밤잠을 못 이룰 정도입니다.”

    비장의 카드

    ‘세일즈맨 道伯’ 김진선 강원도지사

    알펜시아 리조트 골프빌리지 조감도.

    ▼ 앞으로 남은 석 달이 무엇보다 중요하겠군요.

    “현지실사는 잘 받았지만 그것이 곧 유치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IOC 무대가 간단하지 않아요. 위원 개개인의 표심(票心)에 의해 결정되므로 그야말로 복잡미묘합니다. 총성 없는 전쟁터예요. 하지만 위원들의 성향이 어떻든 기본적인 양식이 있을 거라 믿고 진정성으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1차로는 IOC가 인정하는 국제행사에서 홍보활동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우선 4월16일부터 17일까지 쿠웨이트에서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가, 4월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스포츠어코드란 행사가, 5월14일부터 20일까지 AIPS(국제스포츠기자연맹) 총회가 열립니다. IOC 위원이 많이 참여하는 이런 행사에서 대규모 설명회를 열어 대세를 주도해 나갈 생각입니다. 2차로는 다양한 채널과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 위원들을 접촉해 표심을 잡고, 해외 언론매체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그들을 설득해 나갈 생각입니다.”

    ▼ 투표가 실시되는 과테말라 총회 때는 뭔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그 자리에서 IOC 위원들이 평창으로 마음을 굳힐 수 있도록 비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비밀입니다(웃음).”

    ▼ 잘츠부르크, 소치 등 다른 경쟁 도시와 비교해 평창이 내세울 만한 장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먼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교통, 숙박 등 올림픽을 치를 완벽한 인프라를 갖췄고, 모든 경기장을 30분 거리 이내로 배치해 선수 중심, 경기 중심으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외에 유비쿼터스 올림픽, 미래세대를 위한 올림픽, 평화 올림픽을 지향하는 것도 다른 후보 도시와의 차별성입니다.”

    ▼ 동계올림픽이 가져올 효과는 어느 정도로 기대합니까.

    “동계올림픽은 강원도에 인프라 확충, 민간투자 가속화, 관광 파급효과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 지난 2월 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5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7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22만명의 고용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적으로도 88 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에서 보듯 엄청난 국가 브랜드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하계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트리플 크라운을 이루는 것인데, 이를 치러낸 국가는 현재 다섯 나라밖에 없습니다.”

    4계절 복합 리조트, 알펜시아

    ▼ 동계올림픽 핵심 기반시설로 알펜시아 리조트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압니다.

    “알펜시아 리조트가 원래 동계올림픽을 위한 시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 그곳을 적극 활용하려 합니다.”

    ▼ 처음에 어떻게 구상했나요.

    “제가 8년 전쯤부터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국가가 하느냐, 지역이 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상상을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알펜시아 리조트가 두바이 프로젝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관광, 문화, 레저, 스포츠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거기에 걸맞은 번듯한 리조트가 없습니다. 그래서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의 감자원종장 150만평을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와서 쉬고 즐길 수 있는 ‘꿈의 리조트’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볼 수 없던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로 말이죠. 2004년 6월 사업을 시작해 내년에 완공할 예정인데, 1조4000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 리조트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입니까.

    “국내 유일의 4계절 체류형 복합리조트라 할 수 있습니다. 4계절 복합리조트란 계절에 구애하지 않는 자유로운 휴양개념으로 최근 세계적인 휴양지들의 추세입니다. 아스펜, 비버크릭, 휘슬러, 몽트레블랑 등이 대표적이죠. 알펜시아는 겨울에 스키를 즐기는 것은 물론 4계절 내내 워터파크, 골프,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레저와 휴양,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고급 휴양 리조트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해발 700m의 대관령은 인간의 건강과 생체리듬에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풍광도 아름다워 리조트를 조성하기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거죠.”

    ▼ 리조트는 어떻게 이뤄져 있습니까.

    “올림픽파크 지구, 리조트빌리지 지구, 골프빌리지 지구의 총 3개 지구가 조성됩니다. 총 71만평의 올림픽파크 지구는 동계스포츠의 메카이자 사계절 휴양의 중심지로 개발됩니다. 국제기준(FIS, IBU)에 맞는 경기장(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과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메인스타디움이 들어서며, 전원형 캐빈, 예술인마을, 생태체험학습원, 레플리카(Replica·模寫) 형식의 18홀 대중골프장, 스키장도 조성됩니다. 스키점프 타워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으로, 메인스타디움은 천연잔디 사계절 축구장 및 야외음악회와 대형 콘서트장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코스와 중첩 개발될 18홀 대중 골프장은 세계의 유명한 홀들을 이곳에서 느껴볼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 리조트빌리지 지구는 어떻게 설계됩니까.

    “알펜시아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대관령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한 폭 그림 같은 ‘동화 속 마을’로 지어집니다. 리조트빌리지 지구 저층에는 상가·오락·쇼핑시설이, 위층에는 빌리지 콘도가 들어서 아기자기한 마을을 형성합니다. 또한 웰니스센터가 있는 특급 호텔, 기업 등 단체고객을 위한 컨퍼런스센터,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워터파크와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주 무대가 될 뮤직텐트 같은 다양한 시설이 들어섭니다.”

    ▼ 골프빌리지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골프장 페어웨이 안에 고급 빌라가 들어선다고 하던데요.

    “골프빌리지 지구는 VVIP들을 위한 최고급 정주형 골프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됩니다. 약 57만평의 부지에 기존의 지형을 최대한 살린 세계적 수준의 회원전용 27홀 골프장이 만들어지고, 페어웨이 내 골프코스를 따라 400가구의 최고급 골프빌리지가 들어섭니다. 따라서 빌라 거실, 안방, 욕실 등 실내 어디에서도 페어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골프장 설계는 세계 100대 골프코스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맡았고, 운영도 세계 19개국 188개 이상의 명문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트룬 골프사에서 합니다. 알펜시아 골프빌리지 회원이 되면 트룬사가 운영하는 세계 명문 50개 골프클럽의 VIP 혜택과 트룬사가 주관하는 PGA대회 VIP 참관 혜택이 주어집니다. 현재 골프빌리지 지구 회원권을 분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이렇게 세일즈맨 노릇을 하고 있군요(웃음).”

    유일한 3선(選) 도지사

    김진선 지사는 1998년 제2대 민선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후 2002년과 2006년 거푸 당선된 유일한 현역 3선(選) 광역시도지사다. 이런 경륜으로 민선 4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현행법상 시도지사는 3선까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따라서 김 지사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다.

    ▼ 10년째 강원도를 이끌고 있는데, 스스로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임기 중에 이런저런 업적을 쌓겠다거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저 자신 낙후된 강원도에 한이 맺힌 사람이라 강원도 경제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은 것만으로도 내 몫은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정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손을 댄 게 교통입니다. 강원 개발의 시작과 끝이 교통 문제입니다. 수도권과 가까운데도 오지로 느껴지는 것은 교통이 불편해서입니다. 그래서 2시간대 생활권으로 만들려 노력했고, 2010년이면 완성 단계에 이릅니다.

    또한 강원도가 먹고살 수 있는 가장 큰 자원은 관광입니다. 국내 관광을 넘어 관광의 세계화가 중요합니다. 현재 연간 150만명의 외국인이 강원도를 찾는데, 이를 더 늘리기 위한 관광프로젝트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그 외에 농촌활력화운동을 벌여 농민의 소득을 높이고, 지난 몇 년 사이에 수도권 기업의 3분의 1을 강원으로 유치한 것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폐광지역, 휴전선 접경지역이라는 강원도의 단점을 역이용해 관광상품화한 것도 보람이고요.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 역사를 다시 쓰는 일입니다. 올림픽만 유치하면 앞으로 강원도 발전은 절로 굴러갈 것으로 봅니다. 제 바람은 2015년까지 도민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것입니다.”

    ▼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데, 지역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이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지방자치, 지방분권시대에 시도지사는 두 가지 임무를 요구받습니다. 하나는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제도적 뒷받침이 되도록 추진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분모의 힘을 집약시키고자 노력합니다. 또한 시도지사들은 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상충할 때 갈등이 일어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입니다. 아직까지 풀지 못한 문제입니다. 회장으로서 이것을 조절하고 해결하려 애쓰고 있지만 이 문제는 우리끼리 논의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