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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인터뷰

작은 일에 매달린 오버액션 한나라당에도 독(毒)

‘무상급식’오세훈 서울시장의 독선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작은 일에 매달린 오버액션 한나라당에도 독(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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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싸움이거나 불필요한 이념논쟁

▼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면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서울시민이 많은데요. 시장께선 이러한 시민 여론을 수렴할 필요는 느끼지 않나요?

“잘못된 분석일 겁니다. 묻는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나요. 거두절미하고 ‘무상급식 할까요, 말까요’라고 하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준다는데…. 찬성이 70% 이상 나와요. 진실이 아니죠. 저도 무상급식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하자는 건데, 저소득층에게 주자는 거죠. 원래 저소득층 30%였는데 민주당과 논의 과정에서 50%로 늘렸어요. 기준은 소득수준이죠. 제 입장은 저소득층부터 하는 단계별 부분 무상급식이고 민주당은 소득과 무관한 전면 무상급식이죠. 단계별 무상급식이 바람직한가, 전면 무상급식이 바람직한가라고 물으면 7대3 정도로 제안인 단계별 무상급식이 더 많게 나와요. 주민투표도 6대4로 찬성하는 비율이 더 높고요.”

서울시가 ‘신동아’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KBS, 문화일보, 리얼미터,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선별 무상급식에 대한 지지가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지지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오 시장의 주장에 반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럿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2010년 2월18일)에서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 의견은 과반이 넘는 52%로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여론조사(2010년 5월31일)에서도 57.1%가 초등학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지지했다.

▼ 전면 무상급식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교육 사업에서) 무상급식은 4순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1순위는 학교 안전이죠.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겁니다. 2순위는 학원에 안 가게 해달라는 거예요.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죠. 3순위는 열악한 시설 개선입니다. 그 다음에 ‘여윳돈이 있다면 전면 무상급식도 해주면 좋지’라는 정도죠.”

▼ 전면 무상급식을 할 재정 여력이 없는데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건가요?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교사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해요. 일 년에 순수한 사업투자비용은 8000억원 정도죠. 그중 뭉떵 빼서 2000억원을 무상급식에 넣는다는 말이죠. 그러니 학교시설 개보수 비용에서 1800억원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투자우선순위에서 정말 잘못된 선택을 했어요.”

그러나 오 시장이 말하는 8000억원, 2000억원 등은 무상급식의 위험도를 높게 보이게 하는 데는 유용한 수치이겠지만 문제의 초점과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 예산에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30일 ‘2011년 서울시내 공립 초등학교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전면 무상급식) 지원예산’으로 695억원을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이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념적 주장을 배제하고 예산협의와 관련된 실질영역에만 국한하는 경우 서울시와 시의회는 지금 서울시예산에서 지출되는 바로 이 695억원의 과다 여부를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 시장은 “민주당과 논의 과정에서 (무상급식 대상 학생을) 50%로 늘렸다”는 자신의 발언에서 나타나듯이 서울시내 초등학생의 절반에 대한 무상급식에는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절반 무상급식’인 오 시장과 ‘전원 무상급식’인 시의회 간의 의견 차이는, 금액으로는 연간 서울시예산 350억원 안팎(695억원의 절반 수준)이 된다. 이 계산법이 타당한지 인터뷰 석상에서 오 시장과 서울시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청하자 대체로 수긍했다.

서울시의 2011년 예산은 20조5850억원이다. 결국 20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서울시와 시의회가 고작 300억원대의 의견차이로 파국적 대립으로 치닫는 것이라면 이는 양측의 정치력 부재, 소통 부재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서울시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오 시장을 비롯한 양측은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일임에도 감정싸움으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이념적 이슈로 비화시켜 불필요한 사회갈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오 시장이 벌이고 있는 무상급식 전쟁의 맹점(blind point)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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