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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괴짜들 <마지막회>

기·풍수 연구가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2년 대권은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 잡고, 한반도 통일은 2020년 전후해 이뤄진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기·풍수 연구가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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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풍수 연구가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맥봉’으로 연구실의 기장을 체크하는 황병덕 박사.

“그게 시기적으로는 다 틀린 게 맞아요. 하지만 내용은 틀리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느냐 하면, 송하노인이 예언을 하고 보니 이 내용이 세상에 그대로 전해지면 과도한 천기누설 때문에 일대 혼란이 오는 거라. 그걸 막기 위해 예언 순서를 뒤섞어놓은 거예요. 송하비결 보면 이 책이 2003년쯤 세상에 알려질 거라는 것까지 예언돼 있어요. 그러니 그 뒤의 내용만 뒤바꿔놓은 거죠.”

황 박사는 “이 사실을 책이 나오고 예언이 틀리기 시작한 뒤에야 알게 됐다”며 자신은 여전히 ‘송하비결’이 진짜 예언서이고, 우리에게 놀라운 정보를 알려준다고 믿는다고 했다.

작용과 반작용

또 하나 그가 주장하는 건, 송하노인이 바람직하지 않은 천기(天機)를 미리 내비쳐 반대되는 기(氣)를 작동시킴으로써 한반도에 다가오는 재앙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황 박사에 따르면 하늘이 만들어놓은 법칙을 인간이 전면적으로 바꾸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건 가능하다. 그가 소개하는 예를 들어보자. ‘송하비결’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한 2004~05년, 미국은 신예 스텔스 전폭기를 한반도에 배치했고 전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에 직접 대적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핵문제에 접근하면서 전쟁을 피해갔다. 예언가들이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전쟁이 발발할 여지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우주는 진동하는 기(氣)들이 거미줄 같이 연결돼 있는 하나의 장(場)입니다. 특정 시공간에 나타나는 기의 조합을 바탕으로 특정 국가·지역·사람의 기 프레임(frame)이 만들어지지요. 송하비결의 예언은 일단 천기만을 담고 있어요. 이것이 누설되면 인간 사회에서 반대의 기 프레임이 형성돼 선천적인 기를 제어하고 균형을 이루게 만듭니다. 그것이 송하비결 집필 의도이자 존재 의의인 거예요.”



▼ 하늘의 섭리가 인간의 노력으로 바뀐다면 예언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천기를 완화하는 데 꼭 필요한 기의 반작용을 만들어주는 거죠. 좋은 꿈을 발설하면 꿈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죠? 또 좋은 일에는 꼭 마가 따른다는 말도 있고요. 이게 바로 기의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천기는 정해져 있어요. 그걸 알지 못하면 섭리대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누군가 후손에게 큰 손해를 입힐 천기를 알게 됐다고 합시다. 그걸 그냥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예언자들은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하늘의 비밀을 공개하는 거예요. 최소한의 방어 장치로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거고요. 송하노인처럼 발생 시기를 뒤섞어놓기도 하지요.”

그의 말은 상당히 비과학적으로 들렸다. 사회과학자가 한학에 통달해 비결서를 해석하는 것까지야 이해할 수 있지만, 논증이 불가능한 ‘기’를 근거로 삼아 “송하비결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은가. 그는 또 한 번 수줍게 웃어 보였다.

“맞습니다. 나는 ‘사이언스’를 하는 사람이에요. 동양학 공부를 오래했지만 풍수 같은 건 믿지 않았지요. 조상 묘를 잘 쓰면 거기에서 좋은 기가 발원해 후손한테 전해진다니, 그게 말이 되느냐, 그게 제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기가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하니 생각이 바뀝디다.”

오행 순환

“이런 걸 다 보여드려야 하나…” 잠시 망설이던 그가 불쑥 “여기 돌 있는 거 보이세요?”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 그의 책상 오른쪽에 남자 손 정도 크기의 길쭉한 돌 두 개가 놓여 있다.

“저쪽에도 있죠?”

책상 왼쪽에는 좀 큰 뾰족한 돌이 한 개 놓여 있다.

“풍수적으로 진법을 쓴 겁니다. 형기(形氣)라는 말이 있어요. 모양이 기운을 만들어낸다는 뜻이지요. 뾰족한 돌은 화(火) 기운, 길쭉한 돌은 목(木) 기운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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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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