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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남 대화 몰래 듣는 게 도청 아닙니까? 내 편 아니면 敵으로 보는 노조가 MBC 망쳐”

MBC 기획홍보본부장 이진숙 6시간 격정 토로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전화로 남 대화 몰래 듣는 게 도청 아닙니까? 내 편 아니면 敵으로 보는 노조가 MBC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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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직원을 투명인간 취급”

▼ 2억 원은 어디에 썼던가?

“제작발표회 할 때 배우들에게 나눠줄 선물 사는 데 주로 썼다. 다른 뜻은 없고 좋은 작품 만들어달라는 의미다. 가방 같은 여성용 선물을 주로 샀다. 남자 출연자는 선물이래야 넥타이인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해외 출장 갔을 때 카운터파트에 줄 선물도 사고. 내 눈으로 목격한 것만 10여 건이 넘는다.”

▼ MBC 내부 이야기를 해보자. 파업 기간에 뽑은 계약직 기자와 현장 복귀한 기자들이 사이가 안 좋다는데 어느 정도인가?

“계약직 기자라는 말을 들으니 좋다. 노조에서는 계약직 기자를 ‘시용(試用)기자’라고 부른다. 언론인인 기자나 PD가 써야 할 표현이 아니다. 노조가 170일의 파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따르게 한 현장복귀투쟁지침을 보면 ‘전 조합원은 김재철 체제의 부역자들과 업무상 관계만 유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파업 기간에 계약직으로 뽑힌 친구들에 대해서는 사람 취급을 안 한다. 인사를 해도 반응을 안 한다. 투명인간처럼. 이른바 시용이라고 하면서 차별한다.”



이 대목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MBC 노조 측의 생각과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임시 계약직이라서 배척하는 게 아니라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사측에서 파업 중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증도 하지 않고 머릿수만 채우는 식으로 시용기자를 뽑았다. 최근 방송사고가 잦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자질도 문제지만 기사를 위에서 시키는 대로 마치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만들어내는 건 더 큰 문제다. 여러모로 흠집을 내고 있다. 그들을 한가족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다시 이 본부장에게 물었다.

▼ 노조가 원하는 쪽으로 정권이 바뀌면 ‘시용기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선 큰 걱정 안 한다. 사람들의 인격 수준으로 볼 때 불의, 부정, 이런 게 끝까지 승리하지는 않을 거다. 그걸 참아내지 않는, 자정 능력을 가진 상태까지는 진전됐다고 본다. 그 친구들이 인간 취급을 못 받는 건 다수의 횡포 때문이지, 다수가 옳기 때문은 아니다. 두고 볼 일이다.”

▼ ‘김재철의 입’으로 불리는 게 불편한가?

“왜 불편하겠나. 회사 대변인으로 일하니 당연히 들을 수 있다. 그건 노조의 프레임이다. 표현 자체보다는 이를 악용하는 게 문제다. 하지만 노조가 하는 얘기에 신경 안 쓴다.”

▼ 김 사장과 원래 친분 있었나?

“없었다. 연조 차이가 많이 난다. 나하고 9살 차가 나고 사장은 1980년, 나는 1986년 입사다. 보통 2, 3년 선배와 가깝게 지낸다. 예를 들어 해외 출장을 같이 간 선배들과는 연조가 좀 차이 나도 친분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김 사장이 이전에 선배로 있을 때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

“선정적 질문하지 마라”

▼ 김 사장 감싸기는 보은(報恩) 차원인가?

“에이, 그건 인격 모독적인 질문으로 들리는데.”

▼ MBC 기자회에서 제명됐을 때 어떻던가?

“속상하지 않다. 화나는 것도 없고. 그 전에 소문을 들어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 (기자회는) 친목단체인데 이 친구들이 이런 것까지 하는구나. 다수의 권력 오남용이라고 표현해야 하겠다.”

▼ ‘이진숙 씨’라고 하는 새까만 후배도 있더라.

“나뿐만 아니고 김재철 사장을 말할 땐 ‘씨’자도 붙이지 않는다. 씨자를 붙여준 게 고맙네(웃음).”

▼ 선택한 길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나?

“내 몫이다. 뭔가를 선택하면 마땅히 그 선택과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 유명인사인데 혹시 정계에 진출할 마음 있나?

“없다.”

▼ MBC 사장은 하고 싶은가?

“(뭔가 말하려다 망설인다. 시선이 위로 향한다) ‘신동아’ 같은 매체가 선정적인 질문을 하면 쓰나.”

▼ 꿈이 뭔가?

“이루고픈 꿈이 있다. 항상 10년 뒤를 본다. 10년 뒤에 알려주겠다. 그때 다시 인터뷰하자.”

이진숙은 이라크전쟁이 터지자마자 남자 기자들도 하기 힘든 종군기자로 이라크 현지에 뛰어들어 생생한 뉴스를 안방에 날려 많은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타 기자다. 그러나 요즘 MBC 사태나 정수장학회 논란에 휩싸여 정치적 논쟁의 한가운데 선 이진숙은 자기 신념이 강한 소신파다. 누구는 ‘MBC 장세동’이란 말도 한다. 6시간 동안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왜 그런 평가가 나오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신동아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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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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