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한강공원의 완공 후 전체 조감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들의 한강에 대한 반응은 한결같다. 일단 그 크기가 놀랍다는 것이다. 그들이 작은 샛강 정도려니 여겼던 한강의 규모는 세계 어느 대도시의 강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넓고 크다. 한강변에 처음 서본 이들이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강인지 해협인지 헷갈려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아름답기로 이름 높은 홍콩의 야경이 주룽(九龍) 반도와 홍콩섬 사이를 가로지르는 좁은 해협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이르는 것이고 보면,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바다 너머의 아름다운 불빛들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터. 관광자원으로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을 뿐 유람선 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이나 멀리 고층빌딩 위에서 내려다본 대교의 풍경,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무심코 바라본 한강의 풍경은 세계인의 시선으로 보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훌륭하다.
한강의 우수한 면면이 이제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 정작 문제는 앞으로다. 한강을 누리려는 모든 이에게 좀 더 가까운 한강을 만들어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이 한강을 누리고 싶도록 한강을 바꾸어내는 것이 그 중심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강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강공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반갑다. 지금껏 보아온 시설을 보완하고 확충하는 수준의 정비사업이 아니라, 강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미래 가치에 자연과 생태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더욱 그렇다.
한강의 센트럴파크, 여의도공원
여의도는 대형 빌딩숲으로 이뤄진 계획도시다. 기존의 증권거래소와 즐비한 증권사 건물들과 함께 건립이 추진 중인 국제금융센터(SIFC) 등 초고층 복합개발 프로젝트가 구체화함에 따라 그 위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한강공원이 거주지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의 시민들을 고려해 개발되었지만, 여의도한강공원만큼은 직장인을 위한 휴식과 문화의 장이자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되고 있다.
한강공원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기존의 공원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제방과 둔치부가 차단되어 있어 강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콘크리트 호안으로 이루어진 획일적인 수변공원의 경관은 다양한 종류의 공원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제한으로 작용해온 것이 그간의 현실이다. 본격적인 서해안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서울의 광역적인 항구 기능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미흡하다는 것도 누누이 지적됐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직장인의 휴식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여의도한강공원 특화사업의 목적입니다. 광역여객선착장과 마리나 시설 등으로 본격적인 수상교통시대를 열어감으로써 서울의 메카, 대한민국의 메카로 거듭난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그에 앞서 한강특화사업 전체의 목적이기도 한 자연성 회복과 생태 복원이라는 커다란 테마가 반영돼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