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호

SNS 광고 플랫폼으로 구글 뛰어넘는다 ‘애드바이미’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1-08-19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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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광고 플랫폼으로 구글 뛰어넘는다 ‘애드바이미’

    김재홍 애드바이미 대표.

    1시간54분. 스마트폰 사용자가 하루 동안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데 보내는 시간이다(방송통신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 ‘2011 상반기 스마트폰 이용실태 조사’). 지난해 KBS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조사에서 만 10세 이상 응답자가 평일 신문을 읽는 데 들이는 시간이 10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기업은 인쇄매체, TV 등 기존 광고 포맷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난해 10월 법인을 설립한 신생벤처 ‘애드바이미(Adbyme)’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한 광고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직접 광고를 만들어 유통하고 광고주는 저렴한 가격으로 효과적으로 SNS 상에서 광고를 진행한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다.

    이찬진, 윤석찬 등 파워트위터리안도 회원

    애드바이미는 어떤 시스템으로 움직일까? SNS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가 애드바이미에 일정 적립금을 주면, 애드바이미는 해당 광고를 홈페이지(adby.me) 메인 화면에 노출한다. 사용자는 애드바이미에 등록된 광고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SNS에 올린다. 이때 사용자는 기존 광고 문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일종의 ‘카피라이터’ 역할을 하는 것.

    SNS에 올라간 광고는 사용자 트위터 팔로어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노출된다. SNS에 올린 광고 순방문자(UV)수가 올라갈수록 사용자는 수익을 얻는다. 일반 광고의 경우 UV 1회당 0.1달러(약 100원)다.



    광고주가 초기 적립한 금액까지 광고비가 집행된 후에는 광고가 멈춘다. 광고주는 해당 광고가 SNS상에서 누구에게, 언제, 어디에서 노출됐는지 집계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어떤 카피로 자신의 광고를 홍보하는지를 파악해, 대중이 기업에 대해 갖는 이미지도 파악할 수 있다. 현재까지 LG전자, 삼성 갤럭시2, 아모레퍼시픽, 소셜커머스 그루폰 등이 애드바이미에 광고를 제공했다.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제동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도 애드바이미를 통해 SNS 홍보를 진행했다.

    언뜻 보면 포털사이트 구글(Google)의 광고 플랫폼 애드센스(ADsense)와 비슷하다. 김재홍 애드바이미 대표는 “구글 수익의 97%가 애드센스를 통해 창출되는데 아직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는 광고 수익모델이 없었다. 그 틈새를 애드바이미가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구글에는 애드센스, 트위터에는 애드바이미

    애드바이미가 애드센스와 가장 구별되는 부분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애드센스는 광고주가 기존에 만든 광고를 게재하는 수준이라면, 애드바이미는 사용자가 직접 SNS로 퍼뜨릴 광고를 선택하고 그 카피도 다시 만든다. 저작권도 인정해준다. 기존에 다른 유저가 쓴 카피와 90% 이상 똑같은 카피를 올릴 수 없다. 광고를 선택하고 적합한 카피를 써 자신의 SNS에 홍보하는 과정이 일종이 ‘놀이’다.

    이 때문에 애드바이미 SNS 광고 카피 중에는 통통 튀는 것도 많다. 소셜 데이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정오의 데이트’가 진행한 광고에서 한 사용자는 “이 남자가 네 남자냐? 아니옵니다. 저 남자가 네 남자냐? 아니옵니다. 제 남자는 ‘정오의 데이트’에 있사옵니다”라는 재치 넘치는 카피로 SNS 광고를 진행해 큰 인기를 얻었다.

    김재홍 대표는 “어떤 광고를 선택하느냐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정체성을 드러낸다. 재치 넘치고 촌철살인의 카피를 짓는 일 자체가 재미있고, 나아가 자신의 재치를 SNS 친구들에게 뽐낼 수도 있다. 애드바이미를 통해 SNS에 광고를 퍼뜨리는 것은 일종의 자기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성과만큼 돈도 받으니 일석삼조다. SNS로 광고를 퍼뜨린 사용자는 UV당 비용을 적립하고, 적립금이 50달러(약 5만5000원) 이상이면 실제 돈을 받는다. 김두현 매니저는 “몇몇 사용자의 경우 매달 300만~400만원 이상 받아간다”고 귀띔했다.

    SNS 광고 플랫폼으로 구글 뛰어넘는다 ‘애드바이미’

    아디다스 홍보 카피(위)와 애드바이미 전체 화면.

    6개월 만에 매출 2억원

    현재 애드바이미의 회원수는 4400명. 이 중 하루 1번 이상 이용하는 고객은 400명 남짓이다. ‘물 관리’를 위해 가입절차도 복잡하다. 초대장이 있어야 쉽게 가입할 수 있다. 트위터 팔로어나 페이스북 친구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이찬진(@chanjin) 드림위즈 사장, 윤석찬(@channyun) 다음 개발팀장 등 ‘파워 트위터리언’도 애드바이미 열렬한 사용자다.

    적립금을 인출하지 않고 기부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기부한 금액만큼 애드바이미도 기부한다. 김두현 매니저는 “우리 회원 중에는 ‘돈 벌려고 트위터 한다’는 비난 때문에 활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분들은 이 기부 활동에 아주 적극적이다. 또한 팔로어가 많지 않아 인출 가능한 적립금 50달러를 모으기 힘든 사용자는 소액을 모은 후에 그만큼 기부하면 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1월 오픈베타 공개 이후 7월 말까지 매출은 2억원 남짓. 매월 20%씩 성장했다. 대부분의 벤처가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수익이 날 때까지 시간이 걸려 어려움을 겪는데 애드바이미는 오픈과 동시에 수익을 낸 ‘자수성가’ 형이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자립이 쉬울 것이라 판단하고 아이템 선정부터 즉각적인 수익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애드바이미는 현재 일본 ‘사무라이 인큐베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법인을 설립해 미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성공하고 세계로 나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 진출을 생각했다. 모든 웹페이지도 먼저 영어로 만든 후 한글, 영어로 번역하거나, 모든 코딩 개발도 영어로 했다”며 “IT 인프라를 가진 한국에서 성공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 세계 시장에 더욱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NS 광고 플랫폼으로 구글 뛰어넘는다 ‘애드바이미’
    평균연령 26세. 13명 애드바이미 직원이 근무하는 서울 논현동 사무실 창 한 면에는 2011년 3월부터 2014년까지 이룰, 각 직원의 꿈이 붙어 있다. ‘2011년 11월 특허출현 5개’ ‘2012년 5월 실리콘밸리 진출’ ‘2014년 5월 CNN·뉴욕타임스 인터뷰’…

    이제 27세, 김 대표가 자신에 차 말했다.

    “저희는 구글에 들어가는 대신 차세대 구글을 만들고 있습니다.”

    Tip 스타트업 필독서

    책 속에 길이 있다. 김재홍 애드바이미 대표 등 청년 창업가들이 추천하는 스타트업 필독서.

    창업국가,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다할미디어) : 이스라엘이 21세기 벤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측면에서 분석. 체크포인트(Check point), 네타핌(Netafim) 등 이스라엘 벤처의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스타트업 바이블, 대한민국 제2의 벤처붐을 위하여(파이카) : 저자 배기홍은 벤처 ‘뮤직쉐이크’ 미국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크리에디트) : 페이팔(Paypal), 핫메일(hotmail) 등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32개 벤처 창업자의 인터뷰를 모았다.

    리얼리티 체크, 성공하는 창업의 진짜 비밀(빅슨네트웍스) : 세계적인 벤처 투자자 ‘가이 가와사키’ 저서. 스타트업 첫걸음(early stage)부터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영업, 마케팅 등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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