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태를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은 기분으로
민박집에서
저녁밥으로 나온 해초가 떠 있는 사발을 들여다보며
바닥에 깔린 모래를
걸어봤어…
죽은 애를 안고
오랫동안…
아이들이 해질 녘에 발견한 모래성
밖으로
발을 내놓고 있는
아이의 무덤에
손을 넣어보았다
|
일러스트·박진영
모래성
입력2009-07-28 17:15:00
|
최진렬 기자
“죽으면 어떻게 돼?”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어느 여름날 밤으로 기억한다. 마루에 큰 모기장을 치고 온 가족이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더워서인지 뒤척이다가 잠에서 깼다. 옆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도 마침 눈을 떴다. 어머니가 왜 깼냐고 물어보며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느닷없이 이렇게 질문했다. 어머니는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가는데 우리 가족 모두 그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형적인 대답을 했다.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을 것이다. 어린 마음에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당시 죽음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막연하게 죽으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섭고 두렵고 답답했었다. 죽음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이명현 과학콘텐츠그룹 갈다 대표
● 자칭 ‘실용주의자’의 뜬금없는 ‘중도 보수’ 선언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아름답던 스웨덴은 어디로 갔나요?” 스웨덴의 실비아 왕비는 2월 5일(현지 시간) 슬픔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날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이 숨진 스웨덴 중부 외레브로시의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으면서다. 왕비의 말처럼 스웨덴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복지국가’였다. 그랬던 스웨덴이 최근 들어 ‘유럽 최고의 총기 사고 발생 국가’ 자리를 몇 년째 지키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건에선 역대 최다 사상자를 내 충격이 컸다. 군나르 스트뢰머 스웨덴 법무장관도 참사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를 뿌리까지 흔들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