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 10여명을 둔 대기업의 K부장도 인사고과 때문에 난처한 입장이 됐다. 평소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Y대리가 지방 근무지로 발령 나자 나머지 팀원들이 자신을 멀리하고 있는 것. 팀원들은 능력 있는 Y대리가 승진에서 누락되고 지방으로 발령받은 것이 K부장의 감정적인 인사고과 때문이라고 수근거리고 있다. K부장은 억울한 마음과 함께 부하직원들로부터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은 게 아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사고과는 평가자인 관리자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운 행정절차이다. 그 결과가 연봉이나 승진과 직결되기 때문에 인사고과 철이 되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나 인정할 만큼 합당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정해진 툴과 명확한 평가기준 마련이 중요하다. 오래 전 일은 잊어버리고 최근의 한두 달 업무만 놓고 평가하거나, 자신과 잘 맞지 않는 타입이라고 해서 실적과 상관없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그런 면에서 K부장은 감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연봉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도 그 이유에 대해 해당 직원에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관리자가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답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태도다. 그런 관리자를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그간 인사고과는 승진, 승격, 상여금 등 처우의 기초 자료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능력개발과 교육훈련, 배치전환 등 ‘직원 육성’ 측면에 중점을 두는 고과체계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인사고과의 한 단계인 직원 인터뷰 역시 평가(evaluation)보다는 육성(development)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해야 할 것이다.
팀을 통솔하는 관리자는 부하직원의 능력과 경험, 의욕 등을 세밀하게 살펴 평가, 분석해야 한다. 팀장은 전문업무 영역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동시에 팀원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중요 업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