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호

정치의 발견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입력2011-02-22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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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정치의 발견 _ 박상훈 지음, 폴리테이아, 216쪽, 1만1000원

    정치의 발견 外
    이 책의 제목을 바꾼다면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해도 좋겠다. 하지만 펑퍼짐한 일반론을 말하고자 책을 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정치를 이해하는 하나의 일관된 관점을 정치철학으로부터 불러들여,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윤되어 있는 정치관이 왜 잘못인지를 따져보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이해는 지나칠 정도로 도덕주의적이다. 도덕적 정치관의 다른 얼굴은 정치를 욕하고 부정하는 일종의 ‘반(反)정치주의’다. 평균적인 인간이 실천할 수 없는 도덕성을 기준으로 현실의 정치를 평가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비난과 욕설뿐이다. 그런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사회 속에서 인간이 참여하는 모든 분야가 그럴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교수든 언론인이든 법조인이든 관료든 우리 사회 엘리트 집단의 부도덕성은 경악할 수준이다. 그나마 정치인이 상대적으로 덜 부패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비록 여전히 불충분하고 앞으로 더 개선해 가야겠지만- 투명성을 강제당하는 정치인에 비해, 이른바 ‘선출되지 않는 엘리트들’의 부도덕성은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 있고 현재로서는 개선될 기미도 거의 없다.



    엘리트 집단의 도덕성이 문제라면, 투명성에 대한 공적 통제의 수준을 어떻게 높이고 확대하느냐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사려 깊게 따지기보다 그저 정치를 욕하고 비난하는 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반정치주의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장되고 확산되는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치를 부도덕과 타락의 세계로 묘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 세력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민주주의는 정치의 방법으로 그 사회의 중심 문제를 다루는 체제를 의미하는데… 그런 식으로 정치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없게 한다면, 민주주의는 보통 사람들의 관심사를 통합하는 본래의 가치를 발휘할 수 없다. 신화와 이데올로기를 뚫고, 정치를 다시 보라!”

    이런 정치관 위에서 나는 정치란 민주주의를 이끄는 힘이자 사회를 보다 낫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으로서, 공적 의지를 갖는 사람이라면 적극성을 갖고 참여할 만하고 시민이라면 관심을 갖고 가꿔나가야 할 일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려 했다. 특히 공익적 열정과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정의감을 가진 우리 사회의 젊은 진보파들이 정치가의 길을 개척하는 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기를 권고하고자 했다. 민주주의란 정치의 방법으로 주권을 가진 시민들의 관심사를 다뤄가는 일이기 때문에, 기꺼이 정치를 하되 정치가 무엇인지를 알고 제대로 하라는 것, 바로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박상훈│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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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초삼걸 _ 장따커·쉬르훼이 지음, 장성철 옮김

    정치의 발견 外
    한 고조 유방은 기원전 202년 한나라를 건국한 뒤 “장량, 소하, 한신, 걸출한 세 사람의 인재를 기용했기에 천하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초삼걸’은 이 세 명의 개국공신을 가리키는 말. 중국 고문헌 전문가인 저자들은 고증과 역사적 추론을 통해 유방의 참모진이 어떻게 주군을 보필하고 초한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는지 분석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장량은 유방의 친구이자 스승으로 초한전쟁의 전략을 세웠고, 한신은 탁월한 군사능력을 발휘해 전략을 실행했으며, 소하는 후방을 안정시키고 전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방은 각각의 분야에 정통한 세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몸과 마음을 다해 전투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이들이 ‘해하(垓下) 결전’에서 마침내 항우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흥미진진하다. 지식노마드, 448쪽, 1만8000원

    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_ 김영두 지음

    정치의 발견 外
    “있는 힘을 다해 욕망을 억눌러서 겨우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것을 면했다.” 퇴계 이황(1501~70)이 젊은 시절 기생이 시중드는 잔치에 참석한 뒤 한 말이다. 퇴계의 제자였던 학봉 김성일은 이처럼 가까이에서 지켜본 스승의 말씀과 행동을 모아 ‘퇴계어록’을 남겼다. ‘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는 1500년대에 편찬된 이 책을 김영두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가 번역해 묶은 것이다. 퇴계 학문의 핵심인 ‘이기론’부터 그만의 독서 방법, 마음 다스리는 법, 벼슬길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도리, 선물을 주고받는 의리 등이 담겨 있다. “새벽에 일어나면 반드시 향을 피우고 고요히 앉아 정신을 가다듬었으며, 종일토록 책을 읽어도 게으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는 등 퇴계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도서출판 푸르메, 308쪽, 1만4800원

    조조 _ 장야신 지음, 박한나 옮김

    정치의 발견 外
    조조는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인물이다. 한편에서는 그를 잔인하고 교활한 인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빼어난 판단력과 용병술로 세상을 호령한 불세출의 영웅으로 여긴다. 중국의 고전문학, 특히 양한(兩漢)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문학을 꾸준히 연구해온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 선다. 그에 따르면 조조는 다재다능한 장수이자 군주였고, 정치가이자 시인이었다. 특히 인재를 등용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데 탁월했다. 저자는 이런 조조의 삶을 분석하며 현대의 CEO를 위한 조언을 제시한다. “조조는 오늘날 기업들이 유능하고 경력 있는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처럼 다른 나라 인재들을 과감하게 받아들였다. … 조조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높은 공을 세웠던 이들이야말로 조조의 강력한 힘이었다.” 책의 부제는 ‘CEO를 위한 용인술의 제왕’이다. 휘닉스드림 출판사, 1264쪽, 6만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 홀로 즐기는 삶 _ 강혜선 지음, 태학사, 411쪽, 1만6000원

    정치의 발견 外
    내가 쓴 책을 스스로 소개하는 일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 같아 사뭇 겸연쩍다. 이런 마음을 애써 누르며 이 책을 어떻게 썼고, 왜 세상에 내놓았는지 말해보겠다. 나는 한국한문학, 특히 조선후기 한문 산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데 주력해온 연구자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가르치고, 한문학 관련 논문을 쓰는 그런 인생을 제법 살았다. 그러는 동안 학술적인 논문 방식을 벗어나, 나의 감성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옛 문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고, 또 지금의 독자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옛 문인들의 어떤 글을 접했을 때 내 눈이, 마음이 절로 이끌려가서 절로 찬성의 뜻을 보내지 않을 수 없어서 글을 썼고, 그 글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러니 이 책은 내가 내 방식대로 고인(古人)을 찾아내고 그 삶을 경청하고, 혼자 고인을 마음의 벗으로 삼아온 과정이다.

    널리 알려진 허목, 강세황, 홍대용, 박지원, 정약용 같은 문인들의 삶을 경청하기도 했고 신정하, 김려, 심능숙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문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들의 꿈과 삶의 자취를 좇아가며, 그들이 제각각 보여준 ‘인생에 대한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제1부 ‘나를 그리는 사람’에는 옛 문인들의 자아인식, 자아성찰, 인생관이 드러나는 글을 모았다. 제2부 ‘사랑하는 나의 집’에는 옛 문인들이 어떤 집을 짓고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려볼 수 있는 글을 모았다. 제3부 ‘필묵 사이에 넘치는 정’에는 옛 문인들이 가족 또는 벗과 진실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글을 모았고, 제4부 ‘국화 그림자의 운치’에는 옛 문인들의 개성적인 취향과 특별한 체험이 드러난 글을 모았다.

    책 제목은 표암 강세황의 글귀 “세상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나 홀로 즐길 뿐(人那得知, 我自爲樂)”에서 취했다. 표암은 72세 때 김생이라는 젊은이에게 이런 글을 써준 적이 있다.

    “사람이 스스로 즐거워하는 바가 같지 않다. … 시와 서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재물을 즐기는 사람이 있으며,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음악과 여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김생이 좋아하는 것도 이 몇 가지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니, 오직 스스로 좋아할 만한 것을 선택하는 데 달려 있다.”

    스스로 좋아할 만한 것을 제대로 알고, 또 홀로 즐기는 삶이란 얼마나 멋진가? 그런 삶은 타인의 눈과 입에 의해 가늠되는 인생의 성공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생각해보면, 글을 쓸 때마다 무엇보다 옛 글을 읽는 즐거움이 매우 컸다. 그 글들을 통해 옛 문인들의 삶을, 생활을 그려보면서 나 역시 인생에 대한 사랑을 조금 조금 배워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옛 문인들이 보여준 인생에 대한 사랑을 엿보고, 나름대로 자기의 인생을 사랑하고 가꾸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강혜선│성신여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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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의 역사 _ 스티븐 로저 피셔 지음, 신기식 옮김

    정치의 발견 外
    ‘보바리 부인’의 저자 플로베르는 “몸이 음식을 필요로 하듯 정신은 읽기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 된다”고 했다.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은 수없이 많다. 언어학자인 저자는 쐐기문자를 사용하던 고대부터 현대까지 읽기의 역사를 일별하며 ‘읽기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읽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진지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의 대다수는 역사가 시작된 뒤에도 꽤 오랫동안 읽지 못했다. 고대 로마제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읽기가 대중화됐지만, 이때는 ‘낭독’이 읽기의 전부로 여겨졌다. 읽기가 문자의 재현에서 벗어나 “내부지향적이고 조용하며 개인적인 지식추구, 내밀한 탐색”이 된 것은 서구에 ‘기독교 문화’가 형성된 고대 후기부터다. 저자의 전작 ‘언어의 역사’ ‘쓰기의 역사’에 이은 ‘역사’ 3부작 마지막 책이다. 도서출판 지영사, 488쪽, 1만8000원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 _ 마이클 에이더스 지음, 김동광 옮김

    정치의 발견 外
    미국 러트거스대에서 역사학을 강의하며 제국주의와 반식민주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저자가 대탐험시대부터 이어져온 서양 우위 이데올로기의 근원을 분석했다. 저자는 산업혁명 전후로 유럽인이 획득한 물질적 업적이 ‘서양의 지배’를 구축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종이 나침반 무기 철도 선박 등의 발명품과 천문학 수학 의학 같은 과학지식, 철학 및 노동에 대한 태도, 시간개념 등 광범위한 분야의 과학적 기술적 척도를 사용해 비서양 사회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겼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성취는 경멸의 대상이 됐고, 가치 체계와 조직 형태는 비판받았으며, 그 지역 사람들은 자연스레 정복과 통치의 객체가 됐다. 서양인들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비서양인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명화 사명도 제국주의 팽창의 배경이 됐다. 도서출판 산처럼, 652쪽, 3만5000원

    개념사란 무엇인가 _ 나인호 지음

    정치의 발견 外
    최근 2~3년 사이 한국 학계에서 ‘개념사’라는 키워드가 화제다. 2008년 국제 개념사 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렸고, 관련 서적과 잡지 출간도 봇물을 이뤘다. 독일 보훔대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개념사를 연구한 저자는 이 책에서 널리 쓰이되 여전히 모호한 개념사의 개념을 밝힌다. 그에 따르면 개념사는 “언어와 역사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탐구하는 역사의미론의 한 분야”다. 전통적 역사학에서 언어는 단지 과거가 실제로 어떠했는지 파악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역사의미론에 의하면 오히려 언어가 역사적 실재를 구성한다. 저자는 역사 행위자들이 특정 개념을 사용하면서 표현하고자 했던 여러 의미를 파헤쳐, 그들의 경험과 기대,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 세계관과 가치관, 사고방식이나 심성, 그리고 희망과 공포 등을 읽어낸다. 역사비평사, 400쪽, 1만98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과학 삼국사기·과학 삼국유사 _ 이종호 지음, 동아시아, 360쪽·347쪽, 각 1만6000원

    정치의 발견 外
    우리 유산이 ‘아름답다’거나 ‘독창적이다’ 또는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말은 자주 듣는다. 하지만 우리 유산에 과학이 있다는 주장은 거의 듣기 어렵다. ‘과학’은 근대 서구에서 유입된 개념이라서 흔히 우리는 ‘과학’을 서구에서 일방적으로 수입하는 입장이었다고 인식한다. 이 땅에는 과학이 없었다고 단정해 말하기 일쑤다. 왜 그럴까?

    먼저 우리의 유산 중에서 제작 방법이나 작동 방법 같은 과학적인 설명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자료가 거의 없다. 그나마도 기술적인 내용은 한자로 기록했고 그림도 많지 않아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둘째, 수많은 자료가 전란이나 관리 소홀로 파손되거나 멸실되었다. 전쟁 중에 자료를 간수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겨진 유산이 적다. 셋째, 위정자들이 고의적으로 자료를 파괴하거나 훼손했다. 문헌이나 자료에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있어 애초 선조들이 물려준 것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넷째, 한국인에게 뿌리 깊게 내려오는 조상과 스승에 대한 숭배사상이다. 과학은 미지의 것을 탐구하는 학문인데, 우리 선조들은 스승의 이론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경우 스승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철회하는 것을 순리이자 도리로 여겼다.

    그러나 ‘흥부전’ ‘옹고집전’ ‘도깨비감투’ ‘도화녀와 비형랑’ 등을 보면 우리 조상들도 많은 작품 안에서 공상과학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 ‘삼국사기’를 보더라도 근래 SF에 자주 나오는 로봇, 둔갑술, 축지법, 공중부양, 무인비행체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과학유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이 외국 것에 비해 매우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리 것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유산에는 과학성이 없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유산에 과학성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보다 시급한 일이다.

    1959년 C.P.스노우는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단절을 ‘두 문화’로 규정했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간격이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날 통섭과 융합을 얘기하지만, 여전히 선언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두 문화’의 간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인문학을 한 틀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틀에서 과학자와 인문학자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우리의 유산에서 과학을 발견하는 것이다. ‘과학 삼국사기’와 ‘과학 삼국유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호│과학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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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경계선에서 _ 레베카 코스타 지음, 장세현 옮김

    정치의 발견 外
    마야·로마·이집트·크메르·명(明)·비잔틴 왕국.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의 위대한 문명은 왜 다 붕괴했을까. 이들의 붕괴에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면,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다시 나타나고 있다면 인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과거의 문명과 현대 사회를 비교하며, 지금 인류가 몰락과 진보의 경계선에 서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문명이 몰락하는 징후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정체 상태가 나타난다. 크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는데, 과거 작고 단순한 문제를 푸는 데 썼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두 번째 징후가 나타난다. ‘믿음이 지식과 사실을 대신하는 현상’이다. 저자는 “우리는 구석기 시대의 감정과, 중세의 제도와, 신과 같은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즉시 발상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쌤앤파커스, 496쪽, 2만2000원

    버블의 탄생 _ 피터 가버 지음, 이용우 옮김

    정치의 발견 外
    인류 역사상 최초의 ‘버블’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따르면 귀족과 신흥부자 사이에서 튤립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기가 일어나 튤립 한 뿌리 값이 한 달 만에 50배 이상 급등했다. 이후 가격이 폭락하자 수많은 사람이 자살하고, 한동안 네덜란드 경제는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널리 알려진 이‘상식’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출처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저술가들에 의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이것(튤립버블)은 파이낸셜 타임스 논설 작성자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기존 ‘상식’의 오류를 지적한다. 같은 방식으로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 등 자본주의 초기 버블 이야기들이 어떻게 왜곡되고 부풀려졌는지 검증한다. 아르케, 157쪽, 1만3000원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_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정치의 발견 外
    홍콩 중문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월스트리트 와이어’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경제학자 10인’ 중 한 명으로 뽑혔을 만큼 저명한 경제학자다. 그가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할 만큼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중국의 맨얼굴을 파헤쳤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0.8달러로, 독일(30.6달러), 미국(21.89달러), 일본(20.68달러)은 물론 태국(1.96달러)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반면 연평균 노동시간은 2200시간으로 네덜란드(1389시간), 미국(1610시간), 일본(1758시간)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는다. 저자는 열악한 노동 환경 외에도 치솟는 물가, 성공의 기회를 박탈당한 중국 젊은이들,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기업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16가지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중국인의 ‘가난’을 해결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한다. 미래의창, 336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설득의 비밀 _ 김종명 지음, 쿠폰북, 336쪽, 1만4800원

    정치의 발견 外
    남에게 휘둘리고 지배당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대부분 마음이 여리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강력한 상대들, 곧 직장 상사, 까다로운 고객, 권위적인 어른 등을 만나면 마음에 품은 생각과 논리가 엉키면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개하지 못하는 자신감 결여와 습관적인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설득 태도와 기술에 대한 불만족이 높았다. 이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좋은 천성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망설이다 결국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에 합의하고 후회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주도성을 강화해 두려움을 떨치고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열정과 적극적인 호소, 자신감 있는 말투와 상대를 지배하는 눈동자 등이 때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력, 이러한 태도를 주도성(assertiveness)이라고 명명해보자. 우리의 집단무의식 가운데는 선비정신이라는 위대한 설득의 DNA가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을 하는 정신, 그것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 이웃, 동지,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이익을 위해 할 말을 하는 정신이다. 주도성을 갖고 선비정신을 발휘하면 누구나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설득은 자신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양보하거나 혼자 이익을 독차지하는 승부 곧 ‘이기고 지는’게임이 아니다. 설득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어떤 계기와 구조, 프로세스로 그 마음이 움직이는지 파악해 상대방의 마음에 동조하는 활동이다. 세상은 여전히 기만과 불신으로 얼룩진 Win-Lose의 패러다임이 득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소통과 상생과 평화의 목소리를 내는 Win-Win의 추구와 지향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주도성은 이런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용기이자 도전의 태도다. 이런 태도를 현장에서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의 의식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진보시켜야 한다.

    필자는 ‘설득의 비밀’을 통해 변화와 진보의 키워드인 주도성을 설득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슈 재정의를 통해 설득의 논점과 어젠다를 선점하고, 반전 질문을 통해 상대의 의중을 흔들며, 조건부 동의와 부분 거절의 패턴을 가동해 상대방과 이슈에 대한 Yes·No를 명확히 하고, 비대칭 역설을 통해 상대와의 진정한 평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상대방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기만 할 때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하지만 내가 먼저 변화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내가 먼저 은혜를 베풀고 작은 선물을 준다면(give) 친구나 고객으로부터 큰 선물이 돌아올(take) 것이다. 설득의 비밀은 단순한 데 있다.

    김종명│이솝러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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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지 못할 30일간의 유럽 예술기행 _ 최상운 지음

    정치의 발견 外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한 저자는 사진작가이면서 동시에 미술 전문가다. 그가 인류 문화의 보물창고인 유럽 각국의 미술관을 방문했다. 저자의 발길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이어진다. 피렌체에서 기독교 예술화의 정수를 감상한 뒤 밀라노로 떠나고, 밀라노의 ‘론다니니 피에타’에서 받은 감동을 안은 채 마드리드에 도착해 고야의 작품을 만나는 식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고흐를, 프랑스 파리에서는 마네와 르누아르를, 영국 런던에서는 터너와 쇠라, 앤디 워홀을 각각 만난다.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가우디의 건축을 감상하는 등 미술관 밖 문화도 흠뻑 흡수한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일. 저자가 직접 촬영한 다채로운 사진이 여행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소울메이트, 412쪽, 1만6000원

    리더스타일 참모스타일 _ 오다 스스무 지음, 고경문 옮김

    정치의 발견 外
    “좋은 2인자가 되는 것이 상황에 따라서는 1인자, 즉 리더가 되는 일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2인자로 대성한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1인자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있는 1인자는 어딘가 한 군데쯤은 결점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기보다 결점이 많아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을 내가 도와줘야겠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1인자의 특징이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정신건강연구소장으로 30년간 300만명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는 정치권과 기업, 조직에서 활약한 1인자와 2인자의 정신구조, 인간성과 성격 유형을 소개한다. 더불어 뛰어난 2인자가 되는 조건과 1인자가 훌륭한 2인자에게 지원받고 배신당하지 않기 위한 방법도 설명한다. 도서출판 페이퍼로드, 240쪽, 1만2000원

    주역, 인간의 법칙 _ 이창일 지음

    정치의 발견 外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어져 내려온 ‘주역’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미래를 점치는 각종 점술법의 기본서다. 더불어 동양 고전 중 가장 읽기 어렵고 추상적인 책으로 통한다. 인간과 우주에 대한 각종 철학적 상징이 담겨 있어 해석 자체가 쉽지 않다. 고려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주역의 기본 구조와 논리를 현대적인 언어로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에 따르면 주역은 “우리가 별 볼 일 없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는 신과 대화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일러준다.” 나아가 저자는 주역을 이용해 “자연에 예비되어 있는 필연의 행로”를 알아내는 방법, 곧 점치는 방법을 소개하고, ‘점이 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구한다. 위즈덤하우스, 46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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